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스팀/cooking12]스테이크 손질과 요리하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리가 좋아하는 고기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여러가지 육가공 식품이 있는데 오늘은 소고기 구이와 단백질 특성에 따른 요리법을 간단하게 얘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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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점을 가서 소고기를 고를때 우리는 최대한 신선한 고기를 고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른 고기에 비해 덜 익혀먹어도 괜찮다는 인식이 많아서 더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고기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레어상태로 조리해서 먹는게 좋다고들 합니다.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몇 가지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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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의 선별입니다. 보통 우리 가정으로 들어오는 소고기는 7~10일 정도의 숙성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숙성과정을 거치면서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향상된다는 이유때문입니다. 예전에 숙성을 거치지 않으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궁금해서 도축한지 12시간도 안된 생고기를 맛본 적이 있습니다. 냉장을 해서 고기의 온도를 낮추지 않아 마블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붉은 고기덩어리에 다소 질기고, 산도가 높고, 향미가 그냥 먹기엔 조금 좋지 않았습니다.

숙성과정을 거치면 어떤 점이 달라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보통 숙성은 습식숙성(wet aging)/건식숙성(dry aging)이 있는데 대부분 고기취급하는 곳에선 습식숙성이 많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진공포장해서 가정용 냉장온도보다 조금 더 낮은 온도에서 두면 고기 속의 산소가 고기성분을 분해하는 자기소화현상을 일으키는데 이 때 풍미에 영향을 많이 주는 이노신산이 증가하고, 아미노산 덩어리 분해 등으로 맛과, 부드러움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 과정이 습식숙성입니다.
건식숙성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조절하면서 고기덩어리를 통째로 숙성하는 방법입니다. 이 때 고기의 표면은 급격히 수분을 빼앗기면서 숙성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 때 고기덩어리의 안의 고기성분들이 농축되어 감칠맛이 증가하게 됩니다. 건식숙성은 고기가 부패되지 않게 보관소의 관리가 철저해야 하며, 고기덩어리의 겉면은 다 제거하고 사용하기 때문에(20~30%의 로스율/단가가 올라감) 작업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대부분 고기판매하는 곳에선 습식숙성(wet aging)을 주로 합니다. 가끔 정육점에 고기들을 보면 밝은 선홍색의 신선해보이는 고기가 아닌 다소 어두운 톤의 보라빛 색이 도는 고기도 볼 수 있는데 이를 신선도 판단근거로 삼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고기의 단백질 구성을 살펴보면 근원섬유 단백질, 근형질 단백질, 육기질 단백질로 나눌 수 있는데 근형질 단백질 속의 미오글로빈(근육세포액에 존재하며 산소친화력이 높아 근육속 산소보관의 역할을 함)의 색 때문에 고기 포장을 뜯기 전이나, 고기를 겹겹이 쌓아놓으면 겹쳐진 부분이 살짝 어두운 보라빛으로 보입니다. 신선도가 아니라 미오글로빈 원래 색이란거죠. 하지만 고기를 자르거나 포장을 뜯어서 산소와 표면이 접촉하게 되면 미오글로빈이 미오글로빈 속 철성분이 산소와 만나면서 옥시미오글로빈으로 변합니다. 이 옥시미오글로빈의 색이 밝은 선홍빛입니다. 전시되어 있는 밝은 선홍빛깔의 맛있어 보이는 고기는 습식포장 제거 후 산소와 접촉한 후의 고기입니다. 그러면 고기의 색이 신선도의 판단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느냐? 그건 아닙니다. 고기의 효소가 시간이 지날수록 고기의 색을 어두운 갈색, 초록색 등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이러한 색을 지닌 고기등은 보관기간이 다소 길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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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용할 고기는 진공포장 후 냉동한 상태로 보관한 소고기입니다. 정말 신선하게 드시려면 냉동은 지양하시기 바랍니다. 냉동시 단백질 속 수분알갱이가 커지면서 얼게 됩니다. 그 상태에서 해동하게 되면 근섬유 조직이 어느정도 파괴되면서 육즙보관이 잘 되지 않고 조리시에 더 많이 빠지게 됩니다. 육즙이 많이 빠지면 고기의 식감이 뻑뻑해지면서 향미와 맛이 떨어지게 됩니다. 냉동고기를 구우시면 물기가 많이 나오는 걸 관찰하실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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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굽기에는 스텐팬이나 무쇠팬이 좋습니다. 조리면에 코팅이 없기 때문에 다소 높은 온도(180도~)에서 고기 굽기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스텐팬 매니아라서 스텐팬을 예열해서 사용하겠습니다. 고기구울때는 스텐팬의 표면에 약간의 열기와 함께 연기가 살짝 날때까지 가열합니다. 그리고 1분 정도 후라이팬 휴지기를 두는데 스텐팬의 표면 고르게 열이 전달하게 만들고 온도를 일정하게 합니다.(스텐의 장점은 수없이 많지만 큰 단점도 있습니다....열전도율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열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휴지기 후에 잘 타지 않는 기름(카놀라유, 퓨어올리브 등)을 넣고 고기굽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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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구울 때 육즙을 가둔다는 의미에서 센 불에 겉면을 빨리 익혀야하며, 딱 한~두 번만 고기를 뒤집어야 한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과정은 맞지만 목적은 사실과 조금은 다릅니다. 센 불에 익히는 이유는 고기의 마이야르 반응을 좀 더 원활하게 일으켜 고기의 고소함과 단맛, 풍미 등을 향상시키기 위함입니다. 고기의 고소하고 달달한 향과 풍미는 마이야르 반응의 영향이 큽니다. 사실 단백질은 분자가 크기 때문에 우리가 맛을 느끼기 어려운 점이 많은데, 마이야르 반응이 이를 도와줍니다.

