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맙소사 갈 때까지 가버렸군 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신 분이 틀림없이 한 분 이상 계실 거라고 확신한다.
그렇다. 나는 갈 때까지 가버리고 말았다. 이제는 오프라인 일기장, 컴퓨터 텍스트 파일 일기, 블로그 일기로도 모자라 단타 일기까지 쓰고 있다. 하루에 거의 2시간은 일기를 쓰는 것 같다.
이렇게 일기를 쓰느라 바쁜 탓에 청소도 못 하고 있고 재활용품도 다 못 버렸으며, 최근엔 블로그 답댓글까지 못 달고 있다. 정말이지 나는 세상에서 제일가는 게으름뱅이다. 뭐든 미루는 걸 좋아해서 문제다. 밀린 답댓글은 이 글을 올린 뒤에 꼭, 무조건 오늘 중으로 다 달겠다고 또다시 오늘의 맹세부터 해본다.
아무튼 단타 일지를 쓰는 김에 블로그에도 올리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정리해보았다. 당연하게도 나는 원금을 잃고 있는 중이다ㅜㅜ 초보자에게 단타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시작해서 정말 다행이다. 원금을 잃은 건 전혀 다행이 아니지만...
참고로 나는 풀매수(가진 돈 다 털어 넣기)는 지양하기에 수익률 퍼센트 써 놓은 건 원금이 아니라 그때 넣은 돈만큼의 이익이다. 겁이 많아서 한 번에 10만원 이상 사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 원금 수익률과는 차이가 크다.
그리고 캡쳐에 보유한 코인이 없는 이유는 코인을 10분 이상 가지고 있지 않으려고, 다 팔고 나서 금액을 정리하며 찍어서이다. 예전에 코인을 사놓고 깜빡했다가 다음 날에 확인하니 값이 폭락해서 손해를 보았던 충격을 다신 느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안될 인간 참고)
03월 08일
=시작 금액 201,023원
03월 09일
=02시 194,389원(-6634원) 하락장의 예감으로 손절. 확실한 자리에 들어가야 한다, 현금 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낌.
=03시 194,463원 잃는 것보다는 적게 버는 게 낫다. 신중 또 신중.
=04시 194,599원 겁이 났지만 데드캣 먹기에 도전해보았다. 0.3% 수익 성공!
=05시 194,735원 업비트 오류로 매수가 여러 번 걸려서 소름. 다행히 익절함.
=06시 195,010원 데드캣 도전. 0.5% 선방. 풀매수 안 해서 이득은 적지만 안전이 최고.
=07시부터 물려서 계산 불가. 본의 아닌 스윙으로 넘어감...
=11시 182,094원 정말 대하락장이 와버림. 엄청난 손절. 빠른 손절의 중요성을 또 느낌. 이미 늦었지만...
=또 물리고 말았다! 현재 0.01826934 btc
=14시 가만히 있기도 뭐해서 비코 갯수 늘리기라도 하고 있는 중.
현재 0.01834715 BTC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돈을 잃지 않는 것! 물려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근데 알면서 매번 당한다. 이 멍청이!
=16시 178,350원 더 크게 잃을 뻔했는데 이 정도라도 건져서 정말 감사하다. 신께서 이 우매한 인간에게 단타 그만하라고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은 아닐까?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17시 178,677원 0.5%씩 두 번. 0.3% 한번 성공. 기뻤다. 작은 성공을 이어나가자.
=19시 179,073원 물려서 2시간 기다리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익절. 물리지 않고 매일 12시간씩 일주일만 더 단타치면 좀 깨달음이 올 것 같다.
=20시 179,382원 아무 생각 없이 추격매수 해버림. 안 물린 게 용하다. 0.3%만 벌고 내렸더니 바로 가격 떨어지고 있어서 간담이 서늘해짐. 추격 매수 금지.
=21시 180,281원(-20,742원) 자기 직전 비트 상승하는 거 보고 추격매수해서 좀 더 벌었다. 근데 추격 매수 금지라면서 또 해버리다니 제발 정신 좀 차려라!
03월 10일
=08시 180,359원(-20664원) 아침에 가볍게 0.3% 성공. 풀매수 안 해서 100원.
=08시 매도 매수 헷갈려서 실수해버림! 10% 분할매수해서 다행이다. 조심하자 조심해!
=09시 181,254원 아침 경마 성공! 욕심 부리지 않고 0.8%만 벌었다.
=09시 181,876원 어제의 하락장 경험으로 여유 생김+현금 5만원 최후까지 둠.
=10시 181,920원 너무 빨리 들어갔다. 반성하자. 그래도 익절.
=11시 182,213원 괜히 고점에서 내리려다가 많이 못 범. 욕심 부리지 말자.
=12시 182,935원 더 오를 것 같았지만 코인을 10분 이상 들고 있지 않으려고 팜. 주말이라 그런지 변동이 커서 무섭다.
=13시 183,163원 안전하게 계속 0.3%만 노리는 중.
=14시 183,833원 내 실력에 0.5% 이상은 무리라고 보고 0.3~0.4%로 이득보는 중.
=15시 183,999원 갑자기 상승하기에 추격 매수해버림. 제발 추격 매수 좀 그만해라ㅜㅜ
=16시 184,003원 주말장은 처음이라 그런가 세력이 그러는 건가 차트가 평소와 다르게 너무 이상하다. 흐름이 엉망진창임. 무서워서 관망 중. 이럴 때 집을 치우거나 글을 쓰면 될 듯.
=17시 184,229원 차트 파도 흐름이 평소랑 달라서 혼란스러움. 9시를 기다리자.
결과적으로 나는 약 20만원으로 단타를 쳐서 이틀 동안 약 17000원을 잃었다. 가난뱅이인 나에겐 정말 뼈아픈 손실이지만, 치킨을 시켜 먹은 셈 치고 이 아픔을 씩씩하게 이겨내고 있다.
사실 돈을 잃는 것만 빼면 정말 즐겁다. 돈을 벌면 당연히 좋고 돈을 잃어도 뜻밖에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돈을 잃든 벌든 일단 캡쳐를 찍어놓고 일지를 쓰는 게 무척 재미있다. 나는 기록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새삼스럽게 느꼈다.
하지만 이런 일지는 나한테만 재미있지, 다른 분들께는 별로 재미있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만 특별히 올리는 것으로 끝내려 한다. 물론 나의 단타 여행(어쩌면 수행)이 끝난 것은 아니다. 원금을 다 잃을 때까지! 쭈욱 계속된다 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