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먹는 감자라면 좋겠습니다만,,, 먹는 감자는 아닙니다. 저는 감자를 좋아합니다. 아니 싫어했습니다. 감자 먹다가 체한 게 한두번이 아니었거든요. 저는 침이 보통 사람에 비해 적게 나오는 편입니다. 그러니 감자 같은 퍽퍽한 음식은 체하기 딱 좋은 음식이죠. 그런데 감자가 백미보다 좋다는 말을 책에서 본 이후로는 감자가 좋아졌습니다. ㅋㅋㅋ 이랬다 저랬다 맘대로입니다. 요즘도 물론 감자 먹다가 목막혀서 물을 마셔야 하지만 제가 건강하게 살아야 우리 가족이 살기 때문에 감자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감자는 증자와는 반대라고 보시면 됩니다. 주식의 수를 줄이는 것이죠. 보통은 회사 사정이 안 좋을 때 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상장회사의 자회사에 다닐 때였습니다. ㅇㅇ건물의 세미나장(?)으로 7시까지 출근하라는 특명을 받았습니다. 출근하면 뭔가를 나눠줄건데,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뭔지 모르고 갔더니… 헐… ㅇㅇㅇ님의 대리인이 되었습니다. 주주총회를 하더군요. 아침 7시에. 들어가서 목에다가 ㅇㅇㅇ대리인이라는 푯말을 걸고 아무데나 앉았습니다. 7시 땡하자 문을 잠그더군요. 헐… 뭐야,,, 갖힌 거야? 그러더니 조폭 같은 사람들이 문을 막고 누군가가 앞에 나와서 회의를 진행하더군요.
‘어쩌구 저쩌구 해서 10대 1 감자를 합니다. 이에 반대하시는 분 손드세요. 아무도 없으므로 본 안건이 통과되었음을 ㅇㅇ합니다.’ 탕탕탕!!! 끈. 회의는 진짜 몇분도 안 되어 초고속으로 끝났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주주 ㅇㅇㅇ의 대리인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더군요. 뭐냐 이건. 모 회사의 주식은 500원이었습니다. 그리고 감자를 통해 주당 500원은 그대로지만 10주가 1주가 되어 실질적인 기존 주주의 주식 가격은 50원이 되었습니다. 뭐 저는 거래소 들어가보면 -98%인 코인이 수두룩합니다만,,, -90%가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이죠. 그날 감자라는 말을 처음 들었습니다. 먹는 건 아니더군요. 그러더니 한 달인가 지나고 주식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500원이던 주식은 1만원을 넘게 올라갔고, 주위에선 감자 후 주식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회사 내에선, 모회사 대주주가 조폭과 관련있는 사람이라는 소문도 돌았습니다. 그러더니 얼마 이따가 증자를 한다고 하더군요. 증자 후 정말 딱 12,000원 찍고 내려가더군요. 제가 만약 이때 주식을 알았더라면 감자한다는 말을 듣고 바로 주식을 500원에 대량 매입했을 겁니다. 무려 20배 수익인걸요. 회사에서 주식하는 사람들은 이미 주식을 엄청 매입했더군요. 아~~~ 이게 감자구나. 싶었습니다. 대주주는 12,000원에 다 털고 떠났고 회사는 결국 상폐됐습니다. 헐…
감자에는 유상감자와 무상감자가 있습니다. 무상감자는 주주들에게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자본금이 감소하게 됩니다. 10:1 감자를 하게 되면 10주를 보유한 사람은 1주만 가지게 됩니다. 1,000원짜리 주식이 1만원 짜리가 되는 것이죠. 무상증자와 반대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주가가 비싸 보이는 착시를 만듭니다. 주식 수가 줄어듦과 동시에 본전심리가 작동해서 그렇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무상증자와 무상감자는 모두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지만, 무상증자는 호재일 경우가 많고 무상감자는 악재일 경우가 많습니다. (중략) 무상감자를 시행한 후에는 또 다른 악재인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것이 바로 이것이었죠. 무상감자를 한 후에 유상증자를 하고 대주주는 먹튀를 하고 맙니다. 그러자 주가는 고꾸라지더니 100원인가 50원인가까지 떨어지더군요. 결국 자회사인 저희 회사를 청산하고 저는 실업자가 됩니다. ㅋㅋㅋ 제 평생 처음으로 실업자라는 경험을 해준 회사였습니다.
증자와 감자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라면 합병과 분할도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두 개의 기업이 합치면 합병. 하나의 기업을 쪼개면 분할인 것이죠. 만약 합병으로 인해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면 1+1은 2보다 더 커지게 됩니다. 합병을 하면서 유상증자를 하면 어마어마한 돈이 몰리게 되는 것이죠. 초대박을 낼 수도 있습니다. 지금 제가 다니는 회사가 이걸 노리고 있습니다. 저희 대표님이 사업을 여러 개 하고 있는데 합병할 계획을 가지고 계시거든요. 흠… 주식을 사야 할 시기가 점점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입니다. 합병에서 중요한 것은 합병 비율입니다. 이재용 어쩌구가 자꾸 뉴스에 나오는 이유가 바로 비율을 이재용에게 유리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기업을 거의 공짜로 먹어버린 것이죠. 이에 따른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소비를 통한 정보
콩나물 이어폰이라고 아실 겁니다. 애플에서 만든 이어폰이죠. 얼마나 팔았을까요. 삼성이 반도체를 판 것만큼이나 팔았다고 합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콩나물 이어폰을 살 게 아니라 애플 주식을 샀어야 합니다. 너도나도 사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을 거라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죠.
주식투자자로서 일상생활에서 소비할 때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상장기업인지 관심을 두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예를 들어, 떡볶이를 파는 동네 분식집이 아무리 장사가 잘되더라도 상장기업은 아닙니다. 하지만 마트에서 라면을 샀는데 라면이 맛있고 잘 팔리는 히트 상품이라면 그 라면이 상장기업에서 만든 상품인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눈 떴을 때부터 눈 감을 때까지 주식 생각만 하라는 것이죠. 라면 하나를 사더라도 주식을 생각하면서 사야 합니다. 직접 소비하지 않더라도 소비 경향을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히트 상품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죠. 그러면 어떤 게 히트상품이냐, 진열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주변의 평가나 사용후기 등을 보면 그 기업의 가치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생활 속에서 얻는 정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일은 테마주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질문.
감자 요리 중에 무얼 가장 좋아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