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unnnside 슈앤💚입니다.
360년에 건축돼 지금도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이 있습니다. 한쪽 면이 거칠게 벗겨진 예수의 벽화, 이슬람 현판이 공존하는 건물이 있습니다. 성당으로 쓰였다가 이슬람 예배당으로 쓰이길 반복한 곳. 지금은 '박물관'이라는 다소 중립적인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독교와 이슬람이 팽팽히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곳. 바로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아야소피아 박물관>입니다 :)
아야소피아 박물관(Ayasofya museum)
아야소피아 박물관은 바티칸에 <성 베드로 대성당>이 지어지기 전까지는 사실상 세계 최대 예배당이었어요. 전세계 신도들이 이 성당을 흠모하고 방문하길 바랐을 정도죠. 외관은 360년에 세워졌을 거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분홍빛 기둥과 상단의 돔 형태 지붕도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하지만 이 성당은 위기(?)를 맞이합니다. 오스만제국이 터키땅을 정복하자마자 이 성당을 이슬람 사원으로 만들어버린 것이죠. 그런데 이슬람 문화권은 이 성당을 부수거나 파괴하지는 않았다고 해요. 대신 '개조'를 했는데, 성당을 그대로 두되 그 앞에 이슬람식의 첨탑인 미나레를 세우거나 내부에 코란 현판을 거는 식이었지요. 바로 이 때 예수를 그린 성화도 회반죽으로 덮어 가려버렸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회반죽을 걷어내자 여전히 성화는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어요. 이미 몇백년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말이죠. 결국 박물관은 회반죽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벽화, 성당의 흔적, 이슬람 예배당의 흔적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 되어버렸답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두 종교의 '혼재'죠.
이슬람권은 또 아야소피아박물관을 능가할 정도로 아름다운 이슬람 기도원을 짓길 원했어요. 그래서 만들어진 게 바로 아야소피아 박물관 바로 앞에 위치한 블루모스크입니다 :) 실제로 이스탄불에 가면 두 건물이 기싸움을 하듯 바로 코앞에 있어요.
그럼 박물관의 실제 모습을 한 번 볼까요?
40리라를 지불하고 박물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문이 굉장히 크고 지붕도 꽤 높아요. 뭔가 위용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천장에는 개조의 흔적이 남아있어요.
성당 내부의 모습입니다. 지붕 쪽에는 아기예수를 안은 마리아의 모습이, 하단에는 이슬람 현판과 예배당이 보여요.
두 종교의 소리 없는 전쟁을 목격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관광객들이 굉장히 많아요. 사진찍기가 매우 힘들 정도로요!
자연광이 채광창을 통해 들어오면서 벽화를 빛나게 하는데, 이는 이 건물이 성당일 때 금색으로 그린 모자이크화가 조명을 받아 빛나도록 의도적으로 만들어둔 것이라고 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성화입니다. 성모마리아와 예수님, 세례 요한의 모습이 그려져있지요! 몇백년동안 회반죽으로 가려져있다가 이제야 모습을 드러낸 성화는 금빛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이 모자이크는 예수님과 여황제 조에, 그녀의 세 번째 남편 콘스탄티누스 9세가 주인공이라고 해요. 조에의 남편이 계속 바뀌면서 모자이크도 같이 바뀌었답니다. 조에는 인기가 많은 여성이었나보네요.
박물관을 나서는데 천장에서 또 하나의 성화를 마주합니다. 앞에는 미나레가 펼쳐지고 천장에는 성화가 있는 광경. 아야소피아 박물관은 나갈때조차도 오묘한 분위기를 선사하네요 :)
아야소피아박물관은 이스탄불을 여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방문코스에요. 종교와 역사가 집약된 공간이자, 박물관만의 위용이 드러나는 곳이거든요. 기독교와 이슬람이 여전히 기싸움을 하는 듯한 박물관 내부에 서서 공간이 주는 독특한 분위기를 마음껏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