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톡에는 사진과 같은 자판기가 종종 눈에 띈다. 그냥 간단한 커피 자판기라고 생각하고 무심한 듯 지나쳤었다. 기차역과 공항에 다 있어서 나중에 집에 돌아갈 때 동전 남으면 뽑아먹어야지 생각하고 잊고 있었다. 그런데 이 자판기는 정말 특이한 자판기였다.
사진에 있는 자판기는 그냥 하나짜리 자판기인데 공항에 가면 이렇게 똑같이 생긴 자판기에 옆에 과자를 뽑아 먹을 수 있는 자판기가 붙어있는 것이 있다. 그런데 과자 자판기에 보면 누르는 버튼이 없다. 돈을 넣는 곳도 없다. 그래서 관광객이건 현지사람들이건 와서 자판기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사용 방법을 몰라 돌아가곤 했다. 그래서 궁금증이 생겨서 자판기에 다가가서 보니 역시나 과자를 뽑는 자판기에는 아무 버튼이 없었다. 그래서 과자를 포기하고 핫초코를 뽑기 위해 오른쪽 커피 자판기로 시선을 돌렸는데, 그 곳에 숫자를 누르는 버튼이 있었다.
얼핏 보기에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자판기이지만 하나로 이어져있는 자판기였던 것이다. 그래서 커피 자판기에서 과자 자판기의 번호를 누르면 그 과자가 나오게 되어있다. 한바탕 웃고 맛있게 과자를 먹고 핫초코도 먹었다. 종이컵이 아니라 플라스틱 컵이 나왔다. 그리고 진한 핫초코가 나왔다. 맛은 그냥 인스턴트 맛이었다. 동전이 남아서 처리하기 귀찮을때 간단히 먹을만한 퀄리티이다.
과자는 마트에 널려있는 평범한 과자들이 많았다. 종종 초콜렛이 들어있는 자판기도 보였다. 우리만 바보같은 행동을 했는지 궁금했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우리와같이 자판기 사용법을 몰라 해맨사람들이 있었다. 너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