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왓칭
출처 : 노자규의 ..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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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왓칭
솜털 구름이
따뜻한 이불이 되어 움츠린 하늘을
포근히
감싸 안아주고 있는 해맑은 오후
오늘 사랑이는
저산 너머에 있는 엄마 집으로
맛있는 사과주스를 같다 드리려
길을 나서다 그만 넘어져 버렸어요
“아이 아파 “하며 눈물 흘리고 있다 보니
사랑이는 갑자기 슬픔 이가 되어버렸어요
햇살이 비쳐 주어서인지
다시 사랑이가 되어 걸어가는 걸음마다
바람도 친구가 되어주고
예쁜 꽃들도 반겨주었답니다
먼산이 가까워져 갈 무렵
소나기가 엉엉 울고 있었어요
생각지도 않은
비를 흠뻑 맞은 사랑이는
그만 돌부리에 걸려
엄마에게 가져다 드릴 사과주스병이
쏟아져버렸어요
“다 쏟아지고 반밖에 없네.. “라며
고개를 숙인 채 울고만 있었답니다
그 순간
사랑이는 불행이로 또 변해버렸어요
엉엉 소리 내 울면서 엄마 집에 도착한
불행이는
“엄마 저 왔어요 사랑이 “라며 말했지만
엄마는 우리 사랑이가 아니라며
문을 열어주지 않은 채
“이 수수께끼를 알아맞히면 열어주마 “
라고 말했답니다
“사람의 마음속에
긍정과 부정이란 두 마리의
늑대가 살고 있단다
싸우면 과연 누가 이길까 “
울먹이며 한참을 생각한 불행이는
“밥을 많이 먹은 늑대가 힘이 세 이기겠죠 “
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그래 잘 아는구나
그럼 넌 어떤 늑대에게 밥을 주고 싶니 “
“긍정이란 늑대에게 주고 싶어요 “
“그래 머리는 알고 있는데
딴소리가 나오는
말과 행동은 해선 안되는 거란다 “
“네 엄마”
그 순간 환하게 문이 열리며
사랑이로 변한 아들을 엄마는 안아주었답니다
“미안해요 엄마
걸어오다 그만 넘어져 엄마에게 드릴
사과쥬스가 반밖에 안 남았어요 “
"아들아
엄마 눈엔 반이나 있는걸
“반밖에”라고 생각하는 건
부정이란 늑대를 부르는 거란다"
"그러면 반이나 남았어요 라고 하면
긍정이 늑대에게 밥을 주는 건가요"
“꼭 그렇진 않단다
만약 이 주스에 독이 들어 있다면 어떨까
독을 보지 못한 채
우리는 긍정과 부정의. 의미로써
보이는 것 만으로 평가하는데
익숙해져 있어
형식이나 외모는
누구나 쉽게 볼 수 있지만
본질과 내면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지. “
“엄마 그럼
보이지 않는 건
보이는 것들을 담는 그릇이네요
겉사람과 속사람처럼.... “
오늘 당신은
내 안에 숨 쉬고 있는 여러 감정들 중에서
어떤 감정들로 하루를 보내셨나요
늘 눈뜨면 마주하는
타인들이 만들어준 감정들 속에서 벗어나
한 번쯤
나를 왓칭(watching)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펴냄/노자규의 골목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