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노무라 리포트] 13. 한국, 한국인, 한국 경제 -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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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이원복 교수가 낸 동명의 책을 따 온 것입니다. 내용이야 '재벌예찬'과 '신유교 윤리'라는 상당히 괴기스러운 결론에 끼워맞췄지만, 우리나라의 경제와 앞으로의 길을 보여주는 데에 이 제목 이상가는게 떠오르질 않네요.

오늘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개헌안 계획이 발표되었습니다. 내용인 즉슨 수도 개념의 구체적 명문화와 지방분권의 실질적 보장, 나아가 토지 공개념의 강화와 명시를 통한 경제 민주화를 담고 있습니다.

제가 요즘 노무라 리포트를 연재중인걸 어떻게 알고 트럼프와 아베, 김정은 심지어 부동산 관련 개헌까지 이렇게 시의적절하게 기사를 뽑아 주시는지 뭐가 개꿀잼몰카를 찍고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만, 그분의 영장 실질심사가 취소되면서 아 역시 세상은 원하는대로만 돌아가는건 절대 아니구나 하고 제 정신을 도로 찾았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김종인씨가 주창하던 '경제 민주화'라는 개념 자체는 원래 헌법 119조 2항에 어느 정도 명문화가 되어 있었습니다. 내용인 즉슨 다음과 같습니다.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즉,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난한 사람이건 부유한 사람이건 동일한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가 생산하는 파이를 적당한 범위 내에서 분배하고 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공정한 기회'에만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경제 주체간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통수를 수십번 맞고 해탈한건지 흑화를 한건지... 이 분 요즘 행보는 그야말로 '안습'이죠.

요즘 스팀잇 생태계 안에서 나오는 여러 문제, 구체적으로는 들과 어뷰저들, 그리고 에 대해서 말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저는 이 문제에 대한 명쾌한 답을 이번 정부가 개헌안이라는 형태로 이미 내어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멀리서 굿 럭을 찾을 필요도 없고 대붕을 찾을 필요도 없이 뉴스만 보면 답이 나오는거죠.

스팀잇 경제의 가장 큰 축은 'Vote'와 거기서 나오는 저자 보상, 그리고 큐레이션 보상입니다. 반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축은 좋든 싫든 부동산 가격이었죠. 특히나 가부장주의가 이상하게 왜곡되어서 '남자의 혼수는 집'이라는 말이 나오고, 차의 가격이나 집 평수로 사람을 평가하게 되면서 부동산, 특히 주택 시장은 아파트 가격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스팀과 스팀 달러의 가격만 바라보는 우리랑 비슷하네요.

찍히는 보팅 금액에서 잠시 눈을 돌려봅시다. 그 눈을 부동산 시장으로 옮겨봅시다. 과거 참여정부와 현 문재인 정부까지 지속적으로 가계부채 및 주택 투기 대책을 발표하고, 지속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런데도 왜 최근까지, 정확히는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한국의 주택 가격은 세계 경기와는 무관하게 오르기만 해 왔던 것일까요? 주식이나 펀드가 상용화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물자산, 특히 주택, 에 대한 투자 열기가 어마어마하게 높은 것일까요?


이 아파트에 사람을 다 꾸겨넣으면 그것만 해도 어마어마할것 같은데 말이죠...

부동산 시장은 사실 썩 매력적인 투자(기) 시장은 아닙니다. 자산가치에 따른 담보가치가 있고, 변동성이 적은데다 투자금액이 커서 시장 진입장벽이 높고, 유동성은 심각하게 떨어지며, 원하는 때에 매각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런데도 부동산 투기 흐름이 이어지는데는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한 불 런(Bull Run)황소가 뿔로 들이받으려 할때 고개를 확 치켜들죠. 이 때 차트 모습이 떡상급등 차트와 비슷하다 하여 불 런, 혹은 불 마켓이라고 부릅니다.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저금리 등으로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줄었다는 점, 두 민자당계 정부의 규제 완화등이 그 이유로 꼽힙니다.

결국 지금까지 부동산 가격은 올라 왔으니 빚을 내서라도 투기를 하겠다는 것으로 요약가능합니다. 사실 투기라는 것은 '미래의 리스크를 짊어지는 댓가로 돈을 받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에 투기 자금이 집중되어 경기 과열이 일어나는 것은 상술한 이유에서 경제에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이 바로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실제 거주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서인지, 최근 부동산에 대한 투기 패턴은 매각을 통한 시세차익 창출에서 임대수익 창출로 변하고 있습니다. 고령화에 따라 안정적인 수입을 원하는 중장년층의 수요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연금과 같은 개념이죠. 실제 한국 가계의 자산 구성도를 살표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부동산 자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계 자산의 70%가량이 실물자산 - 부동산 - 으로, 실물자산가치가 변동하면 대부분 채무로 구성된 가계 자산의 붕괴 리스크가 연동되는 구조입니다. 한국 경제 최고의 뇌관이라 불리는 1,400조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이라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은행 자료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노무라 리포트에서는 정부는 주택 및 부동산에 대한 투기 규제 및 전반적 거래 제도의 강화도 좋지만, 투자를 할 수 있는 건전한 대체 상품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전거래를 통한 부동산 가격 뻥튀기라던가 부동산 가격 담합에 대해서는 엄격한 규제와 처벌이 가해져야겠죠.

