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 이야기 쓰는 @chromium 입니다.
오늘은 대학원생들의 A to Z인 연구논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학위 논문
석사 혹은 박사학위 논문은 학위과정 동안 연구한 내용을 하나의 주제로 큰 틀에서 묶어서 모음집 형태로 발간하는 논문입니다. 한국에서 학위를 받게 되면, 모교와 국회도서관에 영구보관하게 되며 Open access 형태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논문의 투고 과정
투고 전
원고 작성 (manuscript writing)- 원고 교정 (correction)
저널마다 요구하는 논문의 구조와 그림 등의 형태나 채색 허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원고를 작성합니다.
투고하는 대상 저널이 국외 저널이라면 한국인들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므로 투고 전에 교정 전문 업체에 원고 교정비를 주고 교정을 맡기기도 합니다. 정말 비싼 교정 업체는 1건당 신속 교정비가 한화로 200만원에 이릅니다. (그놈의 정관사, 부정관사 구분해서 쓰는거 돌아버리겠습니다.)
투고 (submit) - 편집장 심사 (editor review) - 동료 심사 (peer review) - 개정 요구(revision request) - 재투고 (resubmit)
투고 이후 각 과정 마다 게재 거절 (reject) 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 편집장 심사에서 게재 거절 당하는 것을 editorial reject 혹은 desk reject 이라고 합니다. 보통 ' This manuscript is not satisfied to our journal scope.' 한마디와 함께 투고한지 3일도 안되어서 메일이 날아옵니다. (어느 교수님 말을 들었는데 투고하고 담배 피우고 오니 거절 메일이 날아와서 술드시러 가셨다고...)
표면상으로는 우리 저널의 연구범위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의미이지만, '우리 저널에 이런 허접한 논문은 받지 않는다.'의 의미가 강해서 desk reject당하면 연구자 입장에서는 굉장한 치욕입니다. 절치부심해서 연구데이터를 보강하고 같은 저널에 다시 투고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한단계 낮은 저널에 투고를 합니다.
네이처, 사이언스 등의 유명 저널은 편집장 심사에서 동료 심사로 넘어가는 것 만으로도 연구자들에게는 가슴뛰는 일이기도 합니다. 보통 마의 3일을 넘어가면 편집장 심사는 통과한 것으로 여기게 마련인데, 3주가 지나서 desk reject 당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담당 편집장이 2주간 휴가를 가서 일을 안했다나 어쨌다나... (이 교수님도 거절 메일 받고 술드시러 가셨다고...)
동료 심사로 넘어가게 되면 해당 연구 분야를 잘아는 다른 대가들에게 (보통 3-4인) 투고한 원고를 보내게 됩니다. 동료 심사는 보통 1-2달 정도 걸리는데, 저널마다 엄청 오래걸리는 저널도 많다고 합니다. 인문학 저널은 거의 년단위가 걸리기도 하고, 전자공학이나 컴퓨터공학 처럼 기술 발달 속도가 빠른 분야는 웹 상의 archive에 투고 전에 올려서 선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동료 심사가 끝나면 각 심사자들이 이 원고가 게재 가능한지에 대한 평가를 내립니다. 평가 기준은 무수정통과(Accept), 중대 개정 요구 (major revision), 일부 개정 요구 (minor revision), 게재 거절(reject) 등이 있습니다. 무수정 통과는 원고가 완벽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연구자에게 굉장한 영예입니다.
무수정 통과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심사자들의 comment를 모아서 편집장이 교신저자에게 보내는데 이 comment 대한 답변을 요구 합니다. 보통 45일 이내에 Response note를 작성하여 다시 수정된 원고와 함께 보내야 합니다. 보통 이 과정을 'under revision'이라고 하고 게재에 80-90%정도 다다른 상태입니다. 답변을 보고 편집장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면 바로 게재 승인 메일을 회신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다시 심사자들에게 답변을 보내고 comment를 받는 일을 반복 해야합니다.
게재 확정 후
게재 승인 (just accepted) - 온라인 출판 (in press) - 오프라인(책자) 출판 (publish)
온라인 출판만 하고 책자로는 출판을 안하는 저널도 있기도 합니다.
보통은 게재 승인이 된 원고 부터 논문(Research article 또는 paper)이라는 표현을 쓰고 연구과제의 실적에도 들어갑니다. 원고가 게재승인이 되면 DOI라는 논문의 고유번호를 발급받게 됩니다. 2000년대 초부터 인터넷이 전세계적으로 보급되고 나서는 이렇게 오프라인 미출판 논문들도 바로 볼 수 있도록 각 저널마다 ASAP manuscript라는 부분을 만들어서 최신 논문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추가)
Comment paper와 Response paper
논문이 출판되면 '반박 논문'이나 '조언 논문'이 투고되기도 합니다. 논문의 게재 심사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출판된 논문을 보고, 그에 대한 comment를 남기는 논문입니다. 보통 Comment on 'Research paper'라는 제목으로 출판됩니다. 또한 Comment paper를 받은 연구팀의 재반박논문 또한 투고가 가능합니다. 그렇게 되면 Response to "Comment on 'Research paper'''라는 제목으로 출판이 되는 형식입니다.
뱀발
'논문'이라는 글자를 180도 회전시키면 '곰국'이 됩니다.
대학원생을 통째로 넣어서 '곰국'마냥 푹 고으면 '논문'이 나오는거죠. ㅎㅎ
다음 주제는 아마도 저널과 평가기준인
impact factor에 대한 이야기를 쓸 것 같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