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 스팀만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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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사치의 끝은 도박?


순조롭게 완공되고 있는 내 카페를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와 잔잔한 바다를 보며 나만의 글을 쓰는 단조로운 일상이 반복되었다. 언젠가 완성도 높은 글을 쓰고 영화로 만들어지고 천만 관객을 넘는 소소한 꿈을 꾸며 집필활동을 하였다. 예전에는 손에 잡히지 않는 꿈이었지만 내가 투자자가 될 수 있으니 금방이라도 이룰 수 있을 거 같았다.
여유롭지만 약간이나마 지루한 일상이 계속될 때 스팀잇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러시아 Meetup을 공지합니다.]
-스팀이 오르기까지 열심히 활동해주시고 좋은 글들을 써주신 분들에게 보답하고자 소소하게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함께 응원하면서 즐겼으면 합니다. 모든 비용은 제가 부담하니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동 방법 : 전세기(인천국제공항)
밋업 기간 : 2018년 6월 17일~ 7월 16일
(밋업 기간 동안 러시아-한국 비행 편을 매일 제공하니 편하게 한국으로 돌아가셔도 다시 러시아로 오셔도 좋습니다.)
숙소 : 5성급 호텔을 제공합니다.
참여방법 : 그저 참여 의사만 밝혀 주세요. (2018년 5월 이전 가입자들만 참여 가능합니다.)

스팀 초기 때부터 활동하던 범고래의 밋업 공지였다. 많은 뉴비들이 정착하기 쉽게 도와주고, 좋은 글에는 보유한 스팀 파워를 상관하지 않고 보팅을 마다하지 않던 스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고래였다. 그런 고래가 월드컵 밋업을 공지했고 내가 잠깐 구매하려고 하였던 전세기를 제공한다고 하였다. 들어가는 돈이 한두 푼이 아닐 건데 정말 대단한 이벤트였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그렇게 고래 입장에서는 그렇게 부담되지도 않을 거 같았다. 내가 가진 스팀의 10배 아니 50배가 넘는 양을 보유한 범고래. 1조가 넘는 자산을 가지고 있는 거부로써 이 정도 출혈을 셀프 보팅 한 번으로 회복될 것이기에 ... 나도 부담 없이 참여 신청을 하였고 센스 있게 풀보팅을 눌렀다. $3000이 찍혔지만 정말 새 발의 피였다.

며칠 후 러시아 밋업 출발일이 다가왔고 내 애마인 X5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하였다. 비행기를 타고 가면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었지만.. 평소에 장거리 운전할 일이 없기에 비싼 돈 주고 산 차량을 자랑하고 싶어서 직접 끌고 인천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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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장소인 공항 VIP 라운지에 도착하니 50여 명 정도의 사람들이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서로 그룹을 이루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 중 반가운 얼굴들이 보이자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라자르 어서 와! 역시 축구하면 네가 안 빠질 줄 알았어."
"오랜만이다 아시나요 ㅋㅋ 닉네임으로 부르니깐 어색한데 실명으로 부르는 건 어때?"

가즈야에서 친해졌고 현실에서도 몇 번 만난 적 있기에 나이가 달라고 자연스럽게 반말이 나왔고 편한 대화가 이어졌다.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사람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인맥을 쌓아갔다. 어느덧 비행시간이 다가왔고 모두들 전세기에 올라탔다. 비행기는 빠르게 러시아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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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과 스웨덴이 경기가 열리는 당일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
경기가 가장 잘 보이는 상석에 앉은 50여 명의 한국 스티미언들은 월드컵의 뜨거운 응원 열기에 점점 빠져들었다. 아무래도 러시아도 유럽이라 그런지 관중 대부분 스웨덴 혹은 러시아인이었지만 적은 수에도 대한민국 국민들의 응원은 정말 뜨거웠다. 그렇게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경기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옆에는 어느새 특유의 친화력으로 절친이 된 아시나요가 앉아있었다.

"라자르, 넌 어느 팀에 걸었어?"
"나는 한국 승에 걸었지 예선에서 2승 1무 한다는데에 무려 10만 원이나 걸었다! 이것이 애국 배팅이 지 하하 하하"

옛날에는 응원하는 팀에 그저 소액으로 천 원씩 걸던 거에 비하면 10만 원은 100배가 큰 금액이었지만 내 자산은 만 배가 되었기에 여전히 소액 배팅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거 맞춰도 얼마 안 되겠네, 나는 오늘 무승부에 500만 원을 걸었지. 내촉을 믿는다! 대한민국 스웨덴 둘 다 파이팅!"
"500만 원? 10만 원이 제한 아니야? 혹시 불법 토토 하는 거야?"
"에이 먹튀당하면 누구 좋으라고 불법 사이트를 이용하겠어? 외국 베팅 사이트를 이용하는 거지 무려 스달로 도 결제가 가능하다고 금액 제한도 없고 너도 한번 이용해볼래? 아직 경기 시작 전이라서 가능해"

아시나요의 설명을 듣고 관심이 동한 나는 한국이 승리한다는데에 똑같이 500만 원을 걸었고 배당은 3배였다. 더 큰돈이 걸려서 그런가 내 응원의 목소리는 더욱더 커졌다.
경기가 시작되고 초반부터 양 팀은 치열하게 공방을 지속했다. 하지만 형세는 점점 한국이 밀려가고 있었다. 선수 개인 기량 차이도 있었으며 한국 선수들의 실수들도 잦아져 경기장에서 탄식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렇게 스웨덴의 강력한 공격을 다시 한번 막아낸 한국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라르손 선수의 중거리 슛이 김승규 선수가 막았고 바운드되 공은 기성용 선수 앞으로 떨어졌다. 동시에 손흥민과 황희찬, 이승우가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고, 기성용 선수는 손흥민과 황희찬을 마크하기 위해 텅 비어버린 왼쪽을 향해 롱패스를 날렸다.하늘에서 날아가는 공을 향해 이승우 선수가 뒤늦게 달려갔고 가까스로 잡아 뻥 뚫린 골문을 향해 공을 이끌고 달려갔다. 그걸 막기 위해 스웨덴의 수비수들이 뒤늦게 이승우에게 달려들었지만 그 사이에 마크가 없어진 손흥민에게 이승우의 패스가 연결되었고 아주 편안한 자세로 골로 연결했다. 아주 교과서 같은 역습이 성공하였고, 한국을 응원하던 모두들 환호를 질렀다. 오로지 아시나요만이 쓴웃음을 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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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골을 넣은 이후로 스웨덴이 강공을 계속하였지만 정말 가까스로 아니 기적처럼 공격을 막아 내었고 경기는 1 대 0 한국의 승으로 마무리되었다. 내 지갑에는 15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 들어와 있었다. 내가 보팅으로 얻는 하루 수입보다 적은 돈이었지만 뭔가 나를 자극하는 그런 기분이었다.
남은 경기에서 멕시코 전 2:0으로 패배, 독일 전은 1:1 무승부를 기록하였다. 대한민국은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골 득실로 아쉽게 16강 진출에 실패하였지만, 내 베팅은 2승 1패로 순조로웠다.


다음편에 계속

스팀만배 1편
스팀만배 2편
스팀만배 3편
스팀만배 4편
스팀만배 6편


주인공을 도박에 빠지게하는 아주 더럽게 나쁜역할로 흔쾌희 출연해 주신 @asinayo 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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