요는 투자와 투기라는 자금으로 인해 왜곡되어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 투기 자금이라는 거품을 걷어내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시켜서 실 수요자들에게 돌려주는 한편, 투기 자금에게는 새로운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에는 지금까지 장기적으로 안정적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이 없습니다.

주식 시장이나 펀드 시장의 고위험 고수익, 채권의 저위험 저수익 사이에 위치할 중위험 중수익의 금융상품이 생긴다면, 자연스럽게 부동산이라는 투기 자금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갔던 자금들이 도로 튀어나올 것으로 전망하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 생각합니다. 2017년 말부터 부동산을 금융상품으로 수용하고 있는 다양한 P2P펀드나 사모펀드가 출범하고 있지만, 사모펀드의 폐쇄성이나 P2P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활성화되지는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리츠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상품이나 펀드 역시 대안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여전히 투명성의 문제와 배당의 문제가 생깁니다.


안정 배당, 중위험 중수익... 어 이거 완전...?

타자는 공모 상장 리츠 상품이나 부동산 펀드도 결국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을 가져오는 파생상품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기에, 본질적인 부동산 거품 해소에 기여하는 분량은 상당히 적지 않을까 하고 전망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 들어갑니다만, 타자는 그 방향성을 POW나 POS에서 보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채굴 시스템에 투자하여 안정적으로 배당을 받아 먹을 수도 있고, 마스터노드와 같은 지분 증명 암호화폐들의 노드 구축을 통해 이자(Stake) 수익을 받아먹는거죠.

당장 개인이 Dash 마스터노드 1구좌를 만들기는 힘들지만, 향후 SMT와 같은 방법으로 투명하게 자금을 출자하여 모으면 Dash 마스터노드를 몇개라도 발급할 수 있는 셈입니다. 지분으로 인해 나온 신규 Dash는 SMT 소유자들에게 지분만큼 공급되는 형식이 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사실 현 직장에 블락체인, 거기선 EOS를 언급했습니다만, 을 사용한 스마트 콘트랙트 기반의 투자상품 오픈마켓에 대한 기안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부동산이라는 획일화된 투자를 벗어나고, 암호화폐 구입이라는 복잡한 절차를 벗어나서 상대적으로 간단한 방법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죠. 암호화폐 시장이 갖는 고변동성이 본질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투자를 유치하는 기관들이나 개인들은 포트폴리오를 완벽하게 공개하고 암호화폐 이외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뭐 그런 생각을 해 봤었습니다.


사기를 피해갈 수 있는 투명한 거래내역이 공개되어야 하겠죠.

그래서 타자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이 안정적으로 제도에 흡수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주식과 채권, 그리고 선물 등의 파생상품과 더불어 부동산과 희소금속(금, 은)이라는 실물자산, 그리고 디지털 자산들을 통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포트폴리오 구성과 편리한 오픈마켓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자산 증식의, 경제적 자유를 찾는 길을 제공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 봅니다.

물론 그런 장밋빛 상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선행조건이 필요할 것입니다. 당장 BTC는 주류 시장의 도전을 이겨내고 완벽하게 주류에 탑승해야 할 것이며, ETH와 같은 스마트 콘트랙트 기반의 2세대 암호화폐는 도전자를 떨쳐내면서 Dapp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지상과제일 것입니다. EOS, ADA와 같은 메인넷이 미개발 상태의 플랫폼 코인들은 메인넷을 기동하여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Steem은 안정된 커뮤니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고요.

저는 #MeToo 운동을 지지합니다. 용기 있는 다양한 목소리는 - 무고나 허위가 아니라면 - 존중받고 보호되어야 합니다. 같은 의미로 이렇게 #kr 커뮤니티 내에서 커뮤니티에 운영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토론이 이어지는 것 역시 지지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타자는 헤겔의 변증법처럼, 스팀잇 커뮤니티가 정과 반을 거쳐 합의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그 길을 걷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해 기도하고 싶습니다. 항상 모니터 뒤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먼저 기억해주시고, 차분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해 주시길 바라며, 무엇보다 '이기심의 극은 이타심을 낳는다'라는 말을 꼭 명심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 우리 모두에게 오늘 하루도, 내일 하루도,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뱀발. 간만에 30일 등킨드나쓰 올리고 갑니다. @granturismo님께서 글을 더 자주 써 주셨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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