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brianyang0912 입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세요!>
이제 막 20대 중반을 넘긴 나이, 어린나이에 유학길에 올랐지만 사실 이곳은 제가 원한 국가는 아니었습니다. 당시 가고싶었던 곳도 하고싶은 것도 많았지만 그것들을 모두 하지 못한채 실패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수 번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꾸역꾸역 잘 참아왔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일에 내성이 생겨 버티기 보단 그냥 적응하며 살고 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겨울연가라는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문화적영향력이 일본으로 확산되었고, 계속되는 드라마, 문화관련 컨텐츠의 수출로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제가 왔던 8년전 태국은 이미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많이 확산되어 있었고 덕분에 좋은 대접을 받으며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류라는 것이 퍼지면서 음반, 드라마 등의 관심과 애정을 넘어 동남아시아인들은 한국의 문화, 역사, 언어, 음식 등에 관심을 가지게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이러한 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피부로 체감하며 현지생활을 할 수 있었고, 실제로 지난 5년 전부터 태국에서 한식산업은 눈에띄게 눈부신 발전을 이뤄나가고 있습니다. 자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앞서.. 일본과 동남아시아 그리고 일식 (日食)
오늘 제가 먹은 점심 ! *(음료포함 6천원)
일본은 동남아시아에 일찍이 진출 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통합과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식민지 통치에 대한 원한으로 반일감정이 한때 동남아시아에 확산되기도 했지만, 일찍이 동남아시장의 잠재성을 보고 1960년대부터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 합니다.
현재까지도 동남아시아의 대부분의 역사,문화,경제관련 연구는 일본이 선두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가에서 지원하는 동남아시아연구소는 일본의 도쿄대학교의 부설 연구소의 규모보다 작으며, 일본은 일찍이 동남아시아의 인재를 자국으로 장학금을 주고 불려들여 일본의 역사, 문화, 언어, 경제를 가르치고 다시 그들을 고용해 동남아시아 시장 조사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자동차산업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로 인해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동남아시아의 많은 정부들은 일본기업들의 눈치를 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태국의 2011년 대홍수 당시 일본의 자동차공장이 물에 잠겨 많은 피해가 발생하자,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First Car Policy라는 것을 발표하여 태국內 (일본)자동차 산업을 촉진시키기도 했습니다.
현재 제가 다니는 대학교에는 매년 수백명의 교환학생이 오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일본학생입니다. 이들 모두는 현재까지도 사기업, 일본정부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동남아시아에 공부를 하러 옵니다. 반면, 한국과 중국에서 오는 학생들은 전체 교환학생들에 1%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저희학교 국제처 학장이 일본인인 것을 보면, 동남아시아 곳곳의 일본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일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일본이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을 하면서 일본의 문화가 동남아시아에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현재 겪는 것 한류의 확산은 일본이 아마 30~40년 전에 이미 겪은 것이지 않을 까 싶습니다. 자연스레 일본의 만화, 영화 등이 동남아시장에 확산되었고, 태국에서 가장 인기많은 제2 외국어중 하나는 일본어가 되었습니다. 거리 곳곳엔 일식집이 생겨났고, 태국 현지 기업이 일식을 로컬라이즈해 많은 프렌차이즈를 만들었습니다. 아마 태국여행을 오신분이라면 아시겠지만 태국의 백화점에 위치한 식당들을 보시면 대부분 일식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으실 것 입니다.
한류의 확산
태국에서 열린 한국 신선 농수산물 판촉 행사
사진출처: 한국 최우수 신선 농산물 K fresh zone 판촉 행사
운이 좋게 한류의 확산을 직접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류의 확산과 함께 자연스레 한국제품에 호감을 갖게 된 태국친구들은 매번 제가 한국을 다녀올 때마다 화장품 구매를 대신 부탁을 하기도 했고, 고가의 선글라스 (젠틀몬스터), 등 이런저런 부탁을 참 많이 들어줬던 것 같습니다.
한류의 확산의 레벨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단순히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영화만 좋아하던 사람들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현재 태국의 몇몇 대학교는 한국어학과를 따로 개설을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다시 한국기업이나 태국정부기관에 채용이되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지난 태국대사관에서 근무를 했을 당시에도 한국어를 정~말 잘하는 태국인들이 몇몇 있었고 그들은 실제로 한국학을 전공하신 분들이었습니다.
