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교가 열리고 범선이 오가는 상상을 개점의 지점에 서서 신의주의 잿빛 풍경을 더듬는다. 불구의 다리 저편이 시간의 저펀인 양 신의주를 향하고 있다. 좋은 마음으로 떠난 여행도 반드시 헝클어진다.
압록강에 다시 간다고 했을 때, 볼 게 뭐 있다고 또 가느냐고 하던 친구의 핀잔이 새삼 떠오른다. 하지만 어디를 여행하는가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는가이고, 무엇을 보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보는가이다. 압록강 여행은 어디를 가는가, 무엇을 보는가, 어떻게 보는가의 방향성이 확실한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