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31 수
나는 사람을 잘 믿었다. 지금은 알고도 속아 준다고나 해야될까? [그럴까? ㅋㅋ;;] 옛날의 나는 사람을 아주 쉽게 믿었다. 그러기에 나는 미신 등에도 쉽게 빠졌고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 갈팡질망했다.
당연히 어렸을 때부터 나는 종교에 관심이 많았다.
특별히 내가 종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라 해볼까, 아마 초등학교 1-2학년 때로 기억이 난다.
그 새끼꼬마애(ㅋㅋ;)가 무당집 아들이었나 모르겠다. [내 기억에는 나보다 한두살 나이가 많은 형으로 기억이 난다] 놀이터에서 잘 놀고 있던 나에게 4년 뒤인가 죽는다는 드립을 쳤다. [그 4자 숫자 쓸 때 돌아보거나 했나 뭐 아무튼 그런 이야기를 했었던 기억이 난다] 왜 나한테 그 드립을 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나는 뭘 알았겠는가, ㅋㅋㅋㅋ [지금 돌아보면 정말 그 새끼 꼬마애에게 욕을 안 할 수가 없다. 알지도 못하는 어린 꼬마에게 몇년 뒤 너는 죽을 것이다 이러면 그 꼬마는 얼마나 놀라겠는가. 아니 장난이라도 ㅋㅋㅋㅋㅋ 할말이 없다..]
빨간 타일이니 학교 동상이니 ㅋㅋㅋ 진짜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시달렸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실제로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가지만 몇번 공포를 느끼긴 했다. 엘레베이터 사고, 지금도 그 상황이 현실이었는지 아니면 악몽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ㅋㅋㅋㅋ
그 뒤(?) 당시(?) 나는 성당을 다니고 있었다.
[인과 관계는 잘 모르겠다. -.-; 일단 달란트 생각이 나는 걸로 봐서는 성당이 맞는 듯하다. 달란트 모아서 학용품 산다고 열심히 다녔는데 그 때 성경 공부를 좀 하기 시작했다.]
앞에도 말했듯이 귀가 얇은 나는, 나름 신앙심이 깊은 아이었다. 열심히 기도를 했고 성경 공부를 했다. 악몽을 꾸고 나면 주기도문을 외우고 기도를 했고, 기도를 하는 꿈을 꿀 정도였다. [ 중학교 때 나의 꿈이 성직자, 신부, 성당 청소부(?) 였을 정도 였으니 말을 마친다. ]
그 사건 이후 나는 정말 절실하게 신을 믿었던것 같다. 잦은 이사와 전학으로 시간은 흘렀고 약속되었던(?) 4년이 지났다. 그 해 나는 두려웠다. 뭐 그래도 이러저러한 바쁜 일들이 지나 년말이 되서야 그 4년이 떠올랐고 연말을 두려움에 떨면서 지냈다. 연말이라 하면 기독교의 큰 행사가 있지 않은가, 그 때도 정말 열심히 기도했다. 아마 이 때에는 교회를 다니고 있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무사히 그 4년이 지났고, 나는 그동안 성경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됬다. 성경 공부를 하면서 신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유일신과 다신교를 공부하고 세계 각지의 전승 신화 등을 접하게 되었다. 성경 공부를 하면서 성경의 모순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성경이 말하는 것을 곧이 곧대로 믿으면 말이 안되는 것이 너무나 많았다. 머리가 커져서 인지 성경 그 자체가 역사적, 신화적 사실이라는 것이 이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성경을 시작해서 유일신과 관련된 3 종교,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각자의 성경책을 보면 세 종교는 같은 신을 믿는데 왜 공존하지 못하고 서로 반목하며 살육하고 증오하는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후에 단순히 경전들의 내용이 아닌 그들의 얽히고 섥힌 이해관계와 역사적 대립을 접하고서야 조금 그들의 싸움을 이해할 수 있었다.