5년 전부터 한식이 빠르게 태국에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엔 현지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이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태국현지 기업이 한식을 로컬라이즈해 프렌차이즈로 태국 전역에 퍼뜨리고 있습니다. 현재 방콕에는 한식과 한국식 카페, 디저트가 곳곳에 있습니다. 제가 지금 살고있는 곳 맞은편에도 한식집이 2곳, 카페가 1곳 있으며 그 옆에 백화점엔 한식집이 4~5개가 넘을 정도입니다. 이제는 백화점에서 일식 뿐만 아니라 쉽게 한식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레스토랑을 떠나 한국식품(가공,냉동,즉석) 등에 대한 수요도 파격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제가 아시는 분은 태국에서 30년 이상 한국식품을 유통하고 계신데 한류가 확산되면서 사업 규모도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이로인해 현재 태국의 거의 대부분의 유통채널 (편의점, 대형수퍼마켓 등)에선 쉽게 한국식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무지, 김치, 떢볶이, 고추장, 라면, 된장, 초고추장 등의 제품을 한국과 비슷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태국에서 한국을 오갈때는 항상 먹을 것을 가득 채워 다녔는데 이제는 옷만 챙겨오면 됩니다. 나머지 필요한 것은 이곳 현지에서 구매하면 되니까요.
태국의 식품시장규모
태국의 식품시장규모는 세계 6위규모입니다. 많이 언급했지만 태국은 CP라는 거대 식품기업이 있습니다. 이 기업은 태국의 1등 기업으로 자산규모는 현대보다도 훨씬 많은 초우량 기업입니다. 냉동,즉석,신선,가공 식품 등을 전세계로 수출하고 있으며 한국에도 지사가 있습니다. 또한, 태국의 많은 초부호들은 식품과 음료업을 통해 돈을 긁어 모으고 있습니다.
또한, 태국에는 매년 THAIFEX라는 거대 식품박람회가 열리는데 세계 1위 규모입니다. 매년 전세계 식품기업들이 이 박람회에 참가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거나, 거래처를 찾고 있죠. 올해 타이펙스는 5월 말에 열릴 예정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벌써부터 다들 바쁜 모습이 보입니다.
또한, 태국은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선진국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규모로 봐도 그렇고, 문화적으로도 주변국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에 큰 영향을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태국에서 유행한 드라마는 주변국에 재 수출되기도 하며, 식문화까지도 많이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러므로, 사실 상 인도차이나 반도 시장을 잡기 위해선 태국시장을 잡아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국엔 CP라는 기업이 통신, 물류, 유통 등을 쥐고 있기 때문에 해외의 식품기업이 태국진출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한국의 식품 기업들이 태국을 잡고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하려하기 보단 베트남을 기점으로 동남아시아로 제품 유통 및 수출을 원하고 있습니다.
CJ 푸드빌의 비비고식당 동남아시아 진출.. 그리고 실패
저는 개인적으로 CJ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식품기업으로 출발해 1990년대에 문화기업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였고, 결국 현재 문화기업으로 재 탄생되었습니다. CJ는 지속적으로 문화관련 컨텐츠를 만들고, 한식 가공,냉동,즉석식품을 개발하고 만들면서 한국의 문화를 해외에 지속적으로 알리면서 한국의 국가이미지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사진출처: IT TIMES - 비비고, 패스트 캐주얼 식당 오픈
사실 저는 비비고 식당을 영국에서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지난 겨울 @jupal2와 2~3주가량의 유럽여행에서 여행 막바지 한식이 정말 그리웠고 네이버를 통해 수소문한 다음에 비비고 식당을 방문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실제로 그곳에 갓을때 비비고는 이미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영국 뿐만아니라 작년 10월을 기점으로 CJ 푸드빌의 비비고 식당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완전 철수를 하였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꽤나 안타깝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사를 읽어보면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의 거점으로 푸드빌의 비비고 식당을 퍼뜨리고자 하였으나 실패했다는 내용인데,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잡은 것이 판단 실패라고 생각을 합니다.
우선, 인도네시아 시장은 동남아시아에서 정말 중요한 시장임은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몇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선 인도네시아의 특징을 보겠습니다.
- 인도네시아는 2억가량의 인구가 있다
- 인도네시아는 G20 회원국이다
- 풍부한 천연자원이 있다.
