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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버블, 그리고 붕괴] 6) 버블 붕괴, 그 시기를 알려줄 단서들
서커스단의 코끼리는 조그만 말뚝에 매여 있을 뿐인데 달아나지 못합니다. 아주 어린 코끼리였을 무렵, 힘이 없어서 조그만 말뚝을 아무리 해도 뽑지 못한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 실패의 기억에 사로잡힌 코끼리는 힘이 세지고 커진 뒤에도 달아나지 못합니다.
조금 더 지나면 코끼리는 사슬이 걸려있기만 해도 말뚝이 있는 일정 반경을 벗어나려 하지 않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사슬을 보기만 해도 말뚝이 연상되고, 말뚝은 달아날 수 없다는 것을 연상시키기 때문이죠.
자신의 선입견을 확증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찾는 경향을 심리학적 용어로 확증 편향이라 부릅니다. 시끄러운 파티장에서도 자신을 부르는 이름은 똑똑히 들리는 칵테일 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 역시 자신이 알고 있거나 기대하는 정보를 인식하고, 무의식적으로 그런 정보에 집중하는 경향이 인간의 심리 기저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예상대로 거래소 폐지와 같은 극단적 사태는 없었습니다
이런 확증편향의 사례는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지만, 특히 우리가 쉽게 휩쓸리기 쉬운 것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강력한 투자/투기 시장에서 도드라지게 드러납니다. 그다지 좋아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한강에 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흔히들 실패를 범하는 이유가 이런 확증편향으로 인한 정보 수집의 실패 때문입니다.
부동산 투자자들도, 주식 투자자들도, 암호화폐 투자자들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쥐고 있는 것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내릴 것이라고 생각하면 거기에 해당하는 근거만을 만들어 붙이게 됩니다.
금일 있었던 정부 발표안을 볼까요? 저는 꾸준히 법무부와 기재부는 줄다리기 중이며, 궁극적으로는 큰 이슈가 없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컴플라이언스 발표 정도로 그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이는 양쪽의 이론을 모두 듣고 교차검증하여 내린 결론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흐름은 어땠습니까? 법무부의 강한 멘트를 통해 일단 한번 시장이 망할 것이라고 생각해버린 사람은 무조건 휩쓸리게 됩니다. 그 어떤 호재도 들리지 않죠. 당장이라도 한국 암호화폐 시장은 망하고 내가 거래소에 입금한 돈은 찾지 못하게 될 것이니 빨리 손절해버리고 싶어집니다. 마음이 급해지고, 심장은 가빠집니다.
다 팔고 난 뒤에야, 차트를 보면서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게 되죠.
이런 문제를 예측 못하고 원룸에 투자했을까요?
부동산은 어떤가요? 한국 부동산은 불패, 얼마 투자로 꾸준한 월세 수입, 노후자금 확보 이런 달콤한 말에 휩쓸려 충분한 시드머니나 출구전략 없이 무리한 레버리징을 통해 갭 투자를 한 사람들은 과연 다가올 인구 문제나 연령층 변화, 그리고 소득 이동등에 대해 고려한 바가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암호화폐도 똑같습니다. 단기적인 흔들림도 흔들림이지만, 장기적으로 소위 '존버'하면 무조건 이긴다는 전망 역시 확증편향의 오류에 빠지기 쉬운 믿음입니다. 우리는 시장의 흐름, 특히 국가 경제들이 어떻게 흔들리고 어떻게 변화 해 나갈지를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런 지적 성실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틀을 깨기 위한 강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남들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비난받을 때도 그에 맞설 수 있는 논리가 필요하며,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되면 올바른 답을 찾아 다시 고쳐 나가는 유연성 역시 필요합니다.
지난 번 연재했던 인플레이션이 지배하는 세계과 지금 연재중인 버블 붕괴 후의 디플레이션 세계는 서로 상반되는 세계입니다. 그리고 이후 연재할 SDR을 중심으로 한 경제의 재편 역시 또 다른 시나리오가 될 것입니다.
현대 우주론은 3가지의 미래를 제기합니다
마치 우주론에서 제시하는 우리 우주의 3가지 미래 가설과 같습니다.
