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하든 가장 중요한 건 추진력인 것 같다.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많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들을 함께 일하는 이들과 논의해본다. 현실성에 대해서 따져보고, 전망에 대해서, 방법론에 대해서, 결과에 대해서 각자의 생각들을 나눈다. 그리고 부분적으로 도입해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해볼 수 있다. 달걀을 한 군데 담지 말라는 격언이 여기서도 통하는 게, 주력 상품이 있는 상태에서 다른 아이디어를 도입해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 것이 보다 안정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실험을 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게 학원 사업에는 다소 한계가 있는 경우가 있다. 어떤 사업이든 마찬가지이겠지만 평판을 먹고 사는 사업이기 때문에 자칫 그동안 쌓아놓은 좋은 평이 순식간에 날아갈 수도 있는 위험이 있어 어떤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이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기가 힘든 것 같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이를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첫 논의에서는 부결이 되더라도 이를 자료화시켜서 추후 다시 꺼내 쓸 수 있는 것으로 남겨 놓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보는 눈이 다를 수도 있고, 시장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변수의 변화로 인해 이전에는 현실성이나 타당성이 없다고 여겨진 아이디어가 다시 살아나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이다. 과거 성인학원에서 일할 때, A 강사는 강의 평이 너무 좋지 않아 계속 실패를 했다. 그곳의 CEO는 그 사람을 그냥 내치지 않고 여러 번 다른 분야로 계속 기회를 주고, 일을 하도록 했다. 실패와 실패를 거듭하던 그 강사가 갑자기 변할 리는 없다. 다만 그 강사가 정말 어울리는 자리를 찾았을 때 그 학원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일으켜서 회사를 엄청나게 성장시켰던 일이 있다. 추후에 시장 상황이 바뀌고, 다른 강사들이 비슷한 콘셉트의 강의를 내놓으면서 인기가 추락하고 사그라들긴 했지만 근 몇 년 간 평범한 강사들이 평생 일으키지 못할 매출을 혼자서 단 시일에 일으켰었다.
어떻게 보면 운이 작용하는 면도 있는 것 같다. 모든 게 실력이라고 말하기엔 특히 가까이에서 본 입장에선 다소 애매한 경우도 있다. 내가 구상했던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은 거의 대부분 실패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무언가를 또 벌여보고 실천을 해본다. 기존 방식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그것이 시장에서 통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는 방식인 것 역시 부인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새로운 방식과 새로운 상품의 조합을 통해서 뭔가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고민해 보는 게 강의만 하는 강사가 아닌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시간을 투자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무언가 시대가 급변하고 엄청나게 많이 바뀌는 게 많은 것 같지만 실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의 본질적인 측면은 크게 달라지는 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기본기에 해당하는 공부는 반드시 필요한 것 같고. 삶을 즐기고 누리는 방식의 변화에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무엇이 있을지에 대한 착상을 떠 올리려면 평소에 얼마나 생각하며 행동하고, 생각하며 공부하는지, 그리고 생각하며 대화하는지, 혹은 모든 행위가 이루어진 후에 다시 생각해보는 일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오늘 나의 아이디어는 실패했으나, 그 실패의 원인이 아이디어 자체에 있는지,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측면에 있는지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통해 또다시 도전해보고, 그 도전을 즐기면서 일을 해 나가면 조금 더 재미있고 역동적으로 삶을 만들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도 밤늦게 퇴근해서 식사를 한 후 이를 소화시키느라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괜한 생각이 들어 남기고 잔다. 내일은 오전 일찍부터 수업이 시작되니 이즈음에서 마무리 짓고 얼른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