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팅봇 이용, 막을 수 있나?
이 글은 @skan 님의 보팅봇 관련 글을 읽고 쓰는 글입니다. 반말 캠페인(?)으로 격없이 소통하자는 취지에 100% 공감했고 이 글도 반말이면 좋겠지만.. 저는 여론에 반하는 글을 쓰고 있으니 격식을 차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댓글로 의견을 남기기는 했습니다만,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글도 남깁니다.
보팅봇 사용을 지양하자는 분도 계시고, 사용자에 대해 모종의 불이익을 주자는 의견도 보입니다. 아마 보팅봇 사용을 자제해야한다는 뜻을 가지신 것 같습니다. 그런 의견 가지실 수 있습니다. 존중합니다. 그런데 제가 감히 과한 비유하겠습니다. 이건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자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폐쇄해야한다는 의견에도 어느정도는 일리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팅봇이 과연 그 이용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인지 묻고 싶습니다. 제가 정말 많은 고민해보았고, 연구도 해봤습니다. 그 결과 보팅봇은 정치적으로도 경제학적으로도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 이유는 글 말미에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단 못막는다는 전제는 받아들여보자구요. 혹시 이 전제가 궤변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강력한 정치적 지지기반 목차부터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막을 수 없다면, 이용 가이드라인(규제안)을 만들어야
만일 보팅봇이 막을 수 없는 스팀잇 시대의 흐름이라면, 우리는 보팅봇 사용자가 피해보지 않도록 "안전하고 건전한" 문화를 만들어야합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안 같은 사용 가이드라인을 만들자는것입니다.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임에도 반대하고 배척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낳을 뿐입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하면, 암호화폐 거래가 없어질까요? 오히려 암시장만 활성화될 것입니다. 보팅봇도 그렇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보팅봇 운영자는 거래소에 대응됩니다. 보팅봇 이용자는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개인입니다. 보팅봇을 이용하면 운영자가 돈을 법니다. 이용자는 돈 많이 못법니다. 최근에는 마이너스 수익률도 허다합니다. 그런데 왜 "거래소"가 아니라 "이용자"가 피해를 봐야할까요. 거래소 폐쇄안도 그랬죠. 거래소는 폐쇄한다니까 볼륨 커져서 수수료 신나게 챙겼습니다. 오히려 개인만 피해봤습니다. 전 이런 상황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2~3배 수익률 100% 보장 보팅봇, 이게 진짜 가능할까요?
그리고 이제 이용자가 돈 못벌고 손해본다고 하니까, 이용자의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봇만 사용하고 그런 봇을 만들자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이거야말로 진짜 궤변입니다. 그런 봇이 오히려 금지되어야합니다. 애초에 수익률 보장이라는게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폰지사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보팅 자원(보팅 파워)은 한정되어있는데 어떻게 수익률이 100% 보장되나요. 사용자 몰릴 경우, 보팅파워 소진시 환불 100% 보장이라구요. 그게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라 보시나요. 환불규정이 스마트계약으로 보장되어 있나요. 저는요, 이거 진짜 너무 나이브한 생각이라 봅니다.
- 물론 좋은 의도를 갖고 시작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이게 유행하면 사기꾼이 꼬인다고 봅니다.
잘 이용하면, 큐레이션 보상은 뺏을 수 있다
현재 보팅봇 이용 방식은 굉장히 원시적입니다. 사용 가이드라인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제대로 된 사용방법을 모릅니다. 왜 없는지 생각해봤습니다. 자리잡은 대부분의 유저분들이 싫어하는데, 누가 가이드라인을 올리고 싶을까요. 대세의 목소리에 반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본인 지지층을 잃으니까요.
@skan 님이 제 댓글에 답변하시길, 보팅봇이 큐레이션 보상을 얻는 것이 부당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용자"가 제대로 사용하면 이 큐레이션 보상 0에 가깝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30분 패널티를 이용하면 보팅봇이 가져가는 큐레이션 보상을 없앨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제가 이 글에 자세히 설명해두었습니다.
이용하자VS하지말자가 아니라 가이드라인을 고민했으면
다시 한번 강조드리지만, 보팅봇 사용을 막자 막지말자 논의는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어차피 못막습니다. 보팅봇은 악용될 경우 정말 나쁜 시스템이 되고, 잘 쓰일 경우 그냥 봐줄만 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못막을 것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차라리 좋은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자는 것에 찬성해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이는 결국 암호화폐 거래와 투기를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그 투기가 "진짜 투자"가 될 수 있도록 규제하자는 의견에 대응 됩니다. 어차피 보팅봇 이용을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그 이용이 "진짜 선의의 목적(홍보 목적 투자 / 뉴비 사다리)"을 가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이제 왜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지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강력한 정치적 지지기반
증인 중 8위에 랭크되어있는 @blocktrades 는 직접 보팅봇을 운영합니다. 그는 보팅봇의 강력한 지지자입니다. 최근 kr 트랜딩에도 올라온 해외인기작가 @jerrybanfield 역시 보팅봇을 운영합니다. 그는 증인 23위에 올라와있습니다. 이미 보팅봇은 거물급 유저들이 지지하는 시스템입니다.
이것으로 미루어보아 해외 커뮤니티는 보팅봇 사용에 대해 크게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보팅봇이 도움이 안된다는 것에는 다들 동의하고 있습니다. 개선이 되어야한다는 의견도 많고요. 그러나 막는 것은 불가능하고 순기능(홍보 목적의 사용)도 무시할 수 없으니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입니다.
