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안목 : 미를 보는 눈 세상을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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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론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가

영화, 미술, 건축, 조각, 음악, 문학
유튜브, 팟캐스트, 웹툰까지
무수히 많은 분야에 무수히 많은 콘텐츠들이 생산되고 있다.

그중 무엇이 좋은 것이고 무엇이 별로인 것인지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느끼는 게 각기 다르니 다양성을 존중하자고 말하면서
취향은 모두 다르게 마련이라면서?'





2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아름다움'이란 개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겨를이 없었다.

머리를 빡빡 깎고
같은 교복을 입고
사각형의 공간에서
공통된 교육과정을 따르기에 급급했으니

그때까지 나는 아직 눈을 뜨지 못한 상태였다.




3

언젠가 교양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통합적사고론'이란 수업이었는데
실은 그냥 영화 수업이었다.
강사 아마 기존 교수 대체로 잠시 왔던 것 같은데
그는 영화 평론가였다.

기초적인 영상 언어를 배웠다.
그리고 그의 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었다.

몇 주가 지나고 그는
강의시간에 <살인의 추억>을 보여줬다.
영상 언어의 초식을 공부하고 강사의 기초적인 설명을 듣고 영화를 보니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살인의 추억>은 내가 알고 있던 그런 영화가 아니었다.

구도, 카메라 워킹, 디테일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 이게 영화를 본다는 거구나. 이게 영화를 보는 재미구나.'


"...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4

한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야 내가 요즘 미식(美食)을 하는 형하고 친하게 지내는데 말이야
같이 다니다 보니 '맛'이 뭔지 알겠더라고
그 형이 알려주는 대로 먹고 마시는데
뭔가 맛을 구분하게 되고 모르던 맛이 느껴지고, 신기하더라고"

"알면 맛보게 되나니, 그때 맛 보는 것은.."





5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문에 나오는 구절이다.
알면 보이게 되는데, 혼자서는 도통 알 수가 없다.
볼 수 있게 해주는 길잡이, 선생님이 필요한 것이다.

평론가가 나에게 영화를 보는 길눈을 터주고
그 형이 내 친구에게 맛 보는 눈을 터준 것처럼.




이 책에서
유홍준 교수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는 미술사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혜곡 선생(최순우)이 보라는 대로 보고, 느끼라고 한 대로 느끼며 한국 미술의 특질을 익혀왔다."

유홍준 교수의 길잡이는 혜곡 선생이었던 것이다.





6

나는 나의 미적 길잡이를 유홍준 교수님으로 정하고 한 걸음씩 걸으려는 중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듯하지만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달항아리를 직접 본 후 잠시 넋을 잃기도 했고
폐사지의 쓸쓸함도 느껴보고
부석사의 자리 앉음새도 느껴볼 수 있었던 것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면 지루해 죽을 것 같았던 나에겐
정말 큰 변화였던 것이다.





7

이 책, <안목>엔 훌륭한 감식안을 가졌다고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들의 안목은 단순히 미(美)만을 보는 것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 그들의 넓고 깊은 안목을 조금은 따라잡을 수 있을 지도...??
ㅎ.ㅎ

2019.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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