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영의 <현대인을 위한 생활경제>는 경제문제를 처음으로 공부하는 대학생들과 경제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을 대상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제반 현실경제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쓰인 책이다. 특히 이 책에서 첫 번째 주제로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경제와 경제문제”의 경우 우리들의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주제이기 때문에 이 글에서도 이 내용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송지영에 의하면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에는 의식주 및 여가와 문화활동 등에 관련된 수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재화와 서비스는 대개의 경우 자원을 사용하여 생산하게 된다. 이와 같이 인간이 생활을 위하여 필요한 재화의 서비스를 취득하고 이용하는 행위를 경제행위라고 한다. 이러한 경제행위가 규칙적이고도 계속적으로 반복되어 일정한 사회질서를 형성할 때, 이를 경제(economy)라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일정한 사회조직과 사회질서 하에서 행하는 인간의 경제행위를 총칭하여 경제라고 하는 것이다. 경제는 포괄범위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되는데, 개인이나 가정단위로 이루어지는 경제를 가계 혹은 가정경제라 하고 지역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제를 지역경제라고 하며, 국가단위로 이루어지는 경제를 국민경제라고 한다. 그리고 한 국민경제가 다른 국민경제와 교류를 가질 때 그 국민경제를 개방경제라고 하고, 다른 국민경제와 교류를 가지지 않을 때 폐쇄경제 또는 봉쇄경제라고 한다.
그렇다면 경제와 구분되는 경제학이란 무엇일까. 이 책의 24쪽에 의하면 경제학은 사회과학의 하나로서 주로 경제의 사회적 측면, 즉 경제관계를 연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경제학은 인간의 사회활동 중에 나타나게 되는 경제현상을 대상으로 하여 어떤 법칙이나 이론을 찾아내려는 학문이다. 따라서 단순한 물질이나 기술에 관한 연구는 이러한 사회관계를 이해시키기 위하여 필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의미에서 “경제학은 일면에서는 부의 연구이고, 보다 중요한 다른 면에 있어서는 인간연구의 일부이다”라고 언급한 마샬의 말은 바로 경제학의 본질을 지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송지영은 이 책에서 경제학이란 개인이나 사회가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는 희소한 자원을 선택적으로 사용하여,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 분배, 교환,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의한다. 나 역시 송지영의 이러한 정의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경제 혹은 경제학은 이렇듯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가장 밀접한 이론이며 학문이다. 따라서 인문학은 먼 과거를 연구하기도 하지만 경제학의 초점은 먼 과거보다는 현재의 경제활동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현대 경제의 주요과제는 무엇일까. 송지영은 현대의 국민경제가 달성해야 할 목표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대표적인 것으로 완전고용의 달성, 물가의 안정, 지속적인 경제성장, 공정한 소득분배 등을 들 수 있다고 썼다.
그 내용을 하나씩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먼저 완전고용이란 이 책의 29쪽에 의하면 비자발적 실업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비자발적 실업은 고용주가 지불하고자 하는 일반화된 임금수준에서 근로자가 일을 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지만 일자리를 발견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완전고용은 고용주가 지불하고자 하는 일반화된 임금수준 하에서 기꺼이 일을 하려는 모든 근로자를 위하여 일자리가 마련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고용대상인구 모두가 계속저긍로 고용될 수는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현재의 임금수준에서 일할 의사가 없거나, 혹은 더 좋은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 있는 소위 자발적 실업자로서 고용되지 않은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완전고용상태에서도 자발적 실업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각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4% 내지 5%의 실업률이 존재하는 상태를 완전고용상태라고 한다. 이러한 완전고용의 달성이 거시경제학의 주요과제의 하나로 부각되는 것은 총고용량이 총생산량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고, 또한 노동은 소득과 부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물가의 안정은 30쪽에 의하면 국민경제전체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며, 또한 경제정책의 주요한 목표의 하나이다. 시장매커니즘에 의존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하에서 물가수준은 자원배분의 주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즉 시장에서 초과수요가 발생하면 가격이 상승하고 초과공급이 발생하면 가격이 하락함으로써 시장균형의 안정성이 유지되고, 자원배분의 공평성이 이루어진다. 한편, 물가수준은 소비자들의 실질구매력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소득분배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한다.
세 번째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대해 써보도록 하겠다. 30쪽에 의하면 경제성장은 일반적으로 전년도와 비교한 총생산물 혹은 개인당 총 생산물의 증감률로 표시된다. 그리고 이는 사회복지의 촉도로도 사용된다. 총생산량은 총고용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경제성장은 총생산량의 변동 내지는 변화추이뿐만 아니라 노동생산성의 변화에도 반영될 수 있다. 따라서 국민경제가 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적정수준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양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경제성장은 공기오염, 수질오염, 환경훼손 등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시킬 수가 있다. 따라서 총생산물의 증가라는 양적인 측면만을 추구하는 경제성장정책보다는 경제성장으로부터 산출되는 사회적 편익과 경제성장에 의해서 야기되는 사회적 비용을 비교하여 합리적인 경제성장정책을 추구하여야 한다.
네 번째는 공정한 소득분배이다. 31쪽에 의하면 공정한 소득분배는 국민경제의 주요과제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정부는 세금과 정부지출의 변화를 통하여 국민소득의 분배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정책을 선택하여 소득분배의 변화를 꾀하기도 한다. 흔히 경제성장과 소득분배는 상호경합적인 관계로 생각할 수 있으나, 국민경제가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공정한 소득분배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전환되어야 함을 유의해야 한다. 이는 경제성장의 혜택이 경제주체들 간에 공정하게 분배되어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윤리관을 떠나서라도 지속적인 경제성장달성을 위한 소득의 공정배분의 잠재적인 역할을 간과해선 안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