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선 독박육아
나흘 전 딸이 어린이집에서 B형 독감을 들고 집에 왔다.
수요일 밤부터 고열에 시달리더니 목요일에 독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격리 해제 조건은 (5일간 타미플루 복용 && 48시간 정상 체온).
와이프에게 독감이 옮으면 안되는 상황이라
금요일 밤부터 스스로 독박 육아의 길을 택했다.
와이프가 애와 함께 처가집 갈 때와 애를 두고 처가집 갈 때의 스트레스 지수는
배팅한 선물 방향대로 올라갈 때와 반대일 때, respectively, same same.
어쨌든 아픈 아이를 나홀로 캐어한다는 것은
건강할 때의 육아보다 난이도가 상당히 증가한다.
독한 약을 먹고 견디기 위해 삼시세끼 잘 챙겨줘야 하고,
주기적으로 체온을 체크해서 해열제를 먹여야 한다.
나 역시도 독감에 걸리면 안되기에 스킨쉽도 자제해야하고,
여기저기 뿌리는 타액들을 찾아 꾸준히 청소해야한다.
약이 독하니 잠은 잘 자는데 그 때가 유일한 휴식시간이다.
맥주 한잔 마시고 싶은데, 혹시나 면역력 약해질까봐 고민이 된다.
집에만 있으니 머리가 아프다. 두통약과 함께 맥주를 마신다.
일어나기 전까지 환기도 시키고, 밀린 설거지를 한다.
이렇게 이틀을 아이와 보내고 났는데 공허한 마음이 든다.
48시간을 동고동락했는데,
친해진 것 같은 기분 보다는 이틀을 겨우 버틴 것 같은 기분.
체력을 핑계로 함께 놀아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원인인 듯.
일거양득 실패
와이프를 쿨하게 처가집에 보낼 때에는 내심 노리는게 있었다.
애와도 친해지고, 와이프에게는 까방권 쿠폰도 몇장 얻고.
실패한 것 같다.
힘드니까 이해심 넓은 멘트가 안나간다.
와이프의 조언과 배려가 얄밉게 느껴지는데, 통화할 때 그 마음이 다 전달 된 것 같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점수는 그만큼 못얻은 느낌.
그래도 얼른 오시오.
드디어 일요일 밤 건강해진 딸을 재우고 나니 한숨이 놓인다.
48시간의 전쟁..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타미플루의 레츠기릿..
더이상은 네이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