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있었던 일.
지인을 만나 투자 포지션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사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데, 그는 늘 내 투자 방법과 포지션에 토를 달고 잘못 되었다고 얘기를 한다.
그렇다. 만나면 불편했고. 기분이 늘 좋지는 않았다. 어느때엔, 그래 어디 한번 두고 보자. 수익율로 말해줄께. 이런 오기가 생기기도 했다.
웃긴건 그는 늘 이 과정을 거친 후 결국 투자를 한다는 점이었다. 그러고 나면, 희안하게도... 사무실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러 걸어갈 때 묘하게 더 강한 책임감과 다시 한번 머릿속으로 내가 놓친게 있나 복기도 해보고 이 트레이딩에 대해 좀 더 잘 지켜봐야겠단 생각을 가지게 되곤 했다.
언젠가 한번 왜 이런 게임을 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이전의 공격적인 태도가 아닌 세상 부드러운 목소리로 차분하게 얘기를 했다.
"게임을 한게 아니다."라고... 그는 단순히 내 조언에 "어떤 오류나 위험이 있는지 짚어보면서 단순히 더 듣기를 원했던 거다."라고 대답을 했다.
그의 투자 사고 방식은 단순하게 남의 말을 듣는 것보다 기본적으로 모든 투자 시장은 늘 높은 위험이 동반한다는 것을 염두하고 생각하는 타입이었다. 잃는것보단 지키는게 좋다라는.
이 대화로 나 역시 좋은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아닌거 같은데?" 하고 묻는, 또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많은 질문들을 먼저 하게 되는"...
과신은 과대평가하고 크게 부풀려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실수라는 걸 깨닫는 또는 의심을 하는 그 첫 타이밍에 "내가 틀릴수도 있다.",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라는걸 인정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이전 글 참고)
그래서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다 폭망하는 경우가 많다.
2006년에 300명의 펀드 매니져들에게 설문 조사를 했는데 무려 74%에 해당하는 222명이 스스로를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고 평균 이상의 직무 수행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평가를 했다.
나머지 26%는 성과가 평균이라고 대답했다.
2006년부터 2008년의 주식 시장은 앨런 그린스펀의 파생 상품 규제 완화 정책 덕분에 계속 강세를 보였었다. 모두가 계속 오를거라고 했다. 이 분위기와 다른 포지션을 갖는건 어렵다. 그 때를 거쳐 살아 나온 사람과 그 시절을 못 겪은 사람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
기본적으로 시장은 이기고 지는거에 관심이 없다.
다만 당신이 얼마나 이기는지가 중요하다.
2008년 9월말에도 많은 사람들이 강세장이 끝나지 않았다고 믿었다. 결과는 모두 아는 바와 같다.
이러한 행동 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전하는 2가지 조언이 있다.
"트레이딩 기술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현실적인 수익율과 목표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해라."
확정 수익을 강조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또 매매 포지션의 계획을 지키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이다.
재미있는건 매년 같은 설문 조사를 하는데 저정도 비율로 자신이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 답을 한다. 펀드 수익율이 시장 수익율을 따라가지 못하는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