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성남 양아치편을 보고

<그것이 알고 싶다> 성남 국제마피아편 정자세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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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정치인은 아마 없을 것이다. 영화 <대부>에서 보듯 그건 미국이나 야쿠자 끼고 있는 일본이나 기타 선진국들도 비슷할 터다. 방송에도 나오지만 '조직과 자금'을 모두 가진 게 조폭이고 범죄집단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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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즉 양아치들의 정치 개입이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1976년 신민당 전당대회 즈음 정부와 이철승계의 사주를 받아 신민당 당사로 쳐들어갔던 게 바로 얼마 전 세상을 뜬 서방파 양아치 김태촌이었고 그들은 김영삼이 있던 총재실까지 난입해서 도끼를 휘두른다. 김영삼은 창문으로 뛰어내리다가 다리가 부러졌고. 김태촌은 신민당 대의원 명부를 불태워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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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측에서 재차 신민당 전당대회를 열고자 했을 때 어김없이 김태촌의 양아치들은 각목을 휘두르며 돌격해 들어갔는데 이때는 좀 여의치 않았다. 김영삼도 양아치들을 동원해 맞섰던 것이다. 이양제양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밀리긴 밀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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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선연한 서진룸살롱 사건 (1986)에서 피바람을 불렀던 서울목포파 조직원들도 정치인과 돈독한(?) 인연을 맺고 있었다. 야당 정치인과 돈 거래가 있었는가 하면 안기부 조종으로 당시 정권이 가장 버거워하던 재야인사 중 하나였던 박형규 목사를 두들겨 패기도 했던 자도 있었다. 동원하기 쉽고 공돈이 많으며 써먹기 좋고 꼬리 자르기도 쉬운 '조직'을 마다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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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그뿐일까. 1987년 벽두 별안간 내각제 개헌 지지를 밝히는 이민우 신민당 총재와 이철승 의원 (참 이 이름도 참) 등에 반발하며 양김 세력이 통일민주당을 창당할 때 각 통일민주당 각 지구당 창당대회를 각목 들고 저지하고 나섰던 '용팔이'의 추억은 또한 얼마나 선연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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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양아치들을 굳세게 미워해서 상종을 않으리라 이마에 조폭접근금지 수건을 두른 정치인들이라도 조폭 양아치들로부터 자유롭다는 보장은 없다. 이재명 시장의 반박대로 당신을 지지하겠다고 나서는데 신원조회를 할 수도 없는 일이니까. 또 그렇게 선량하게 접근해서 선량하게 뜯어내는 게 양아치들의 생활 방식이니'까. 양아치들이 언제 삥 뜯나 '보호 비용' 받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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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조폭과 사진 찍은 거 가지고 뭐라고 한다면 자유로울 정치인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사진 찍을 때 신원조회하고 찍을 수는 없으니까. 문제는 그들의 정체를 알고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거나 대놓고 뭘 받거나 은근하게 도움을 주었다는 정황이다. 방송 보면서 궁금해지는 의문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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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시장은 자신이 제공받았던 운전기사를 정말로 '자원봉사'로 생각했다면 그 직을 물러나야 한다. 시장직을 수행할 지능이 못되기 때문이다. 공식 일정은 물론 강의와 미용실까지 데리고 다니는 사람이 누구로부터 돈을 받고 어디 소속인지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면 말이 안되지 않는가. 차라리 누가 돈 주고 있는지는 알았는데 그 친구가 조폭인 걸 몰랐다는 식이라면 얘기가 되겠지만. 은수미 의원이 훌륭한 일생을 살았음을 알고 정치인으로서 더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이런 식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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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의 방송상 큰 패착은 SBS의 '위에' 전화한 것이다. 그리고 그걸 PD에게 얘기한 일이다. 그거 가장 저열한 방식의 압력인데 불행한 건 별로 안통하는 방식이기도 한데 그걸 잘 통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재명 지사도 나름 산전수전 겪은 분인데 그럴 줄은 몰랐다. 이건 걸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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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조폭과 찍은 사진이 몇 장인지는 관심이 없다. 앞서 말했듯 그럴 수 있고 친분을 입증하는 근거도 못 된다. 또 왕년의 이재명 변호사가 누구를 변호하든 그건 문제 안된다. 조폭이든 연쇄살인마든 대한민국 법은 변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성스럽게 인정한다. 이재명 변호사가 변호한 건 잔챙이 두 명 같던데 변호를 문제삼을 수는 없다. 또 그건 조폭과의 유착의 증거도 아니다.

