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결혼이라는 걸 하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너랑 결혼이라는 걸 하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 어떤 말에도 꿋꿋이 결혼따위는 하지 않을 거라던 나는, 너의 말 한마디에 그렇게 또 쉽게 무너졌었다. 그래, 우리가 좀 더 오래 만나면, 어쩌면 결혼이란 걸 할 수도 있겠지.
네가 내게 그런 말을 한 지, 그래서 나는 그런 생각을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우리는 그렇게 허망하게 헤어졌다.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던 시절처럼 철없이 굴지도 못 했다. 애써 덤덤하게, 이마저도 어른스러운 척, 꾸역꾸역 잘 정제된 문장들로만 마주했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미련 속에서 살고, 이 미련을 어디 꺼내보이지도 못 했다.
그렇게 갑자기 이별을 말하기 전에 그런 말이라도 하지 말지. 눈치 빠른 내가 알아서 마음이라도 정리하게 조금만 티를 내주지.
자꾸 미래를 상상하게 해놓고 갑자기 그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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