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일을 시작한지 6개월이 되었고 월급을 4번 받았으며 여름 휴가까지 탱자탱자 다녀온 이상 직장에의 적응을 핑계로 스티밋으로부터 더 멀어질 수는 없었다.
이전처럼 깨발랄 깨방정한 글은 올리지 못하더라도 어차피 글을 쓰기로 작정한 것. 일기라도 간간히 남겨야겠다.
나는 의외로 몸과 손이 빨라 다른 동기들에 비하여 병원 생활에 일찍 적응하였다.
이러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빠른 적응이라 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하여 놓치고 가는 것이 없나 꼼꼼히 둘러보고 있는 요즘이다.
아직까지는 특별히 두고 가는 것은 없는 것 같다.
꼬박꼬박 아침 일곱시 오십분쯤 집에서 나갔다가 다섯시 삼십분 땡치면 언제나 일등으로 사무실 문을 박차고 퇴근한다.
사실 일찍 퇴근한다고 좋은 것이 딱히 없는 게, 집에 돌아와도 누워만 있는다.
간간히 밀린 빨래와 청소를 하고 책상 정리도 해가면서 사람 사는 집을 만드는 시간을 갖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침대에 비스듬히 기대 앉아 넷플릭스를 켜고 맥주를 벌컥벌컥 하다가 잠이 든다.
내가 이렇게 아저씨처럼 살다니. 라고 말하고 싶지만 대학원 시절 역시 비슷하게 보낸 것 같기도 하고.
글을 한 번 쓰기 시작하니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차근차근 써야가지.
사진은 오키나와다. 휴가로 오키나와에 다녀왔고 더할나위 없이 좋은 시간을 보내며 나의 인생이 얼마나 완벽한가에 대하여 실컷 취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고 나니 더욱 살 맛 난다.
오늘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