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상] 유치원에서 학비를 좀 내달라는 읍소 편지가 왔네요 (2020.03.31)

둘째 아이가 다니고 있는 유치원(으로 번역하지만 정확히는 탁아소에 가까운 Daycare)에서 이메일이 왔습니다. 오는 4월 학비에 관한 이야기에요.

3월 중순에 메릴랜드 전체에 2주 학교 휴학령이 내려졌을 때 이 유치원도 닫았었습니다. 그 때 원장이 보낸 이메일에, '지금은 일단 2주 닫지만 우리는 3월 말에 열거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저는 그걸 보면서 4월 학비를 받겠다는 의지를 느꼈지요. 그런데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공립학교 휴학령은 4주 더 연장되었고, 심지어는 주 차원에서 강제로 모든 Daycare 휴교령이 내려졌습니다.

그래서 위 이메일이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어찌 될 지 모르니 일단 4월 학비를 내달라. 일단 반을 내면 이후 3개월간 10% 깎아주겠다. 만약 전체를 다 내면 앞으로 1년간 10%를 깎아주겠다...'

유치원도 유치원 나름 사정이 있겠지요. 건물 월세도 내야겠고, 선생님들 월급도 줘야겠고... 그런데 우리 둘째 아이는 원래 5월달 까지만 보내고 그만 둘 계획이었기 때문에... (왜냐하면 여름방학 지나고 9월부터는 학교가거든요) 제 입장에서는 못 나갈게 뻔한 4월달 학비를 내는 게 좀 그렇네요. 마법처럼 4월 중순부터 바이러스가 수그러들어서 모든게 정상이 된다면 당연히 반 내는 건 좋습니다만, 그러다가 만약 상황이 지속되어서 휴교령이 5월까지 이어진다면...? 생각해보면 아찔하긴 한데, 이게 가능성이 꽤 커보인다는 거죠. 5월달도 휴교령 하에 있으면 이 원장님은 어떤 제안을 할 수 있을 지, 참 답답하겠어요.

그런 말이 있죠. 미국인들은 월급 한달 치 저금도 없는 사람이 꽤 많다 (반 이상이다?) 저는 사실 이런 생활 습관이 이해가 안되어서 믿기 어려운데, (미국이 최근 실업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았잖아요. 베네수엘라처럼 실업자가 넘쳐나는 사회가 아닌데도 그렇다는 거죠. 버는 족족 쓰거나 빚에 허덕이거나 한다는 뜻이죠) 당연히 이런 사람들 비율이 높으면 이런 이상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흔들리는 사람들 수가 많겠죠. 그러니 정부에서는 서둘러서 사람들에게 현금 뿌리는 거구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미국 보건 책임자 파우치 박사의 말마따라, 시한은 인간이 정하는 게 아니라 바이러스가 정하는 것인걸요.

Fauci: 'You don't make the timeline. The virus makes the time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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