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hakguan 입니다!
대학을 졸업한지는 그래도 조금 되었지만 누구나 그렇듯 생생한 기억 몇 개는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그 당시에는 어둡고, 창피하고, 한 편으로는 조금 부끄럽지만 기억이라는 게 참 간사해서 시간이 조금 지났다고 지금은 그냥 지난 날의 추억이 되어버렸네요.
오늘부터 몇번에 걸쳐 쓰게 될 글은 저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들 중 하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제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추억에 대한 이야기로 조금은 길어질 이야기의 시작을 해볼까 합니다. 제목에 써져있듯 이야기의 소재는 돈이며, 책임이기도 합니다.
제가 읽은 책에서 누군가는 이 시대에 자본은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한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이 말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저에게 자본이란 아직 “돈”에 한정되어 있고 자유라는 희망보다는 책임이란 무게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돈으로 인식되는 자본이라는 것은
자유라는 희망보다는 책임이라는 무게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발단
조금 부끄럽지만 돈에 대해 생각해본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뭘 해도 내 한몸 먹고 살수 있고, 결혼해서 같이 벌면 풍족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살 수 있을 거라고 순수한(또는 멍청한) 생각을 하고 대학시절을 보냈죠. 사실 이 생각은 지금도 동일하게 갖고 있기는 합니다만, 달라진 것은 삶을 단순한 선으로 보는 시선입니다.
삶이란 것은 여행과도 같기에 계획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더라도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음을 그때는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 중에 가장 마주하기 무서운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 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행에서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비행기의 결항 같은 것이 아닐까 싶네요.
지금보다 어렸을 때의 저는 삶의 변수가 셀 수 없이 많음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삶이란 여행과 같다는 말이 단순한 여정을 뜻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어느 시인이 말한 것 처럼 소풍 같은 것 말이죠.
더 나이를 먹고 더 현명해지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
첫 번째 추억 : 대학생활의 시작과 내일에 대한 고민
대학에 들어오면서 서울에서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가 시작이었습니다. 어쩌면 시작 선에 섰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시작의 방아쇠를 당긴 사건은 봄날의 어느 금요일이었습니다.
대학생활의 3월, 그것도 신입생의 3월은 어쩌면 절대적이진 않겠지만 성숙함과 인생에서의 시기로 봤을 때 그 어떤 때보다 정신없고 바쁠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태어나서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돈을 써본 시기이기도 하구요. 금요일 오후 저는 지갑을 잃어버렸습니다. 지금 같으면 사실상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었겠지만, 그 때는 아직 피처폰의 시대였습니다.
그 당시까지는 용돈을 받고 있을때여서 안그래도 용돈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주머니에 2천원 정도 밖에 없었구요. 지갑을 잃어버려서 당황하던 중, 어머니가 용돈을 보내주셨다고 문자가 왔습니다. 일단 감사하다는 인사를 보내고, 대책을 생각해봤죠.
먼저 카드 분실신고를 했습니다. 누군가 그 돈을 써버리면 안되니까요.
두번째로는 카드 외 방법으로 인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알아보다 ATM에 통장을 넣고 인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시도해 보았지만 영업점에서 등록을 해야 가능한 부분이라하여 실패하였습니다.
돈을 분명 갖고 있는데, 쓸 수 없었고, 쓸 수 없는 돈을 가지고 있는 나는 돈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가 처음으로 돈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처음 생각해봤던 때인 것 같습니다.
결국 주말은 다이제 하나와 김밥을 사들고 어느정도 버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친구들이나 선배들한테 좀 얻어먹기도 했으니 지금 멀쩡히 살아있는 것이겠지만요.
통장에 있지만 쓰지 못하는 돈은 내 돈이라고 할 수 있었을까요?
물론 영업일이 돌아오면 명백히 내 소유로 돌아오겠지만 그 주말동안의 십몇만원은 그 당시의 저에겐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요?
두 번째 추억 : 자산이되어버린 너, 대출
대학교 1학년 애기하더니 갑자기 무슨 대출로 넘어가느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시간 상으로만 보면 사실 그 어떤 금융의 매질보다도 먼저 만난게 학자금 대출이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마냥 신기했습니다. 몇 백만원이나 되는 큰 돈을 인터넷에서 클릭 몇번하고 서류 한 두개 보내니 한달에 1~2만원 정도의 이자를 주면 빌려주다니요. 물론, 그 당시에는 1~2만원의 무거움을 몰랐고, 심지어 그 가벼움도 몰랐습니다.
지금보다 어렸던 저는 만원이 없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마음의 무거움에 대해 몰랐고, 후 불면 날아가는 깃털과 같이 쉬이 사라질 수 있음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학을 계속 다녔고, 계속 대출을 받았습니다. 다행히도 졸업할 때 쯤에는 제도가 더 좋아져서 두 세 학기 정도는 국가장학금을 받기는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다행인 일이었죠. 이미 2~3천만원대로 쌓여있는 상태였으니까요. 어리석게도 졸업 이후 석사 학위를 밟으면서 그 금액은 더 늘어났습니다.
첫 번째 추억이 있고 한 두달 후 저는 경제적으로 독립했고, 학교에서 운좋게 단기 알바도 한 개 구해서 하고, 과외도 운좋게 한 두개 하면 100만원 정도 벌 수 있었습니다. 핸드폰 요금 내고, 월세 내고, 이자 내고, 그렇게 해도 용돈으로 쓸 돈은 어느정도 남았기에, 그리고 또 그때는 그렇게 많은 돈을 만져본 적이 없었기에 더욱 더 대출에 대해 무감각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몰론 나중에 졸업하고 취직을 해서 일을하고 갚으면 나이가 어느정도 되고, 그러면 이 때쯤 돈을 모아서 어쩌구 저쩌구 나름의 계획을 세우기도 했었죠.
지금은 일을하면서 그때와 비교한다면 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씀씀이도 조금은 커졌고, 방도 조금은 넓어졌고, 경조사비라는 것도 있어 실질적인 소득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때보다 조금은 현명해졌고, 조금은 더 여유로워졌죠. 그 당시 만원을 넘지 않던 영화를 꼭 조조를 챙겨봤다면, 지금도 큰 돈이긴 하지만 마음 먹으면 아이맥스를 가서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왜 그 당시 만원의 무게보다
지금의 만원의 무게가 더 무거운 걸까요?
오늘은 한 두개 이야기를 하느라 온 시간을 다 써버렸습니다. 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 같아 조금 아쉬움이 남네요. 어쩌면 전혀 전하지 못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내용만으로는 어떻게 돈의 무게가 책임의 무게가 되어버렸는지, 왜 삶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에 대해 무지했음을 앞서 안타까워 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못해드린 것 같습니다. 다음 글에서 아마 이런 궁금증을 해소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동시에 조금은 위로받고 싶기도하고, 조언을 얻고싶기도 한 마음이 있어 연재가 끝날 때까지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보다 좋은 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