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16일, 그리고 4월 16일.
제가 스팀잇에 가입한 날짜와 오늘 날짜입니다.
일수로는 58일, 개월로는 정확히 2달이 되는 날이네요.
아침까지도 몰랐습니다 사실은, @stylegold님과 댓글로 대화를 나누다 어제까지도 50%를 밑돌던 보팅파워를 확인하러 steemd.com에 들어갔다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점심 시간에 @baejaka님의 아름다운 [낭독영상]글 읽어주는 여자를 들으며 이 사실을 알게 되고는, 아름다운 배작가님의 목소리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sunghaw님의 봄 멀미를 하는 날이라는 시의 내용 때문이었을까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스팀잇 가입 2개월의 감동이...
라기 보다는, 저희가 키우던 첫째 냥이를 떠나보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어요.
주의 : 혹시라도 고양이, 고양이의 죽음, 그리고 무엇보다 긴 글에 알러지가 있으신 분은 읽지 않으셔도 정말 괜찮습니다;;
귀여웠던 어린 시절
아기냥이 사료의 광고 모델같았던 첫째의 3개월 즈음. 사진:남편
저희 첫째아가는 페르시안 친칠라 종으로, 결혼 전 남편이 3개월짜리 아가를 지인에게 분양받아 데리고 오면서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모습도 예뻤지만 “원래 냐옹이들은 이렇게 천사인가?” 싶을 정도로 착한 아이였다고 해요. 너무 귀여워 장난을 치면 화를 낼때도 발톱을 숨기고 폭신한 앞발을 내밀어 아빠의 손을 밀어내는 정말 예쁜 아가였죠.
아빠랑 둘이서 지내는 한동안 여러가지 힘든 일도 겪었고, 알 수 없는 반항심(?)에 가출도 한번 했지만, 이틀 만에 무사히 집에 돌아오기도 했고요. 곱게곱게 자랐을것 같은 모습이지만 나름 냥이로써 고난의 길도 겪었습니다.
첫째의 리즈 시절
첫째의 리즈 시절. 아마도 8~9살 정도였던것 같습니다. 사진:남편
제가 자세히는 알기 어려운 시절의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고... 이건 어느날 미용을 마치고 돌아와 털이 없어 춥다고 침대를 차지하고 누워 나오지 않던 날의 사진입니다. 워낙 성격 탓인지 수줍긴 했지만,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주던 리즈시절이었죠. 털을 깎아놓으니 안그래도 큰 눈이 더 커 보이네요 ^^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지내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갑자기 첫째가 자꾸 침대 위에 쉬를 해 놓는 등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저희는 야단도 쳐 보고, 화장실 모래도 갈아줘 보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 봤지만 소용없었고 2-3일 새에 더 심해지더라고요. 그러면서 밥도 잘 먹지 않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바로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선고, 그리고 위기
만성 신부전.
고양이 들에게는 사형 선고로 알려져 있는 병이죠. 완치는 불가능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수의사 선생님의 선고가 내려지고... 치료의 목적은 완치가 아닌 생명의 연장이라고 알려주시며 앞으로 짧으면 6개월, 길어야 2년이라는 시간을 넘기지 못할 거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ㅠㅠㅠㅠ 원래 냥이들이 자주 걸리는 병이라 특별한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는 말씀도 들었고요. 밥을 전혀 먹지 않아 이러다 6개월이 아니라 6일도 버티지 못한다면서, 코를 통해 위까지 들어가는 파이프를 넣어 주시고는 신장질환이 있는 아가들에게 먹이는 캔 사료를 갈아서 주사기로 넣어주는 방법을 알려주셨어요. 그와 더불어서 매일 수액을 주사로 맞혀야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동물병원의 병원비는 장난이 아닙니다. 2-3일 입원하고 검사하고 치료를 받으면 7-80만원, 검사만 해도 2-3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데다, 질환의 악화를 늦추는 특별식으로 마련된 사료들은 가격도 만만치 않고요.. 더구나 수액을 맞추러 매일 병원에 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생각되었어요. 아기 때부터 데리고 다니던 병원이라 의사샘하고는 가까운 편이어서, 절망하는 저희를 보고 한 가지 방법을 제안하셨는데 수액을 사가지고 집에서 주사를 맞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50~100ml 씩 놔 줘야 하는 것이었어요. 다행이 냥이들의 목덜미 부분은 혈관이 없고, 수액은 혈관주사가 아니라서, 목덜미의 피부를 잡아당겨 주사를 놓는 방법까지 자상하게 알려주셨습니다.
