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0 오랜만이다.

글을 쓰면서 돈을 벌 수 있다기에 찾은 것이 맞다. 그러나, 스팀의 시세가 곤두박질 친 이유로 그간 글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냥, 이런 저런 이유로 아직 내가 불안한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알 수 없는 말로 핑계 삼는다.

#1 퇴사

지난 날, 거위의 배를 가른 어쩌고로 시작했던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퇴사 처리가 되고 난 후, 2개월하고 6일차다.

#2 구직 활동

구직 시장에 올려둔 나는, 아직 꽤 잘나가는 상품인 듯 싶었다. 생각보다 많은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아서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세계 유수의 호텔의 채용 담당자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연봉을 불렀다. 내가 아니라도 그만한 IT 직군과 역할이라면 응당 그래야만 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경영진들은 IT를 홀대 한다. 나의 높은 호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나에게 몇차례의 딜을 해왔다. 안타깝게도 간극을 좁히지 못한 나와 그는 영영 이별하고 말았다.

또 다른 기업에서는 1차 면접 이후 고사한 나에게 계속해서 회사의 사장이 만나고 싶어한다고 연락이 왔다. 그러나, 면접간 큰 깨닳음을 얻은 나는 정중히 거절했다. 내가 욕심낼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맡게 되더라도 능히 해 낼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이번만큼은 조금 더 겸손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3 새 생명

집사람과 함께 살기를 만 3년이 다 되어 간다. 만 2년이 넘고 부터는 그 사람이 잠든 모습을 볼 때마다 그렇게 내 마음이 짠해질 수가 없었다. 혹여, 내가 없는 그 혼자만의 삶을 상상해야한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이 될지를 생각해 보았다. 그 없이 홀로 남은 나의 여생 또한. 그 보다 큰 형벌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처음으로 아이를 가지기로 마음을 먹었고, 이후 정확히 12일만에 임신을 확인했다.

#4 사람

오늘, 이전 직장에서의 사람들 연락처를 하나씩 지워봤다. 그리고, 카카오톡에서 차단을 하고 다시 차단해제를 해봤다.

그 누구의 이름도 나타나지 않음을 확인했다.

그들 덕분에 분명한 한 가지를 깨닫게 됐다.

"정의가 없는 의리에 현혹되지 말라."

#5 이사

3주 전에 이미 채용을 확정지었다. 오랜만에 밟는 고향땅이다. 휴가와 명절을 제외하고서. 삶의 터전으로서 말이다. 오늘 공인 중개사를 찾아서 집을 내 놓았다. 내일, 당장 급한 짐만을 싸서 부산으로 내려갈 것이다. 당분간은 처가에서 더부살이를 하겠지만, 조만간 집을 살 것이다. 다만, 지금 이곳의 부동산 경기가 워낙 불황인지라 언제 팔릴지는 모르겠다.

#6 당신들이 그리웠다.

그럼에도, 오늘 고작 이 정도의 글만 덩그러니 남긴 채 또 언제가 될지 모르는 기약을 할 생각이다. 그때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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