그런데 그 둘은 개별 사건의 피의자가 아니라 조직 사건의 피의자였다. 즉 둘이 술 먹다 사고친 게 아니라 줄줄이 엮여 들어온 '조직' 사건의 피의자였고 변호사로서 그 사건을 들여다보지 않았을 것 같지는 않다. (변호사 업무를 잘 몰라서 확언은 못하겠다)

당시 피의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사건이었는지를 전혀 상관하지 않고 알 필요도 없었고 본인은 둘만 변호헸다고 할 수도 있겠는데 최소한 "그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 불쌍한 청년"이라고 변호를 하든 "두목의 협박에 못이겨 불가피하게 행한 일"이라고 하든 조직 사건 범인들의 연관관계를 파악하지 않고 변호가 가능할까. 이재명 시장 말마따나 "성남이 인구 100만의 도시이기는 하지만" 사실 따지고보면 십몇년 동안 유일하게 있었던 '범죄 조직 사건'인데 말이다.

그러나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모르는 게 죄는 아니다. 이재명 시장의 해명도 이해는 간다. 수천 건 중 하나일 뿐이니까. 다만 변호사 이재명이 아니라 정치인 이재명이라면 앞으로 몸조심 사람 조심을 열 배는 더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은수미 시장의 운전 기사 문제처럼 서로 혜택을 주고받은 정황에 대해서는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 즉 설립한지 얼마 안된 회사가 기준을 넘어서서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된 과정은 '비공개여서는 안된다. 회계사가 감사를 거부할 정도의 재무제표를 지닌 회사가 성남시로부터 '장려상'을 받은 근거를 대지 않으면 안된다. 성남시는 이에 대해 정보공개해야 한다. 양아치들의 회사 코마트레이드가 우수중소기업상을 받은 근거는 좀 밝혔으면 좋겠다. 방송 보면서 용납도 이해도 안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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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처음의 '도입부'에 등장한 한 젊은이의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프로그래머들을 외국으로 데리고 가서 조폭들이 두들겨 패며 불법 도박 사이트를 만들고 결국 죽여 버린 이 끔찍한 사건의 희생자. 범인은 잡혔으나 한쪽은 태국 감옥에 있고 한쪽은 살인죄로 기소되지도 않고 '공동정범'을 태국으로부터 송환하지도 않은 상황. 이 상황이 방송에서 해결되거나 심층취재되지 않고 성남의 이재명과 은수미로 점프해 버린 건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알'의 후속 작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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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조폭이 그랬다던가. 한국의 조폭이 마피아나 야쿠자처럼 크지 못해 우리 나라 조폭은 외국의 똘마니 노릇만 한다고. 들으면서 별 개같은 소리도 다 있다 싶었는데 방송을 보면서 더욱 확신이 들었다. 저 똘마니들을 도려내지 못하면 우리 자식들은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거대한 상전, 악한 상전을 하나 더 모시고 살 수도 있겠다는 거.

20세기에는 그냥 각목질이나 하는 양아치들이었지만 지금은 국제적으로 노는 '사업가'가 돼 있고 '노동'에도 관심을 보이고 '인권'에도 관심을 보이는 엽기적인 괴물들로 진화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도려낼 칼들이 이미 저 괴물들에게 손잡이를 잡히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불길한 예감이 엄습하긴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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