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블록체인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해보고 있는데요.
블록체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답이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록체인, 그리고 탈중앙화라는 키워드는 무엇인가 멋져보였어요. 중앙화된 조직은 부패하기 쉽고 이익을 모두 독식하기 쉬운 구조이지만 탈중앙화된 조직은 그렇지 않거든요.
세상은 이미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에게 지배당하고 있고, 그 기업들은 그저 누워서 아주 많은 돈을 벌고 있죠.
하지만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그런 중앙화된 기업들을 이길 수 있는 더 나은 무엇인가를 만들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톡 등 중앙화된 서비스들은 사용자들을 이용해서 엄청나게 많은 수익을 내고 있지만, 사용자들에게 그것을 돌려주지는 않아요. 회사의 임원들은 인센티브로 엄청나게 많은 돈을 받겠지만요.
그런 가운데, 스팀잇은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창출한 역할에 대한 보상을 돌려주고 있어요. 그것도 내가 기여한 가치보다 약간 더 많은 것 같은 정도로요.
처음에는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에게서 수익을 빼앗아가고 있기 때문에) 제가 스팀잇을 이용해서 받는 가치가 막연히 적당한 정도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만약 페이스북이 모든 이익을 모든 활성 사용자들에게 나눠준다고 생각했을 때 사용자들이 평균적으로 1년에 받을 수 있는 보상은 1인당 1만원정도로 보여요. (매출 20조, 영업이익률 50%, 활성 사용자 10억명)
가장 활동을 잘하는 상위 1%의 사용자들에게만 이익을 나눠준다고 해도 1년에 1인당 100만원정도만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스팀잇의 상위 1%는 그것보다는 훨씬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아직은 모든 면에서 스팀잇이 페이스북에 비교가 안될 정도로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거품이 우리들의 보상을 지탱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리고 이 거품이 걷히면 사용자들이 더 이상 스팀잇을 사용해야할 이유가 사라지게 되버릴 것 같아요. 마치 리워드앱의 보상이 줄어들면 사용자들이 떠나는 것처럼요. 그럼 스팀의 가치는 더 하락하고 보상은 더 줄어들게 되겠죠.
탈중앙화 그리고 가치 창출에 대한 보상은 지금의 스팀잇을 가능하게 만들었지만, 미래에는 이것때문에 스팀잇이 망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