가장 최신 분위기는 이 글을 참조하면 잘 볼 수 있습니다. 12일밖에 안된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두터운 수요층, 경제적 지지기반도 있어
경제적으로도 이 거대한 수요는 막을 수 없어 보입니다. 사용자가 손해를 보더라도 보팅봇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최근엔 유의미하게 높은 확률로 사용자가 손해를 봅니다.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 이유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보팅봇은 일종의 스파 임대사업입니다. 1회용 스팀파워 임대죠. 현 상황은 1회용 임대를 위해 사용자가 기꺼이 아주 비싼 고리대금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 기형적 상태입니다. 이런 기형적 상태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밑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스파 임대사업과 경쟁할 것
제가 볼 때 현재 핫이슈는 스팀파워 임대사업입니다. 이제 보팅봇이 아니라, 임대사업에도 뛰어들고 있습니다. @blocktrades 가 테스트삼아 임대를 시작했는데, 시작한지 하루도 안돼서 40만 스파가 매진이랍니다. 현재는 다음주까지 15만 스파 구해온다는 약속을 하고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임대 이자는 미쳤습니다. 대충 2000스파 90일 임대에 1이더쯤 듭니다. 3달동안 이자율이 12.5%가까이 됩니다. 복리로 1년이면 50% 가까이를 버는 것입니다. 진짜 말그대로 미친 이자율입니다. 이걸 도대체 왜 빌려가는지 저로서는 이해가 안될 수준이네요. 차라리 은행에서 대출받아 스팀파워 사는게 낫지 않나요?
어쨌거나 정리하면, 지금 스팀파워에 대한 임대 수요 역시 엄청 큽니다. 저는 이 수요를 임대사업이 감당하지 못해서 보팅봇이 성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 보팅봇 이용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보팅봇 이용은 결국 1회용 스파 임대권이니까요.
마진 거래소나 스팀랜딩 토큰이 생기면 열기는 식을 것
지금과 같은 열기는 곧 잡힐 것입니다. 시작은 스팀파워 임대 이자율의 하락입니다. 스팀파워 이자율이 하락하면, 자연스럽게 1회용 보팅봇 이용 가격도 내려갈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보팅봇도 많이 안보이게 되겠죠.
시기는 마진 거래소 상장이나 스팀랜딩 토큰이 생기는 시점입니다. 그러면 이 광기는 잡힙니다. 차익거래자들이 그 균형을 잡아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꿀같은 시장에는 차익거래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어떤 차익거래가 가능한지 설명드리겠습니다. 마진거래소에 스팀이 상장됩니다. 저는 그러면 이 거래소에 스팀을 공매도하겠습니다. 그리고 공매도한 수량만큼 현물을 매수하겠습니다. 저는 이제 스팀 가격변동성에서 자유롭습니다. 이 매수한 스팀을 가지고 임대 사업에 뛰어듭니다. 연 50%의 이자를 챙깁니다. 스팀랜딩 토큰도 마찬가지 방법이 가능합니다.
당연히 공매도 수요는 오를테니 거래소 랜딩피도 높을 겁니다. 그러나 아무리 높아도 연 50% 수준은 아닐 것입니다. 현재 비트코인 랜딩피는 연 15%수준입니다. 저는 결국 이 값에 맞춰질 것이라 봅니다.
가이드라인
제가 제안하는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보팅봇 사업자의 이익은 어차피 계속 지속될테니 무시하겠습니다. 그러면 보팅봇 이용자의 이익이 부당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제 생각에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팅봇 이용자는 30분 룰을 최대한 이용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수익 보장 보팅봇의 위험성을 인지합니다.
보팅봇 이용자는 수익률을 떠나, 본인이 그 가치만큼의 셀프보팅을 했음을 인정합니다. 고래의 셀프보팅과 본질적으로 같음을 알아야하고, 이는 커뮤니티의 반감을 살 수 있음을 알아야합니다.
보팅봇 이용자가 30분 룰을 적극 이용하면, 인기글 상단에 오릅니다. 따라서 다른 커뮤니티 구성원은 보팅봇 이용자의 셀프보팅을 감시하기 쉬워집니다. 보팅봇 이용량이 너무 클 경우, 자제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보팅봇 이용자는 보팅봇을 "홍보 목적"으로만 사용해야합니다. 그 목적이 수익창출이라면, 다운보팅을 받을 수 있음을 알아야합니다.
보팅봇 악용자(보상일 근처에 보팅봇으로 보상뻥튀기 후 수익실현)는 어뷰징으로 취급합니다. 이는 다운보팅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맺음말
쓰다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아.. 후회도 되고.. 마음이 좀 복잡하네요 ^^; 사실 보팅봇 관련해서는 이미 글을 2개나 썼었습니다. 쓸 때마다 마음이 영 편하진 않았습니다. 특히 이번 글은 더 그렇네요. 제가 보팅봇 운영자도 아니고, 괜히 잡음 만들어내서 이목끌어야 할 이유도 딱히 없거든요. 오히려 싫어하시고 실망할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상처만 남을까봐 좀 무섭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런 글을 남기는 것은.. 그저 내 사적인 이익만 생각하고 할말 못할말 가려하는 것이 싫어서입니다. 그런 일들은 현실세계에서 충분히 참아왔던 것 같습니다. 여긴 스팀잇이잖아요. SNS인데 내가 하고 싶은 말 못하는건 뭔가 이상합니다. 그래서 한번 써봤습니다.
반대 의견들 감사히 받겠습니다. 듣기 싫어셨던 분들께도 죄송합니다. 코인글이나 쓰지 뭐 이런 똥글이나 쓰냐 하시는 분들에게도 죄송합니다. 아마 보팅 봇 관련해서는 마지막 글이 될 것 같네요. 내일부터는 다시 코인 스터디를 할테니, 한번쯤 눈감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밤 보내시고요. 다들 즐거운 스팀잇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