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Will you be there? -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injoy 입니다.
어제 오늘 쉬는날이라 많은 일들을 처리했지요.
그러다 문득 영화가 한편 보고싶었어요.
연애를 쉰지 1년이 다되어가다보니 감성에 영양제를 좀 줘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겨울에 립글로즈 안바르면 입술이 트듯이 쩍쩍 갈라지는 내감성에 스프레이를 뿌리는 심정으로 멜로 영화를 보았답니다. 음 그랬지요.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라는 영화에요.
개인적으로는 캐스팅과 연기 그리고 감성까지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혹시 영화를 볼 생각이 있으신 분은 조금의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주의해주세요!
1. 기욤 뮈소 원작소설의 'Will you be there?'
tvN 드라마 '나인'을 기억하시나요?
향을 피워 과거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묘하게 기욤뮈소 원작소설과 닮아 있습니다.
소설에서는 알약을 먹고 과거로 돌아가게 되거든요.
닮았다는 점에 착안해서 조금 더 찾아봤더니 확실히 연관성이 있더군요.
실제로 드라마 '나인' 제작팀은 기욤뮈소 원작 소설 '당신,거기 있어줄래요?'를 모티브로 삼아 제작했다고 해요. 판권을 따내기 위해서 접촉을 했으나 제대로 협상이 되지 않았고 그러다 모티브만을 따와서 제작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겠다고 생각해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차후 소송이 문제가 될 수 있었지만 한국 현지사정을 잘 알지못하는 기욤 뮈소가 소송을 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리고 나서 판권을 제대로 따낸 뒤 이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개봉했다고 합니다.
2. 시간 여행 그리고 사랑
극 중 미래의 '한수현'은 태국의 오지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헬기를 타고 돌아가려던 중 한 할아버지가 언청이인 아이를 안고 부탁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소아외과 의사인 그는 못본척 지나갈 수 없어 결국 내려 수술을 진행하게 되죠. 그러던 중 할아버지와의 대화에서 정체불명의 알약을 얻게되고, 그것이 잠시나마 시간을 돌릴 수 있는 약이라는 약간의 언질을 받게됩니다.
실제로 알약은 20분간 3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자신이 꼭 보고싶어하는 과거의 연인 '연아'를 보기 위해 사용하기로 결심합니다.
전 이 부분이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거나 술을 마시곤 할 때 가끔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 라는 화제를 꺼낸 적이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우리가 했던 이야기는 그저 '로또 번호를 외워가서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야겠다!' 혹은 '이젠 고등학교 때의 수능지식은 빠삭하니 고등학교 때 조금 더 신나게 놀아야겠다.' 등 현실에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 을 채우기 위해서 과거로 돌아가려고 하는 생각이 가득했어요.
'한수현'은 이미 자신이 폐암 말기라는 것을 알고있는 상태였고 과거의 자신을 만난다면 오히려 그 부분을 고치게끔 만드는 데 10개의 알약을 모두 다 쓸 수 있었답니다. 그래도 그는 과거의 연인인 '연아'를 다시한번 보는데 집중했고 곧 사고로 잃을 수 있는 연아를 살리는 데 집중했어요. 그만큼 그녀를 사랑했던 거겠죠.
얼마나 그립고 좋아했기에 마지막 남은 시한부 인생의 소원이 '한번 더 보는 것' 이었을까요..
소설과 영화의 설정일 뿐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러웠습니다.
살면서 그런 사람을 한 번 만나보는 것만으로도 참 즐거운 일 아닐까요?
3. 시간 여행 그리고 우정
주인공 '한수현'의 옆에는 항상 같이 다니는 단짝친구 '태호'가 있습니다. 극중 태호는 젊을 때의 직업이 경찰입니다. 그러다 갑자기 쌩뚱맞게 일본에서 오렌지와 밀감을 교배해서 만든 멋진 귤이 있다며 그것으로 농사를 짓겠다고 할만큼 엉뚱하고 유쾌한 친구입니다. 한수현이 이름을 '한라봉'으로 지어줬다는 설정으로 나와요.
극중 배경이 1985년도이니 투자적인 측면에서는 최고라고 볼 수 있겠네요. 다시 영화로 돌아가면 이 친구가 참 진국입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여자친구와 있다가도 바로 달려가주는 진정한 의리남이죠. 물론 태호의 여자친구 입장에서는 아주 때려주고 싶었겠지만 말이죠.
이친구가 정말 멋진 이유는 극중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마저 밝혀버리면 너무 스포일러가 되어 버릴 것 같기에 밝히지 않겠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늙어죽기 전에 이렇게 마음맞는 친구와 오랜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흔한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대인관계가 폭넓고 많은 친구를 사귀고 여러 사람들을 알아놓으면 인맥도 넓고 도움받을 일 또한 많으니 좋겠죠.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 한명 한명을 진중한 관계로 유지할 수 있을까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전 자신이 없습니다.
길게 산 인생은 아니지만 여러 사람에게 나의 힘든점 아픈점을 보여주고 나면 인간적으로 다가가기도 하지만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더 많더군요. 결국엔 믿을만한 친구에게 속사정을 털어놓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주 연락하고 만나는 친구들은 정해지기 마련이더군요.
사실 요즘 팔로워 분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점점 소통하는 분들이 많이 늘다 보니 예전에 5번 찾아가던 것이 3번이 되고 2번이 되더군요. 이 영화의 '태호'를 보고 났더니 다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팔로워를 더 늘릴 생각을 하기보다는 나와 진지하게 대화하고 즐겁게 웃고 떠들던 사람들을 한번 더 찾아가는 것이 내가 인생을 사는 방법과 일치하겠다는 생각이 뇌리에 남았습니다.
한편의 영화가 두번이나 저에게 느낌표를 던져주었습니다.
감성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과 방향을 살짝 돌려주더군요.
여러분도 혹시 기회가 되시면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