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교통수단이란 의미는 사뭇 다르다. 대중교통의 활성화로 어디든 두다리만 있으면 가는 한국은, 개인교통수단이란 한마디로 편의성과 과시용이다. 하지만 제대로된 대중교통수단 따위 없는 미국에서 Vehicle이란 의미는 사뭇 다르다. 하루에 기본 한시간, 많게는 두시간씩 운전하는 미국인들에게 탈 것이란 삶의 일부분이다. 그러면 오토바이가 미국인들에게 있어서 더욱 깊게 파고든, 삶의 관여된 문화인가? 결론은 '아니다'이다.
-오토바이 부품과 역사로 장식한 플로리다의 어느 맥도날드
좁은 공간을 마음껏 휘저을 수 있는 오토바이의 특징을 극대화 시킬수있는 한국은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퀵서비스, 짜장면 배달같은 직업을 시작으로 단순히 일상에서의 일탈 등 자동차와 다르게 한국에서 바이크는 오히려 자동차보다 삶에 밀접하게 관련되있다. 그럼 미국은? 미국은 정반대이다. 한국처럼 자동차란 개념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그들은 뉴욕같은 왠만한 대도시 아닌 이상 자동차가 1인1대. 그뿐인가, 땅도 어지간히 넓어야지! 일탈을 꿈꾸며 스쿠터 한대로 전국을 돌아다닐 수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오토바이로 전국투어를 하려면 최소 중대형 바이크가 아니고서야 꿈도 못 꾼다. 차가 있는 그들에게 오토바이란 약간의 사치로 즐길거리. 그뿐이다.
-바람막이도 없이 막 산 오토바이로 떠났던 초봄 1박2일 여행. 얼어붙는 거센 바람에 내 몸은 감각이 없어졌고,다시한번 나는 내가 멍청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미국은 오토바이에 열광하는가? 그것은 한국이 줄수없는 광활한 땅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바이크를 타봤으면 못 잊는 그 고동감을 미국은 도시 한복판만 벗어나면 몇배로 원없이 즐길 수있기 때문이다. 끝없이 펼쳐진 수백마일의 트랙을 스포츠바이크로 달린다 상상해보라. 크루즈바이크와 함께하는 록키마운틴의 산자락은 또 어떠한가.
-흔한 미국의 늦은 오후. 라이더들을 위한 무대가 아닐 수 없다.
미국에서 오토바이란 골프, 스키같은 하나의 스포츠 문화이다. 선입견도 없어서 남녀노소 나이구분없이 즐긴다. 미국에서 참 인상깊었던 것이 나이든 라이더분들은 배우자를 태우고 여행을 간다거나, 아들과 함께 도로위를 누빈다거나 하는 것이다. 그렇게 손자, 손녀들도 바이크여행을 가겠지? 라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참 푸근해졌다.
-자기 아들의 오토바이 Drive License를 하러 함께 왔었던 미국 할아버지.
나는이제 막 그런 미국 오토바이 문화에 발을 담군 새내기다. 자전거도 못타던 나였기에 고생도 참 많았고, 할말도 많다. 나는 그런 산전수전 다 겪었던 내 일상과 더불어 미국의 오토바이문화 이야기를 써보고싶다. 할 말 다해보길 소원해본다.
-티끌 모아 산 나의 두번째 바이크. 이녀석과 Route 66를 건너와 후기를 쓰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