우주가 점점 팽창을 더 빠르게 반복할 경우, 우주는 끝없이 커지기만 하다 모든 물질이 붕괴하고 에너지가 0에 가깝게 평탄화되는 빅 프리즈 가설Big Freeze, 우주가 일정 지점에서 빅뱅 이전의 특이점으로 수축하는 빅 크런치 가설Big Crunch,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인생 최대 삽질인 우주 상수를 통한 정적 우주 가설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금융 자본주의 시스템도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다 갈등으로 끝나거나, 디플레이션이 발생한 후 다시 역사가 반복되거나, 혹은 IMF와 같은 초국가적 단체가 개입하여 일정 수준으로 경제가 조절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 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시나리오가 알려주는 시그널과, 각각의 시나리오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스탠스를 미리 정해둘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적인 자산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생긴 버블 붕괴가 발생하고, 세게 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접어드는 경제의 빙하기가 도래할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먼저 주식 이야기를 해 봅시다. 흔히들 경기를 타지 않는 식음료 계열의 산업이나, 범 국가적 기업의 주식은 초우량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급락으로 인해 위험 인식이 급증하면 주가수익률이 산업 전반에 걸쳐 떨어질 것이고, 이는 주식시장의 대불황을 낳을 것입니다. 쉽게 전망이 가능하죠. 이렇게 되면 주주 배당금 역시 큰 재미를 못 줄 것입니다.
오히려 미국 국채가 더 강력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USD의 체제가 붕괴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요. 여기에는 GBP의 붕괴가 되었던 세계 2차대전의 실수를 미국이 저지르지 않는다는 큰 가정 속에서 움직여야 합니다...만, 미국은 현재 재미있는 지표를 많이 가지고 있죠.
Q. 세계에서 가장 화력투사를 강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군대는 무엇인가요?
A. 미 해군 항모전단Q. 그 다음으로 가장 화력투사를 강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군대는 무엇인가요?
A. 미 해군 잠수함 전단Q. 세계에서 가장 공군력이 센 군대는 어디인가요?
A. 미국 공군.Q. 그 다음으로 공군력이 센 군대는 어디인가요?
A. 미국 해군 항공단.
(......)
우주인이라도 쳐들어와서 미국의 군대를 없애지 않는 한, 미국은 쉽게 USD의 세뇨리지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니, 포기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미국 채권과 트리플 A등급의 미국 회사 채권은 굉장히 안정적입니다.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안전 자산'으로 든든히 자리잡을 이유가 충분하죠.
실제 대공황기 데이터를 보면, 국채와 회사채 수익률이 꽤나 좋았습니다. 다만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국가가 소비를 줄인다는 것은, 기간망Infrastructure 투자가 위축된다는 것입니다. 석유, 전기와 같은 투자는 절대 피해야 합니다. 대공황기 인프라 관련 주식들은 90% 가까운 하락을 보였습니다. 영화? 주류? 담배? 다 마찬가집니다.
가장 안전하고 가장 강력한 자산은 미국 달러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부동산은 어떨까요? 불패 신화를 이어갈까요? 인구 절벽과 버블 붕괴는 양쪽으로 더 큰 타격을 줄 것입니다. 쉽게 가격이 회복되지도 않을 것이며,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버블이 과도하게 비대해졌기 때문에 파국의 위험성은 주식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진 않을 것입니다.
대공황기의 데이터를 한번 더 인용하자면, 미국 부동산 가격은 1921~1929 사이 90% 상승한 뒤, 1939년까지 원위치 수준으로 폭락했으며 1960년이 올 때 까지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었습니다.
금이나 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근처에도 가면 안됩니다. 금 자체는 어떤 가치도 낳지 못합니다. 반짝거리는 것을 빼면요. 세계 경제가 금 본위제로 돌아갈 일도 없고,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금리가 제로에 가까워지거나 돈의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질 인플레이션 위기에야 금이 안전자산으로 각광받겠지만, 그 반대의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게 된다면 오히려 USD를 들고 있는 편이 훨씬 안전할 것입니다. 금, 은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엔화, 위안화, 유로 역시 모두 달러 앞에 무릎을 꿇을 것입니다. 유로는 그나마 조금 버틸 가능성이 있지만, 펀더멘탈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엔화나, 과도한 거품으로 붕괴를 심하게 겪을 위안화는 그야말로 경제적 얼음 덩어리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매우 커집니다.
그렇다면 암호화폐에서는 어떨까요? 이런 상황이 온다면, 애석하지만 통화로써의 암호화폐는 종언을 고할 것입니다. 금과 같은 이유에서에요. 1세대 암호화폐들은 대부분 긴 침체기를 겪을 것입니다.
다만 달러가 매우 강세를 보일 것이기에 , 달러와 페그되는 특정한 종류의 암호화폐 일부는 살아남을 것입니다. 금리가 다시 급등하면서 은행 예금이 증가하게 되고 은행의 대출 수익이 다시 커지게 되면 통화 스왑으로 사용될 암호화폐 일부 역시 살아남을 것입니다. 또한, 자체 어플리케이션 생태계를 구축한 3세대 암호화폐 역시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포트폴리오를 1세대 암호화폐 중심에서 3세대로 비중을 크게 옮긴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3세대 암호화폐는 성장 가능성이 크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암호화폐 자체가 낳을 수 있는 부가가치가 있기 때문에 급격한 USD의 강세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그 생태계가 쉽게 파괴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파울로 코엘료는 그의 저서 '연금술사'에서 '해 뜨기 전의 밤이, 가장 어둡다'고 말했습니다. 충분히 미리 안전자산을 확보해 두었다면, 그 때가 바로 우리에겐 투자의 기회이자 경제적 예속을 끊어낼 기회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 겨울이 지나고 부양을 위해 각국이 노력하여 인구추세가 다시 상승을 그리게 되면, 다시 모든 자산은 봄을 맞아 피어나는 꽃처럼 활짝 피어날 것입니다.
