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blackyo 입니다.
어제 저희 딸이 처음으로 직접 자기 이름을 썼습니다. 퇴근하고 아이에게 어린이집에서 뭐했냐고 물으니,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은 이야기 안하고, 이제 이름을 쓸 수 있다며 포스트잇에 이름을 써서 보여주었습니다. 아직 한글 교육은 안하고 있는데, 아마도 가방이라던지, 아이 물품에 붙어 있는 이름표를 보고 따라 쓴듯 합니다.
아이의 스펀지같은 흡수 능력은 참으로 놀라운 따름입니다.
그렇게 자기 이름 자랑을 끝내고서야, 어린이 집에서 견학 갔던 이야기 한참 재잘대며 이야기 해줍니다.
그러다가 연신 "아! 맞다!"를 외치더니 이렇게 이야기 하더군요.
"아빠, 제 원복을 수지(가명)한테 주고 가면 안될까요?"
"왜??"
*저희 가족은 차주 월요일에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갑니다
사연인 즉슨
어제는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견학을 갔다고 합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단체로 나갈때는 항상 [원복]을 입혀서 갑니다. 혹시나 아이들이 길을 잃거나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방지해서 나가기 때문이지요. 아이의 어린이집 친구중에 중국에서 온 수지(가명)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는 조선족인 부모님을 따라 자주 중국을 드나들기 때문에 미처 원복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원복을 사주지 못한 사연이야 차치 하더라도 모두다 원복을 입고 왔는데, 혼자만 입지 않고 왔을 그 아이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수지는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나만 원복이 없다>며...>
이야기를 듣고 원복을 예쁘게 포장해서 수지에게 주자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라고 딸을 꼭 안아주며, 착한 마음에 대해 칭찬을 하고, 갖고 싶은 장난감을 사주겠노라 약속을 하였습니다.
예쁜 마음은 응당 보상을 받아야지요 :)
딸 아이는 14년 3월생으로 이제 51개월 5살 입니다.
어린이들은 모두 천사라고 했던가요?
어떻게 이렇게 예쁜 마음을 갖고 있을까요?
누가 가르쳐 줬다고 해도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이 <나의 것을 남에게 나누는 것>임을 잘 알고 있는 저는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지금 아이의 나이는 자기 것에 대한 집착이 참으로 강할 시기이거든요. 그런 아이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실천하고자 하는데, 어쩌면 나는 다섯살 어린이 만도 못한 삶의 자세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많은 것을 배우며 자라는 어린 딸에게
오히려 제가 많은 것을 배우는 것 같은 요즘입니다.
넓은 세상의 많은 경험을 시켜주며, 많이 배우고 살게 해주고 싶은데... 걱정하지 않아도 잘 커나가는 것을 보니 뿌듯합니다.
<예쁜 마음을 갖은 예쁜 딸입니다!>
아이가 처음 쓴 자기의 이름과 예쁜 마음을 스팀잇에 박제 하여 두고자 글을 씁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