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스팀페스트의 흥분이 가라앉고 모두들 일상으로 돌아간 분위기입니다. 간간이 연락을 주는 친구들도 있으니 인연은 이어가면 될 일입니다.
저는 틈틈이 기록을 계속 해나갈 예정입니다. 내년 내후년 스팀페스트 참가자들에게 도움도 되어야 하고 추이를 파악할 수 있을 만큼의 역사가 되었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기록을 통해 지난 스팀페스트 행사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에 비추어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차이점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1) 일반 유저나 여성 발표자가 없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개발자나 프로젝트 진행자들이 남자 중심이긴 합니다.
일전엔 여성 발표자들이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들은 여행을 다니거나 자신의 일상을 스팀잇에 포스팅하던 사람들입니다. 일반 유저로서 스팀잇 활동에 대한 얘기를 했죠. 이들이 왜 이번엔 보이지 않았을까요?
혹시 비참할 정도로 떨어진 스팀 가격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과 같을 때는 면밀한 계획을 바탕으로 한 프로젝트나 재정 지원을 받는 비즈니스가 상대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성 발표자가 전무한 점. 일반 유저로서 발표자 역시 전무한 점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런 분들이 나서면 청중으로 부터 더 공감을 얻고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흑인 참가자도 거의 없었다고 봐야겠습니다. 발표를 했던 그리스 국적의 흑인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리스 국적인 것은 스토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2) 확실히 아시아인이 많았습니다.
첫 날 파악해 본 아시안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 있지만, 이후에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싱가포르 등에서 온 분들도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방콕이 멀지 않아 부담없이 참가해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가장 인상 깊은 아시안들은 말레이시아 친구들이었습니다. 총 11명이 참석했고, 그 중에 게코와 같은 비즈니스 팀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참가 전에 미팅을 통해 '팀 말레이시아'를 꾸몄고, 어떻게 하면 최대한의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연구를 한 것 같습니다. 만나는 사람에게 '팀 말레이시아' 뱃지를 달아주고, 스티커를 붙여주며 자신들의 존재를 홍보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일반 유저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말레이시아인들의 만든 비즈니스를 적극 지원하고 다니더군요. 매우 인상 깊은 일이었습니다.
어쨌든 아시아 이외의 지역에서 스팀페스트가 열리면 이만큼의 아시아인을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3) 한국에 대한 관심은 어느정도였을까요?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쪽은 말레이시아 팀이었습니다. 이들은 매우 진취적입니다.
일본 친구들과 가장 상대적인 면이죠. 일본인들에게 스팀잇은 자기 기록과 소통의 공간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판 인스타그램이죠.
여기저기 인구 많고 화교 많은 중국 친구들에겐 스팀잇과 스팀페스트의 결합이 확장의 기회로 보입니다. 중국과 대만, 대륙과 홍콩은 지금 연일 긴장 상태입니다. 그런데 스팀페스트에선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대륙, 홍콩,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이 잘 어울려 다닙니다. 아시다시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엔 중국계 핏줄을 가진 분들이 있기 때문에 범 중화권으로 분류할 만 합니다. 이번에 필리핀에서 오신분도 중국계로 보였습니다.
이 중 한국 커뮤니티에 큰 관심을 보이는 쪽은 말레이시아와 중국입니다. 말레이시아는 한국 커뮤니티를 롤모델로 보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중국 커뮤니티는 응원해주고픈 형제로 보는 듯합니다.
일본 친구들은 한국 커뮤니티 전체를 보기보다는 맨투맨으로 연결짓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ramengirl님의 역할이 컸나봅니다. 이들에게 한국 커뮤니티는 라멘걸님이 있는 커뮤니티, 오사카 분들과 인연이 좀 있었던 연어가 있는 커뮤니티. 이런 식으로 인식하는 듯 합니다.
다들 한류 영향권에 있던 분들이라 한국 사람으로서 말을 트고 얘기를 나누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일본어나 중국어를 잘 하실 수 있는 분이라면 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입니다.
스팀잇 내에 언론 역할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한국 커뮤니티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아마도 이런 저런 활동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국발 프로젝트들을 많이 접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은 꽤 거리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런데 막상 친해지면 상당히 많은 의견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미국분들은 확실히 이야기 나누기에 좋은 상대들입니다. 커뮤니케이션 매너가 좋은 분들이죠.
한국에 대해 관심을 많이 보이는 국가는 미국, 독일, 동유럽(우크라이나 등) 권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개발자들이 그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