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기억 - 나얼]
이 노래 들으면 여러 의미로 미췬.. 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거 같아요.ㅎ
안녕하세요 미술관입니다~~
간만에 술 이야기를 쓰네요.ㅎㅎㅎ
저에게 이사의 완성은 그 방에서 음식을 해먹는 것입니다.
왠지 뭐가 모자라고 깨끗하지 않으면 뭘 해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들거든요.
그래서 이사의 완성을 자축하는 의미로 밑반찬도 좀 하고 간만에 맛있는 안주를 해먹기로 했습니다.
이사한다고 힘을 썼으니 고기를 먹고 싶은데...
집에서 고기를 구으면 냄새와 튄 기름 제거도 힘들지만...
구으면서 먹어야 제일 맛있는데 주방에 서서 먹을 수는 없으니!!
좀 식어도 맛있는 고기 요리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화지타처럼 구어서 샐러드를 해먹을까 하다가 결정한 오늘 메뉴는 바로 이것!!
예전에 제주도 '응식당'이란 곳에서 먹었던 등심 스시입니다.
워낙 신선한 제주산 소고기 만들어서 거의 레어였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너무너무너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벌써 몇년전인지도 까먹었지만 이 사진만은 꼭 간직하고 있습니다.
사실 소고기 초밥은 예전에 야심차게 해먹었다가 대실패를 하여 고기만 날린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울여 만들어봤습니다.
그래봐야 레시피 지킨다고 손 덜덜 떨면서 숟가락 계량한 거 밖에 없지만요.ㅋ
우선 단촛물을 만들고 양파를 얇게 썰어서 차가운 물에 담궈놓습니다.
초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밥이겠죠.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있는 밥을 지을 자신이 없을 때는..
역시 햇반이 짱입니다. 사실 제가 한 왠만한 밥보다 맛있어요.ㅋ
데펴진 햇반에 단촛물을 넣어 조물조물..
밥모양을 만들고 와사비를 발라 놓습니다.
그리고 고기를 구어서 올리고 그 위에 양파를 올리면 끝!
참 쉽죠잉?
아무래도 제주도 고기같이 신선하진 않을 거 같아서 겉만 바짝 익혔습니다.
비쥬얼이야 무슨 상관이 있나요 맛만 있으면 되지. 캬캬캬캬캬
사실 만들어 놓고 먹기가 살짝 겁이 났습니다....
얼마전에 정말 맛있는 열무국수를 먹었거든요.
와 세상 국수가 그렇게 맛있는 음식인 줄 몰랐네요.. 맛있는 걸 먹으면 사진을 좀 찍어놔야하는데..
입에 들어가는 순간 눈이 뒤집혀 허겁지겁 먹게 되는 나란 인간이란..에효..
배 불러 죽겠는데.. 자꾸 들어가는 국수... 왠지 남기면 집에 가서 울 거 같은 국수.
이렇게 맛난 국수를 먹고 나니...
비싼 소고기를 써서 열무국수보다 맛없으면 어떡하지? 완전 돈지랄이 되는 건데..
하는 불안감이 절 휘감았습니다.
한번 실패한 경험도 있는지라..
그래서 맛은?
밥은 단촛물이 제대로 안 섞였는지 신맛 짠맛 단맛이 자유분방하게 나오더군요.
그리고 설탕을 쓸 때는 두려워하면 안된다는 것을, 이왕 넣는거 제대로 확 넣어야한다는 것은 새삼 느꼈습니다.
역시 고기는 따뜻할 때 먹는 게 진리구요.
초밥에 들어가는 와사비는 꼭 생와사비 괜찮은 걸 써야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맛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하나 쉬운 게 있나요..
요리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한다고 선생님이 가르쳐 주셨으니.
몇 번 하다 보면 되겠죠.하하하하하
담에는 좀 싼 고기를 스테이크식으로 구어서 썰어올려보려 합니다.
몇 번 망치고 맛없는 고기 먹으면 아 좀더 잘해야겠구나 더 절실하게 느끼겠죠.ㅠㅠㅠㅠㅠㅠ
학창시절 배운 유일한 인생교육.
국어를 배웠으면 주제를 알아야하고 산수를 배웠으면 분수를 알아야한다.
전 저의 요리실력을 절대로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분명 실패할 것을 대비해 준비를 하죠.
단골집을 만들려는 순수한 목표로 한번씩 가고 있는 꼬치구이 집에서 세트를 포장해왔습니다.
첨에 포장할 때는 야채 위주더니..역시 두 번째 가니 세트에 염통도 들어가고 새우살도 들어가네요.
담에 가면 은행대신에 염통 하나 더 해달라고 슬쩍 말해봐야겠습니다.
물론 순진무구한 미소와 함께..흐흐흐흐흐
이렇게 오늘의 한 상이 마련되었습니다.
참고로 오늘의 와인은 루이 마티니 까버네 쇼비뇽 입니다.
예전에 올려드렸던 이 눔의 세컨더리 와인이죠. 쉽게 밑에 급 와인이죠.
맛은 확실히 윗급인 나파밸리 와인이 좋습니다. 솔직히 가격차이보다 맛의 차이가 더 나는 거 같아요.ㅎ
까버네 쇼비뇽이 주품종인 와인 중에서 만원대는 거의 맛있는 걸 못 찾아서 꼭 이 품종이 필요하다거나 먹고 싶을 때 찾게 되는 술입니다. ㅎㅎ
이 소노마 카운티에서 만든 루이 마티니도 맛없는 건 아닌데..
가격이 22000원이라 만원이 넘는다는 거부감과 윗급을 마셔본 사람이면 좀 좋은 와인 마시고 싶을 때는 윗급을 찾지 이걸 잘 찾지 않게 됩니다.
어중간하다는 이야기 이리 길게 표현해 봤습니다.
술 마시면서 노래가 끊기면 안되니 한곡 더.
노래가 워낙 좋아서 여러 가수들의 버전이 있지만..
확실히 이 노래에서 뿜어져 나오는 양희은씨의 목소리는 못 따라가는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버전은 따로 있지만요.ㅎㅎ
양희은씨는 첨에 노래를 들었을 때 어쩜 저렇게 편안하게 노래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그 목소리의 힘에 이끌리게 되고..
그리고 노래에 실리는 감정과 울림에 완전 매료되었던 거 같습니다.
오래오래 노래 많이 불러주시길 바래요 정말.ㅎ
노래를 잘하는 것은 참 축복인 거 같아요.ㅎ
그 노래로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사람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이니까요.
노래를 잘하니 자신도 좋고 듣는 사람은 좋은 노래 들어서 좋고.
음식도 마찬가지겠죠?
음식을 잘하니 먹는 자기도 좋고 음식 대접받는 사람도 좋고.
둘 다 어느정도 재능이 있어야하지만 노력도 필요한.
마르지 않는 화수분처럼 아낌없이 줄 수도 있고.
일상생활에서 참 손쉽게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싶네요.ㅎㅎㅎ
또 이렇게 일주일만에 글을 씁니다.
이러다 화요일에만 쓰게 되는 건 아닌지.ㅋㅋㅋ 습관이란 참 무섭습니다.
댓글도 못남기면서 맨날 이렇게 제 글만 쓰고 사라지네요. 하하하하
조만간에 또 뵈요~~~
날씨가 많이 추어진데요. 다들 감기 조심하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