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안에서 고생하고 깨달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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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은 호이안에서 험난했던 여정 2탄. 어렵게 도착한 호이안은 차분한 느낌이었다. 해질녘에 도착하는게 목표였지만, 갑자기 내린 비로 실패하고 도착하니 이미 해는 다 저물고 연등이 호이안을 밝히고 있었다. 나는 아직도 호이안에 안전하게 도착하고, 오토바이 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의기양양하게 호이안 올드타운 중심으로 갔던 기분을 기억한다. 큰 일을 하려면 작은 일부터 잘하라는 말도 있지 않나. 나는 작은 일을 성취했다는 기쁨에 젖어있었다.

그래서 식사도 푸짐하고 맛있게 먹고 느긋하게 호이안 밤거리를 걸었다. 연등이 이뻐서 하나 살까 했지만, 왠지 오토바이를 타고가다가 고장날 것 같아서 사진만 연신 찍었다. 대신 기억에 남을만한 기념품을 하나 사고, 배를 타고 소원을 비는 사람들을 보면서 호이안 정취를 한껏 느끼면서 시간을 보냈다.
늦은 시간이 되어 가게 문들은 하나둘씩 닫고 나도 이제 곧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멈췄던 빗방울이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해졌다. 오토바이가 주차된 곳을 깜빡했지만, 놀라운 회귀 본능을 발휘하여 찾을 수 있었다. 비가 어정쩡하게 내려서 얼른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나는 구글맵으로 가는 길을 확인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비는 엄청 내릴 것처럼 자세를 취하다가 다시 그쳤고, 나는 다행이라 생각하며 도로를 질주했다.

내가 비를 피하느라 머물렀던 그 장소쯤 왔을까? 빗방울이 다시 뚝뚝 떨어지더니 순간적으로 엄청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나 당황스러워서 부랴부랴 비를 피할 곳을 찾았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다. 그러면서 공포가 엄습해왔다. '여기서 계속 달리다가 사고라도 당하면 정말 개죽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두려움이 밀려왔다. 더이상 가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오토바이를 세워서 비를 뚝뚝 맞으면서 구글맵으로 가는 길을 다시 봤다. 예상 도착시간은 약 30분. 아직 가야할 길이 멀었지만, 비는 더 세차게 내렸다.

여행지에서는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도 했던 것 같다. 비는 더 그칠 것 같지 않았고, 내가 묵은 숙소가 고향처럼 갑자기 그리워졌다. 내가 잠시 멈춰있던 그 곳은 바다를 낀 3차선 도로였는데, 비 때문인지 아니면 이 시간에는 원래 그런건지 몰라도 몇 대의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것 외에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하필 가로등도 없어서 정말 어찌해야할지 몰랐다.

오도가도 못하는, 호이안에 오기전 상황과 너무 똑같은 것 같아서 웃기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만족했던 하루를 망칠 수는 없는 법. 비를 맞더라도 일단 가보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시동을 걸었다.
나는 안경을 끼지 않으면 눈이 안좋아서 시야가 좋지 않은데, 안경을 끼자니 비가 너무 쏟아져서 와이퍼를 안키고 달리는 차안처럼 느껴졌다. ;다치지도 말고 여기서 죽지도 말자, 나는 반드시 숙소로 돌아갈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온몸은 이미 다 젖었고, 비가 내린 탓에 날씨도 쌀쌀해져 몸을 벌벌 떨면서 엑셀을 당겼다. 당연히 빨리 가진 못하고, 그것도 빗길이라 미끄러워서 느리게 타야했다.

결국 살아돌아왔기에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지만, 숙소에 도착하니 비를 쫄딱맞은 생쥐 같았다. 숙소에 도착해 오토바이를 주차하고나니 참 고생이지만, 좋은 경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나에게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누우니 이런게 진정한 여행의 묘미구나 싶었다. 그때는 무서웠고 두려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흥분되는 일이다. 그 이후로 여행을 갈 때마다 더 계획을 하지 않고 즉흥적인 상황을 적극적으로 즐기려고 했다. 그것이 인생이랑 닮아있는 것 같아서 여행은 참 매력적이다.


여행지 정보
● 베트남 꽝남 성 Hội An, Minh An, 호이안 올드타운



호이안에서 고생하고 깨달은 것은...

이 글은 스팀 기반 여행정보 서비스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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