화내는 엄마, 눈치보는 아이

 
By @cheongpyeongyull
율화백님 대문 감사합니다^^  


첫째녀석은 내가 화를 낼 때마다
동화책 <엄마가 화났다>
슬며시 들고 와서는 읽어 달라고 한다.  

“응? 엄마 요즘 화 안냈는데?” 라고 말하니
첫째녀석은 내 앞에서
그저 씨~익 웃고만 있다.
화를 안냈다는 건 단지 내 생각이었나 보다.... 


 

 ‘화내는 엄마, 눈치보는 아이’  
이 제목의 라임은 어딘지 모르게  
오은영 선생님의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라는
책을 떠오르게 만든다.
그래서 내용도 왠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 야단 맞겠구나...’  

이 책을 읽다가 호된 꾸지람으로 인해
화가 돋는다 싶으면 덮을 생각으로
일단 읽어 보기로 했다.    


#1 (p.15) <오늘은 화 좀 안내고 지낼 수 없을까?> 

엄마가 화가 나는 것은 아이의 속마음을
모르기 때문이다.
엄마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는 끊임없이 부모를 화나게 한다.
잔소리를 해도 들은척하지도 않고
혼날 일인 줄 알면서도 일을 저지르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화가 나고 실망스럽다.
그런데 입장을 바꾸어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아이는 ‘엄마는 왜, 나만 보면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혼자 옷도 입어보고 싶고,
혼자 이도 닦아보고 싶고,
스스로 해보고 싶은게 정말 많다.
그런데 엄마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혼내고
잔소리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도 엄마처럼 화가 난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엄마처럼’
화가 난다는 점이다.
이처럼 엄마의 화는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엄마처럼’ 화가 난다니....
엄마처럼...
언젠가 내가 화를 내고 있는 모습을
우연히 거울로 본 적이 있다.
그 속의 모습은 내가 아닌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아이가 그 모습을 보고  
나와 같은 표정으로 화를 낼 것이라는
상상만으로도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서천석 선생님의
<하루10분 내 아이를 생각하다 >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이는 부모의 말을 얼마나 알아들을까요?
특별한 부모, 특별한 아이가 아니라면
아이는 부모가 하는 말의 의미를
절반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에요.
그래서 부모의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한 겁니다.

그게 다가 아니에요.
말을 알아듣는다 해도 모방이 어려워요.
부모가 좋은 말을 해도
자기가 해보지 않은 일이기에
아이는 익숙하지 않아요.
결국 따르지도 못하죠.
반면에 부모의 행동은 모방이 쉽습니다.
쉽게 눈에 보이니까
.”  

김소원 작가의
<엄마도 가끔은 엄마가 필요해>라는 책에서도
이런 글귀가 나온다.  
엄마들이여, 화는 누구나 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커서 나의 모습을 그대로
닮은 채 평생을 살아가게 된다
.”   

결국 아이는 내가 하는 말보다는
내가 화를 내는 모습이
더 쉽게 각인된다는 말이다.  
‘화’라는 감정만을 지닌 채 자랄지도 모른다.   


기시미 이치로 작가는 <행복해질 용기> 책에서
“분노라는 감정이 알게 모르게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강하게
전달하기 위해 분노라는 감정을
이용하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내가 좋게 말하면 아이가
보통 안들을 거라고 생각해서 화를 냈었다.
‘다음부턴 그러지 말라’는 의미로,
한번에 알아들으라고 큰소리를 낸 것인데
서천석 선생님 말대로라면
화를 내더라도 못 알아들을 확률이 높다.  

화는 누구나 낼 수 있지만  
어떤 식으로 아이에게 표현을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2 (p.33 - 34) <두 얼굴을 가진 엄마, 사랑이 고픈 아이> 

부모는 아이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존재이다.
아이는 자신의 부모를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항상 부모에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에 대해 ‘우리 엄마 아빠는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는 슈퍼맨이야.
우리 엄마 아빠가 최고야!’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중략) ‘좋은 양육’이란 그냥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습되는 것이다.
따라서 매일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아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누군가 딱 한 사람이 필요하다면
그 역할은 엄마가 해야 한다.   

“아이는 자신의 부모를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아마 아이가 커가면서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겠지만
지금 당장은 나의 어떤 모습이라도  
항상  ‘좋아하는 엄마, 최고인 엄마’로
바라봐 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내 아이의 어떤 모습이라도
‘그저 사랑스러운 아이, 행복을 주는 존재’로
바라봐준다면  우리 아이는
이 세상 어떤 어려움이 와도
못해낼 일이 없을 것 같다.  