양적완화가 중단되고, 달러가 말라붙게 되면 자연히 달러는 강해질 것입니다. 달러 인덱스1973년을 기준으로, 유로, 엔 등 주요 통화와 비교한 달러의 평균가치가 110~120 이상을 그리게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 때까지 달러는 우리에게 매수의 대상이 될 것이지만, 그 이후 우리는 달러로 물건을 주워야 할 때가 올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대 바겐 세일이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금 가격이 온스당 400~500$까지 떨어질 것으로 (현재 1350$) 전망하기도 하며, 원유는 배럴당 20$ 이하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합니다. 금의 가치나 원유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살 수요가 사라질 것이며 달러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입니다. 침체기가 끝난 뒤, 금과 원유의 가격이 어떻게 될 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부동산 역시 쇼핑의 대상입니다. 과도하게 임대료가 올라 있는 기존 부동산 시장이 아니라, 아직까지 과도한 도시화가 진행되지 않은 신흥국들 - 특히 인도 등 - 에 집중할 필요가 있겠죠. 그렇지 않다면, 실버 세대를 위한 지역이 될 것입니다.
런던 등 거대 도시의 부동산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서울 역시 큰 부동산 가격 변동을 겪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다만, 동대문쪽 구시가지의 거품이 꺼지는 것을 노려 매집 후 재개발 바람에 편승한다면 역시 큰 자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닷컴 버블? 그게 뭐죠? 먹는건가요?
암호화폐는 어떨까요? 1, 2세대 암호화폐의 생존에 대해서 아직까지 장담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단 하나 뿐입니다. 바로 아마존과 구글입니다.
아마존과 구글의 공통점이 자체적 생태계 구축이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 필연적으로 불러오는 것이 정보의 초집중화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단단한 프레임워크의 공급원 역할을 할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는 우리를 부의 길로 이끌어 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인플레이션 시대의 투자법은 자산과 안정성입니다. 하지만 디플레이션 시대의 투자법은 달러와 공격성입니다. 축구를 할 때 상대편이 세게 나올때나 우리가 우세할 때에는 잔디와 진한 애정을 나누며 침대축구를 즐기(?)지만, 상대편이 위축되었거나 우리가 득점해야 할 때에는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서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투자의 대원칙 자체는 과거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동일합니다.
- 카드 한 장에 모든 것을 걸지마라. 다양한 종목에 투자해야 실패해도 타격이 적다.
- 더 많은 수익을 올리려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유동성을 포기해야 한다. 그 비결은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다.
- 투자에 신경 쓸 시간이 적은 사람은, 유동성이 높고 리스크가 적은 상품에 투자하라. 진득하게 기다릴 여유가 있는 사람만 리스크가 높은 종목에 투자하라.
- 과거의 시장 상황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과거는 미래를 완벽하게 알려주지는 않는다.
- 최악의 투자 상담가는 두려움, 탐욕, 질투, 시기, 성급함, 이웃이다. 이들을 멀리하고 이성에 귀를 기울여라.
디플레이션 시장이 전망된다면, 전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덧댈 것입니다.
투자하라, 투자하라, 매물이 사라질 때까지 투자하라. 시장 침체가 극에 도달했을 때 바로 그때 다시 투자하라.
(조지 S 패튼 장군의 발언을 인용, 수정하였습니다. 원문은 "공격하라, 공격하라, 피로가 극심할 때까지 공격하라. 피로가 극에 도달해서 쓰러졌을 때 바로 그때 다시 공격하라."입니다.)
아마 열흘에서 길어야 한달 내에 다시금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입니다. 그리고 원화 프리미엄이 점진적으로 정리되는 분위기가 나타나면 외국 거래 역시 자연스레 풀릴 것이며, 암호화폐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띄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항상 가격의 증가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좁은 시장이 아니라 더 큰 시장에서 더 자본이 큰 상대들과 싸워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항상 시장 상황에 눈여겨 보시고, 차트만이 아닌 큰 뉴스 역시 지켜보시며, 암호화폐 뿐만이 아닌 금융 자본주의 전체를 보는 눈을 크게 뜨고 있으시길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고민과, 행동과, 결정의 사이에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 나아가 여러분의 그 모든 결과가 경제적 자유라는 달콤한 과실이 되어 돌아오기를 마음속 깊이 기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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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과 부, 그리고 붕괴] 결언) 그리고, 밤이 오면(When The Night Co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