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에 같은 소설책 두 권이 나란히 꽂혀 있었다. 그 중 한 권은 하드커버였는데, 이전 책 주인이 갈피끈을 사용하지 않았는지 책 귀퉁이에 군데군데 접힌 자국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가격이 거의 같았다.
들고 다니면서 시간 때우기로 읽을 소설인데, 접힌 자국 좀 있으면 어떤가? 표지는 하드커버로 된 책이 훨씬 더 예뻤고, 종이가 달라서인지 더 무겁지도 않았다. 그걸로 샀다.
그런데 너무 재미가 있다. 읽다 말고, 저자 이력 등이 적힌 책날개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하드커버인데도 비닐로 책가위를 씌웠다. 귀퉁이를 접었던 전 주인을 원망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