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완벽한 여행을 하기 위해 가장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는, 속도다.
세상 풍경은, 삶이 그렇듯이 모두 베일에 감싸여 있다. 한 도시를 하루이틀만에 다녀오거나 너무 빠르게 움직이면 베일을 젖히고 들어갈 여지가 생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른 풍경을 만나기 위해 길 떠난 여행자가 하나의 풍경만 지켜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같은 여행지를 다녀왔다고 해도 다른 감흥을 갖게 되는 경우, 그 이유는 여행자마다 다른 감성, 취향 등등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명확한 원인은 속도에 있다.
어쩌면 나라 혹은 지역에 따라 알맞은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이야말로 여행자가 향상시켜야 여행의 기술일지도 모른다.
완벽한 여행자가 된다는 것은 완벽한 속도를 안다는 것이다.
너무 빠르지 않게, 너무 느리지 않게.
베일 너머엔 다른 풍경이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