성경 자체에 대해서도 다시 보게 되었다. 구약과 신약의 '신'은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또 성경에서 그렇게 자주 나오는 기적들의 순간들은 현실 세계에서 찾아보기가 힘들거니와 터무니 없다고 느껴졌다. 그 때 부터 나의 시야는 기독교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유일신의 패러다임을 깨자
마침 그당시 유행했던 만화가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였나? 마침 그리스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때였고 나도 이제 다신교로 그리스 로마 신화와 힌두교의 신화들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다신교의 가장 큰 매력은 해당 신들이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자연현상 하나 하나마다 대응되는 신이 있고 그 신들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사랑과 갈등을 하고 심지어 죽기도 한다. 때로는 그 신들은 잔인하게 복수도 하고 증오도 하고 저주도 내뿜는다.
한참동안 다신교의 매력에 빠져 소설을 참 많이도 썼던 것 같다. 그러다가 길가메시 서사시를 접했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길가메시 서사시를 분석해 놓은 책을 만났다. 그 책을 통해 본격적으로 신학을 보게 된 것 같다. 신화는 4대 문명과 연관이 있었고 그 신화의 내용에 어떤 역사적 배경이 있었는지 무엇을 유추할 수 있는지 이런 시각들을 접했다.
그 뒤로는 종교가 종교로 보이지 않고 하나의 학문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 모든게 초등학교 6년 사이에 일어났다. [ 잦은 이사로 인해 어렸을 때 내 친구는 책이었다. 도서관의 책을 엄청나게 읽었다고 한다. 근데 소설책은 그 때도 잘 읽지 않은 듯하다....;; - 지금은 그렇게 다독하지 않는데....]
중학생이 되자 나는 철학, 그 중 논리학의 신봉자가 되었다. 그렇다고 성경이나 경전을 아예 무시한 것은 아니었다. 성경 자체가 그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내포하고 있다고 봤다. 동정녀 마리아니 물위를 걷거니 죽은 뒤 부활이니 이러한 것들은 메타포, 즉 어떤 것의 상징일 것이고 그 당시의 어떤 사건들 혹은 인물들과 역사적 이해적 관계가 얽혀 있을 것이라고 즉 그 자체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이제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철학 즉 논리학에 빠져 있던 나는 어느새 경전을 멀리하고 법전을 가까이 하기 시작했다. 법칙과 같이 논리적인 것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촌형이 사법고시생이었던 것도 아마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함무라비 법전부터 현대 민법, 상법, 책들을 대강 훝어봤다. 그런데 먼가 이상했다. 모순점이 보였다. 어떤 법은 너무나 가혹했고 어떤 법은 너무나 약했다. 당시 책들에는 판례도 같이 나와 있었는데 그 판례를 보고 더 헷갈리기 시작했다. 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법을, 어떻게 적용하는가에 따라서 판단의 기준이 달라진다. 혼돈이 왔다.
나는 법전을 버리고 수학책과 과학책들을 펼치기 시작했다. 내가 특히나 좋아했던 과목은 지구과학과 물리학이었다. 일단 지구과학은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것들에 대한 학문이었다. 산, 돌, 태풍, 구름, 비, 이런 것들이 왜 생기는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나는 과학을 신봉하기 시작했다.
과학에 대한 신봉은 대학에 올라가고 나서야 깨졌다. 대학을 졸업할 때 쯤 정서적으로 힘들었던 나는 다시 종교에 빠졌다. 이 때 나는 유불선+기독교에 빠졌다. 유불선을 공부하다가 유투브에서 도올 선생님을 접했고 그 분의 강의와 다큐멘터리, 책들을 수집하고 몇번을 읽었다. 또 거기에 모자라서 각종 유명 대학 교수들의 중국 고전 강의들, 불교 방송의 경전 강의들, 교회의 성경 강의들 등등 ㅋㅋㅋㅋㅋ 내 집의 책꽂이 한편에는 성경책과 나란히 꼳혀진 불경책들 또 그 책들과 나란히 꼳혀진 중국고전들이 있다. 엘리아데의 세계 종교 사상사 3권 ㅋㅋㅋㅋ
아 너무나 길어졌다. 나중에 왜 과학에 대한 신봉이 깨졌는지 유불선을 공부하게 된 계기 등을 정리해 보자. 과학에 대한 신봉이 깨진 것은 예전 잡담이나 백일장 등에서 살짝 밝힌바가 있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