고비는 넘긴 것 같다고 하셔서 일주일도 안 되는 사이에 몸무게가 반으로 줄어버린 첫째를 집에 데리고 와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말할 수 없이 슬펐는데, 남편은 절망 수준이었어요. 매일 수액을 어떻게 놔 주냐면서... 자기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고 하더군요. (오해하실까 말씀드리면, 남편은 저를 만나기 전에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몇 년을 요양생활을 하시면서 그때 매일 주사를 놔 드렸었다고 해요. 하지만 결국 아버님은 돌아가셨고 그 이후로 주사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걱정하지 말라고, 내가 매일 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주사 맞는걸 좋아하는 사람도 없을텐데 동물은 오죽하겠습니까 @_@ 주사 맞을 시간만 되면 구석으로 숨어버리기 일쑤고, 겨우 끌어다가 맞히는 도중에 몸부림치고 뛰쳐나가는 일도 여러 번 있었지요. 수액이 너무 빨리 들어가면 안 되기 때문에 천천히 들어가게 조정을 해 두면 주사 시간이 바늘 굵기에 따라서 빨라도 5분 정도는 걸렸던 거 같아요. 그동안 아가를 붙들고 있는 것도 보통일은 아니었습니다. 한번은 실수로 혈관을 건드렸는지, 한밤중에 주사를 맞고 나서 삼십분 동안이나 수액이 섞인 피를 흘리고 다녀서 기겁을 하기도 했고요. 아무튼 일주일 정도 해 보고, 하루에 두 번이라는 횟수는 첫째에게 너무 큰 스트레스라는 것을 알게 되서 하루에 한번, 100~150ml로 양을 조정해서 맞추게 되었습니다.
밥을 먹이는 것도 보통일은 아니었어요. 고형 사료도 있었는데, 입도 대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물과 섞은 캔사료를 믹서로 갈아 체에 두 번 거르고 나서 (왜냐하면 코로 삽입한 관이라 굉장히 가늘었어요. 중간에 막히지 않게 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주사기로 3시간에 한번씩 50ml정도 먹여야 했는데, 차가와도 안되고 뜨거워도 안되고, 아마 분유를 타서 아가에게 먹여본 분들은 온도 조절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실 겁니다. 게다 이물질이 코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냥이는 엄청 싫어했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 씩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그렇게 2주를 보내고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받았는데, 정말 다행히 많이 좋아졌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스트레스 받는 것 같으니 코에 넣은 관을 일단 빼고 사료를 먹이면서 수액을 잘 놔 주라는 말씀을 듣고 데리고 왔고, 정말 고맙게도 첫째는 그 사료를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맛있게 먹어 주었습니다. 신장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단백질과 인의 양을 줄인 K/D사료였는데, 갈아서 주사로 넣어주던 캔으로 된 것은 먹지 않더군요. 빈혈이 심해 처방해 주신 철분제를 사료에 넣어주면 꽤 잘 먹었습니다. 의사샘이 이걸 먹지 않으면 큰일이라고 하셔서 정말 걱정이 많았는데, 가슴을 쓸어내렸죠.
사실 가장 가슴아팠던 것이, 아프기 직전에 미용을 해서 긴 털을 짧게 깎아 주었었는데 단백질을 줄인 사료라 털이 예전처럼 잘 자라지 않을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예쁜 털이 자랑이던 첫째의 모습은 듬성듬성 풀이 나는 잡초처럼 털이 나다 말다 하는 몰골(?)로 변했습니다. 그래도 밥을 잘 먹고 주사를 잘 맞아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다행이도 6개월 쯤 지나니 털이 꽤 그럴 듯하게 자라났고 다시 예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그렇게 매일매일이 지나갔습니다. 그래도 사료를 주사로 주입해 줘야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었고, 매일 저녁이면 첫째를 안고 수액을 놔 주면서 저희 딸을 안고 분유를 먹이던 기억이 새삼 나더군요. 그러면서 저는 첫째랑 정말 많이 친해졌어요. 그 전에는 아빠하고 훨씬 더 친했고 저는 거들떠 보지도 않을 정도로 그냥 밥 주는 집사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았는데, 이제야 엄마로 인정을 한 것 같았습니다.ㅎㅎ 밤에 자려고 누우면 뛰어와서 아빠 가슴으로 올라가던 녀석이 이제는 저한테 먼저 올라옵니다. 잠들 때 까지 가만히 앉아서 저를 바라보고 가끔은 얼굴도 쓰다듬어 줍니다. 참 행복했어요.