기업들이 투자하긴 최적의 장소처럼 보입니다. 인구가 많다보니 시장규모가 클 것이고, G20에 드는 동남아시아에 유일한 국가이다보니 당연히 소비자의 구매력이 높을 것이라는 판단과,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겠죠.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또 다른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 이슬람 국가이다
- 지리적으로 섬이 많다
- 1인당 GDP로 따져보면 그 규모가 크지 않다
제가 볼때 이슬람 국가인 것을 무시하고 시장진출 한 것이 큰 실패의 원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여러번 인도네시아 사람들과 일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학술 컨퍼런스에서 행사 진행요원으로 많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을 관리해준 적이 있죠. 같은 동남아시아 사람들이지만 태국사람과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정말 다릅니다. 한가지 공통점은 한류를 사랑한다는 것이라고 할까요? 그러나 이러한 애정이 그들의 습관과 문화를 바꾸진 못합니다.
당시 50여명의 욕자라크타 대학교의 학생들이 저희학교를 방문했고 학술교류를 했습니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고, 인도네시아 학생 50명 전원 KFC를 먹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저희학교 캔틴에 식당은 대략 20개가 넘고 채식주의자 식단과, 심지어 무슬림 하랄 푸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KFC를 먹고 있었습니다. 즉, 그들은 타 식당을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KFC는 100% 닭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고, 이것이 100% 보장된 하랄식품이었기에 소비를 했지만 캔틴에 있는 다른 식품들은 신뢰를 할 수 없었기에 소비하지 않았던 것이죠.
제 생각에 이러한 문화와 종교가 결합된 이슬람이라는 종교에서 식품을 섭취하는 것에 맛보다는 근본적으로 종교가 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하랄 식단을 만들어서 제품을 판매한다해도, 그들에겐 어느정도 거부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만약 비비고 식당을 터키에서 열었으면 좀 달랐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무슬림들은 굉장히 보수적입니다. 이러한 종교적 문화적인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채 시장진출한게 결국 실패를 불러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국가의 국내총생산(GDP)가 높지만, 1인당으로 나눠보면 다른 동남아시아보다 낮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지역은 부자가 많을 것이고 어느 지역은 가난한 사람이 많을 것 입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는 도시 규모에 비해 놀랍게도 지상,지하철이 단 1개도 존재하지 않는 국가 입니다. 그러므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해보신 분이 있으시다면 아시겠지만 정말 이동하기가 힘듭니다. 이러한 것을 종합했을 때, 인도네시아 특히 자카르타에 1호점을 내고 운영하는 것은 오히려 더욱 제한적인 시장진출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동남아시아를 그냥 동남아시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남아시아의 각 10개국은 종교적, 문화적, 인종적, 언어적, 역사적인 특성이 다 다릅니다. 이러한 이해 없이 시장진출을 생각한다면 아마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저의 제안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굉~장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태국에서의 한류와 현지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 설명드리고 어떻게 하면 시장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다뤄보고 싶습니다. 글쎄요, 정말 제가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사용해보고 싶지만 그런 날이 올까요? (식품업계에 있으신분들은 댓글 남겨주세요^^!)
저의 제안책은 간단합니다. 동남아시아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CJ 푸드빌의 담당자였다면 인도네시아가 아닌 베트남이나 태국시장을 바라보고 진출했을 것 같습니다. CJ의 비전에 대해 읽어보았고, 2020년까지 CJ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것을 봤습니다. 아마 많은 식품기업, 또는 다른 산업의 기업들이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봅니다. 중국과 미국, 유럽시장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동남아시아를 놓칠 순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시장 진출에 앞서 충분한 시장조사와, 가능성을 판단하지 않고 시장진출을 하게 된다면 같은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므로, 충분한 현지 이해, 시장조사는 꼭 하세요!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연락주세요.
오늘도 쓰다보니 정~말 길게 썼네요. 오랜만에 정말 즐겁게 글을 쓴 것 같습니다 :)
사실 어찌보면 실패했던 제 시작, 원하지 않게 태국이란 나라로 오게 되었지만 이곳에서 또 다른 기회를 보게 된 것 같습니다. 현재는 이곳이 너무너무 좋고, 이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길 바래야죠!
모두들 즐건 일요일 저녁시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