#3 (p.97-98)  

나도 한때는 화내는 엄마였다.
일은 바쁘고 아이들은 내 마음같이
따라와 주지 않으니 화내는 것이
가장 빠르고 해결이 쉽다고 생각했던
초보엄마 시절이 있었다.
아이는 내가 화를 내면 몸도 움직이지 않고
마음도 닫아 버리고 눈만 말똥말똥한 채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면 부아가 치밀어 내 목소리는 더 커지고
아이는 전혀 달라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결국 엄마인 내가 모든 것을 멈추는
아이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문득 아이가 키우고 있는
예쁜 꽃 화분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는 정성스럽게 꽃 화분에 물을 주고
가꾸고 있었다.
때로는 꽃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나는 ‘만약 이 예쁜 꽃에 뜨거운 난롯불을
쏘인다면 꽃들이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금세 시들어서 고개를 푹 숙일 것이다.
이때 나는 깨달았다.
만약 우리 아이에게 난롯불처럼
불같이 화를 낸다면 아이도 시든 꽃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말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화를 난롯불로 비유하니 마음속에 팍 와 닿았다.  
그동안 내 아이가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니까 으레 육아는 무조건
완벽하게 잘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장성오 선생님 또한 여느 엄마처럼
아이를 키우며
‘나도 예전엔 화냈던 엄마였다’라고
말해주고 있어서
동질감마저 들었던 부분이다.   


#4 (p.143)  

아이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기쁨 또한 크다.
그 기쁨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아이와 함께하는 기쁨을 놓쳐버린다면
그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엄마는 엄마로서 행복하지 않고
아이는 아이답게 즐거움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아이를 키우면서 힘든 만큼
기쁨도 있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런데 육아는 왜 힘들다고만 생각될까? 

오영은 선생님의
<못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책에서는  
누구에게도 육아는 쉽지 않다.
육아가 힘든 이유는

첫째, 육아는 연습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
육아는 끊임없이 나를 내주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첫째를 키워봤다고 둘째를 키우기가
쉬운 것이 아니다.
아이는 저마다 특성이 다른 특별한 존재다.
(중략)
아이마다 가지고 있는 문제의 형태가
다르고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가 하나이건 둘이건 셋이건
그 아이를 대하는 건 항상 처음이다.

(중략) 아이를 키우면서 나를 내준다는 것은
더 사랑해주고, 더 이해해주고,
더 참아주는 것이다.
나의 시간을 아이에게 내주고,
나의 체력을 아이에게 내주는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나의 모든 것을 아이에게 맞추고
내줘야 하기에 힘들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  
자고 싶을 때 못자고,
밥은 배를 채우기 위해 겨우 먹고,
아이와 놀다 보면 내 시간도 없이
하루가 금세 간다.  

항상 좋은 엄마가 되기를 고민하고,  
내 아이를 더 사랑해 주려고 갖은 노력을 한다.
하지만 하루라는 시간을  
나를 돌아볼 새도 없이  
온전히 아이에게만 쏟으니
몸도 마음도 지치게 되고
그러다보니 아이를 키우는 동안에는
육아에 대한 기쁨보다는 힘듦에
더 비중이 실리는 게 아닐까 싶다.   


김미경 작가의
<엄마의 자존감 공부> 책에
“나를 가로막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 때문에 결국 내 능력이
두배 세배 클 수 있다.
지금은 울고 떼쓰는게
전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키우다 보면 힘들 때마다 웃어주고
좌절할 때마다 나를 잡아주는
기둥이 바로 아이다.
그 소중한 아이와 시간을
나누는 것을 억울해 하지 말자
.”
라는 글귀가 나온다.  

이 글귀를 보면  
지금 내시간이 없이 지나가는 하루가
덜 억울하게 생각된다.  

아이에게 쏟고 있는 이 시간도
금방 지나갈 것이다.
그리워도 다시는 돌아 갈 수 없는 시간이다.  
힘듦보다는 아이로 인한 기쁨과 행복을
더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 겠다.   


#5 (p.173)  

나비가 빨리 나올 수 있도록
고치를 가위로 재단했다면
나비는 고치에서 쉽게 빠져나왔겠지만,
나비는 이 세상에 나오자마자
곧 죽고 말았을 것이다.  아이 역시 마찬가지다.
엄마가 마음대로 아이를 재단한다면
아이는 더 이상 날지 못할 것이다.
아이가 멋지게 날 수 있도록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고 기다려주자.
이렇게 옆에서 지켜봐주고 기다려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큰 힘이 된다.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은
사실 기다리고 지켜보는 것이다.
결코 조급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서는 안된다.   

책 본문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느린 아이 그대로, 부족한 모습 그대로
딱 거기서 시작하고 아이를 인정하는 순간
우리 아이가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엄마인 나를 아이에게 맞추고
허락하는 순간 엄마는 평화로워 진다.
그렇게 되면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게
보일 것이다.”

서천석 선생님의
<하루10분 내 아이를 생각하다> 책에서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부모들은 하소연 하죠
“아이의 심리를 이해 못해서 힘들어요”
그런데 아이의 심리는 몰라도 됩니다.
나와는 다른 상대롤 존중하는 마음,
부족해도 기다리고 격려하는
인간적인 이해만 있다면
충분합니다
." 

‘육아는 기다려 주는 것이다.’ 라는
말이 떠오른다.  
느리면 느린대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며,  
그저 기다려 주는 것.  
그리고 필요할 땐 언제든지
품을 내어주는 것.
그게 아이를 위한 육아법이 아닐까. 


By @gom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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