2주에 한번, 좀 괜찮다 싶으면 한달에 한번은 가서 검사를 받아야 했고, 주사 맞기 싫어 도망다니고 쫓아다니는, 톰과 제리의 모습을 연출하는 날들이 계속되었지만 저는 정말 첫째를 보내던 날 까지 딱 하루(밤 새고 프로젝트 서류 정리하다 잊어버려서 ㅠㅠ)빼고는 매일 수액을 놔 줬습니다. 이것이 첫째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아프기 시작했던게 2015년 겨울이 시작할 즈음이었으니까, 그때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2년이 지나가고 있었던 셈이죠. 2주마다 진행하는 검사의 수치는 간혹 아주 좋게 나오고, 간혹 나빠지고 해서 애간장을 태웠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며 위로를 해 주셨기 때문에 평소에는 예전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그동안 고양이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라는 이사라는 일도 겪었고, 이사 후 많이 힘들어 했지만 다시 활력을 되찾아 새집에서 적응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첫째를 보내며
올 들어서면서부터 첫째의 건강이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활력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잘 움직이지 않으려고 하고... 고양이 나이 15살이면 노인에 해당하는 나이니, 당연한 일이라고는 해도 지병이 있기 때문에 안심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정기 검진이 있어 병원에 갔는데, 신장 수치가 아주 급격히 나빠졌다고 하더군요. 빈혈도 심해졌고요. 의사선생님이
“그동안 정말 잘 돌봐 주셨어요. 2년 전에 수치가 정말 나빠서 이렇게 까지 오래 견딜 수 있을지 몰랐었습니다.”
라는 말씀을 하시는 눈빛이 이제는 마음의 각오를 해야 될거라고 알려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져 건강한 둘째까지 병원에 데리고 가서 정밀 건강검진을 시켰어요.(다행이 둘째는 아주 건강하네요. 다만 체중이 너무 늘어 뚱냥이 진단을 받고 다이어트 중입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어요. 다시 예전처럼 발랄하고 건강하게 집안을 누비고 다닐 수 있을 줄로만 알았어요. 하지만 나이 탓인지 회복이 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수액 양도 늘리고, 철분 주사와 철분제도 열심히 먹였지만, 수술로 고칠 수도 없는 병이라 저희도 그냥 하늘에 맡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도 뭔가 직감을 했던거 같아요. 평소에 사진 찍는 것을 귀찮아 하는 편이라 그렇게 귀여운 첫째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않았었는데, 시간 날때마다 핸드폰을 들고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고..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모습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1월 말쯤,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아빠 옆에 앉아서 가만히 아빠를 바라보며 눈빛을 교환하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또 핸드폰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아빠... 나 없어도 엄마랑 행복해야해. ㅠㅠㅠㅠ 사진: 씽키
눈빛이 얼마나 애처롭고 간절하던지, 사진을 찍으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남편이 왜그러냐고 하길래 얼른 눈물을 닦았어요. 며칠 후부터 자꾸 구석을 찾아 들어가고 밥도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몸무게가 빠졌는데 다행이 그때는 집에서 쉬던 기간이었고, 특별한 미팅이 없으면 거의 집에 있는 시기였기 때문에 계속해서 억지로라도 조금 먹이고 돌봐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컴퓨터 앞에 앉아있으면 어느새 무릎에 올라왔다 자판기 위에 앉았다 모니터를 막곤 하던 첫째가 옆에 붙어있지 않으니 마음이 허전하고 아팠어요.
그때는 시간이 남아돌다 보니, 이것저것 해 보다 그동안 궁금하게 생각했던 스팀잇에 가입하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고 가입하고 기다리는 동안 여기저기 사이트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읽어보고 있었습니다. 가입을 했던 날은 첫째가 많이 아파 병원에 가던 날이었습니다. 의사 샘은 아무 말씀을 안하시더니 짧게 한마디 말씀하시더군요.