육즙을 가둔다라는 의미와 센 불에 익히는 건 오히려 반대가 될 수 있습니다. 고기 속 단백질은 열을 받게 되면 단단해지는 성질을 지기니 때문에 육즙을 보관하기 어렵게 됩니다. 고기를 구울 때 오래 뒤집지 않고 놔두면 윗 표면으로 육즙이 솟아나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아랫쪽에 먼저 익은 단백질이 단단해지면서 육즙보관이 어려워지면서 올라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 수 십번씩 뒤집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기 구울 때 센 불에 한 번만 뒤집을 때엔 그만한 이유는 있습니다. 표면의 마이야르 반응을 적극적으로 끌어내는 동시에 고기 속의 지방을 잘 녹이고 섬유조직을 부드럽게 만들어 고기 본연의 맛도 느끼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소고기 지방의 녹는점이 40~56도이기 때문에 가열하지 않고 먹으면 우리 입(36도)에서 녹지 않고 겉돌기 때문에 식감이 좋지 않습니다(마블링이 좋은 소고기를 생으로 먹어보면 마블링 기름들이 혀를 뻣뻣하게 찌르는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장 적게 익히는 레어단계의 고기 속 온도는 55~65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고기 특유의 맛이 녹은 지방이 육즙과 함께 맛을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바싹한 겉+고기의 육즙+잘 녹은 지방+풍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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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보여드린 전자온도계는 사실 조리용 온도계입니다. 스테이크의 옆면에 온도계를 찔러넣어 온도를 확인하면서 고기의 상태를 확인하면 실패할 확률이 적습니다.
레어(5565도)//미디엄(6570도)//웰던(70~80도)
온도계가 없으면 간단하게 손가락으로 표면을 눌러봐도 되는데 눌렀을때의 부드러움이 아래 손사진의 화살표부분을 누를때와 비교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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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순서대로 레어-미디엄레어-미디엄-웰던입니다. 도구가 없을땐 유용하게 팁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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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팬에 올리자마자 소금과 후추를 뿌립니다. 소금뿌리는 타이밍도 중요한데 소금을 미리 뿌려두실려면 최소 1시간 전에 상온상태의 고기에 뿌려주시기 바랍니다. 소금을 고기표면에 뿌리게 되면 삼투압때문에 고기 속 수분이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밖으로 나온 수분이 소금을 녹이고 다시 고기 속에 스며드는데 최소 1시간 가량 걸리게 되는데 만약 그 보다 짧은 시간에 조리를 시작하면 후라이팬에 고기의 수분이 들어붙으면서 팬의 표면온도가 순간적으로 낮아지면서 마이야르 반응을 방해하게 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 전날 고기에 소금을 뿌려두고 뚜껑없는 선반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입니다. 그러면 적당히 겉면이 마르고 이는 고기조리에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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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센 불에 가열하다가 육즙이 올라오기 전에 뒤집습니다. 그리고는 아랫부분을 굽다가 휴지기를 두게 되는데 저번에 한 번 보여드린것처럼 철망 위에 올려놓으면 좋습니다. 혹시 고기가 두꺼워서 속을 은은하게 더 익히고 싶으시면 가스불을 끈 채 후라이팬 위에 그냥 두셔도 됩니다. 보통 휴지기를 1~3분정도 두게 되며 휴지기를 두는 이유는 녹은 지방과 육즙이 고르게 펴지면서 식감을 부드럽게 만들고 풍미를 증가시기기 위해서입니다. 휴지기를 두지 않으면 가열되어 단단해진 고기 표면에서 육즙이 빠져나오면서 안쪽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근데 고기를 앞,뒷면을 다 가열했기 때문에 이 육즙들이 가운데에 몰려있기 쉽습니다. 휴지기를 두게 되면 몰린 육즙과 지방들이 고르게 퍼지게 되며 좀 더 고기의 맛을 즐기실 수 있게됩니다.

약간 번외로...이야기 중에 자꾸 지방 언급을 많이 하게 되는데 육즙과 함께 지방은 고기맛의 필수조건입니다. 소고기의 지방을 강제로 제거하고 다른 고기와 섞어서 맛을 보게 하면 고기 구분을 하기 어려워집니다. 또한 지방이 근섬유를 매끄럽게 만들어 식감 등에도 이점이 있습니다. 그만큼 지방은 맛과 향에 큰 영향을 줍니다. 마블링이 많은 고기가 괜히 비싼건 아닌 것 같습니다. 고기 조리시 적당히 지방을 녹이면서도 고기조직 전반에 고르게 펴져있을 수 있게 신경써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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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자르실땐 고기결에 수직으로 자르시면 보다 부드러운 식감으로 즐기실 수 있습니다. 근섬유, 육기질단백질(결합조직)을 짧게 만들어 식감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얘기가 많이 길어졌네요...좀 지루하셨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스티미언 분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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