“많이 괴로워하면 데리고 오세요. 보고 있기 힘드실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아실겁니다. 안락사를 말하는거죠... 많은 견주 혹은 묘주들이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마지막을 보내면서 어떤 처치도 해 줄수 없는 경우 이 길을 선택하십니다. 어차피 가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고통을 덜어주고 싶어하는 마음일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다시 집에 데려왔고... 주말이 되었습니다. 병원 문을 닫을 시간부터 첫째는 거의 누워서 일어나지 못했어요. 밥도 물도 먹지 않고 누워만 있었습니다. 주말을 내내 그렇게 앓더니 월요일 새벽에 버둥거리면서 아빠를 찾더라고요. 아빠가 안아주고 얼마 안되서 조용히 숨을 거두었습니다. 주말 동안 24시 응급병원에라도 데려갈까 몇 번 고민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단 일분이라도 더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요. 어떤 분들은 주인의 욕심이라고도 하시더군요. 하지만 알지도 못하는 의사선생님께 첫째의 마지막 보내는 길을 맡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많이 울어서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는데, 아침이 되어도 차마 화장터에 데려갈 수가 없었습니다. 평소에 자던 모습 그대로, 정말 아무 변화도 없이 평온하게 천사같이 잠들어 있었기 때문에 그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한나절을 그렇게 넋 놓고 있다가 다니던 병원에 전화로 사실을 알리고 화장터로 데려가 먼 길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스팀잇에 발을 담그다
며칠 동안은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약간 정신나간 사람처럼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었어요. 그때 스팀잇 글들 많이 읽었습니다. 뭔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을 둘 곳이 없었습니다. 자식처럼 생각하고 키웠던 아가였기 때문에 너무 가슴이 아팠고 아무 의욕도 없었습니다. 주변에는 고양이 한 마리 보낸 걸로 뭐 그리 유난을 떠냐며 “그냥 아무거나 한 마리 더 사다가 키워~” 하면서 핀잔을 주는 분들도 계셨는데, 진심으로 관계를 끊고 싶은 마음까지 생기더군요.
둘째가 있어 그래도 아직은 견뎌 봅니다. 하지만 새로 아가를 입양해야 겠다는 생각은 아직 하지 못하겠어요. 첫째가 잘 다니던 길목에서 아직도 휘리릭 지나가는 꼬리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만 같습니다. 잠자리에 누우면 첫째가 뛰어와 폴싹 하고 가슴 위로 올라앉을 것만 같습니다. 뭔가 연상되어 떠오르는 것이 있으면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드디어 가입 승인 메일이 왔지만 그야말로 글 쓸 기분이 아니라서 빈둥거리며 눈팅만 하다가 가입인사를 남겼는데 의외로 너무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맞아 주셨고, 마음 붙일 데 없는 처지에 스팀잇은 이렇게 저의 첫째 자리를 대신해 주는 마음의 의지처가 되었습니다.
글을 마치며
다른 분들은 가입 2개월 기념 글을 쓰신다면, 그간 스팀잇에서의 소회, 활동 이런것을 올려주시는데 뜬금없이 고양이 이야기를 올려 죄송합니다. 가입 1개월 시즌에는 해킹사건으로 떠들썩하게 피드를 장식하는 바람에 아무 글도 남기지 못했었는데, 오늘 뒤늦게 배작가님의 낭독영상을 들으며 평소와는 어울리지 않게 감성마인드가 생기는데다, 첫째를 보낸지 벌써 두달이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떠올라 이렇게 포스팅을 해 봅니다.
그때 스팀잇이 없었다면 그 허전하고 아픈 마음을 어디서 달랬을지 모르겠습니다. 남편의 원망도 많이 들었어요. 어쩌면 그렇게 컴퓨터만 하고 있느냐고... 하지만 저도 마음이 성치 않으니 남편을 위로하고 앉아 있다보면 같이 슬퍼져서 그렇게라도 극복하려고 노력한거였고, 그 후로 해킹사건 까지 겪으면서 스팀잇에 정착하게 되었단 생각이 듭니다.
그간 몇번 첫째 이야기를 써볼까도 생각했는데 너무 많이 울것 같아서 이제야 한번 써 봅니다. 그간 @realsunny님이나 @zzoya님과 몇번 댓글로 냥이 이야기를 나누며 혼자 울기도 하고 가입하면서 둘째 자랑을 한번 해 봤지만, 반려묘 이야기를 주제로 한 포스팅은 처음이네요. @jamieinthedark님이 활성화를 위해 애쓰시는 #kr-pet 태그에 제대로 냥이 이야기 글도 한번 남겨보고 싶었고요.
두 달이 지났는데 여전히 어제 일 같이 가슴이 아프네요.
창밖을 내다보니 날이 이렇게 좋은데 이제 고만 울어야 겠습니다;;
첫째 아가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글이 또... 지나치게 길어졌네요.
언제 쯤 이 고질병을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읽어 주셔 감사드립니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