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 안녕?
즐거운 주말을 보내라고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벌써 금토는 다 지나가고 일요일이네. ㅜㅜ 출근하는 형 누나들은 월요병 때문에 일요일에는 쉬느라고 노는 걸 꺼린다고 하던데.... 지나간 금요일과 토요일에 잘 놀았기를 바래 줄 수도 없고 참..타이밍이... ㅋㅋㅋ 인생은 타이밍인데 말이지.
타이밍 하니까 또 대학교때 어떤 일이 생각이 나는구만. 그 일이 있은 다음에 내가 두 가지를 다짐했어. 살아가면서 이 두가지는 꼭 지키리라.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하리라 다짐에 다짐에 다짐을 했지. 무슨 다짐이냐구? 하나는 '타이밍을 잘 맞추리라' 이거 였고.. ㅋㅋ 연애 얘기니깐. 두번째는 다른 사람의 말을 나의 기준에서 절대로 판단하고 믿지 않으리라였어. 어느정도는 절대적이고 표준에 가까운 기준들이 있기때문에 연애나 사랑에서도 그런 기준이 있겠다 싶었었지만. 이 일로 인해서 꼭 확인하고 질문하고 넘어가는 버릇이 생겼지.
때는 바햐흐로(이거 어떻게 쓰는게 표준어지? ) 바야흐로 이거구만. 아 이런거 모를 때 마다 무식을 통감해. 그래도 요즘은 바로 바로 확인하니까 앞으로는 더 똑똑해 지겠지? ㅋㅋ
때는 바야흐로 대학교 1학년. 뭐랄까 중 고등학교때의 해야하는 짐들을 모두 벗어 버린 느낌이랄까? 성적표만 가져다 주면 아무도 뭐라고 안하는 것이 너무 좋았던 때였어. 이 즈음에 셋 넷에서 한 여서 일곱 여덟명씩 몰려 다녔는데 그때 우리가 그걸 뭐라고 불렀었는데 그걸 까먹었어. 패밀리 개념의 단어였는데 말이지.('서브'였었나?)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니 넘어가고. 우리 패밀리는 남자가 세 네명에 여자가 한 일곱명정도 됐던거 같아. 여자 비율이 높았던 것은 학교 특성상(저번에도 말했던 거 같은데 여대가 남녀 공학이 된지가 얼마 안되놔서) 어딜가도 여자가 많았으니 패쓰.
그 뭉탱이 안에서 어떤 여자 애가 있었는데 우리 학부에서 인기가 참 많은 얘였. 아니다 우리 학부 퀸이었으니까 다른 학부에서도 인기가 많았겠구나. 여튼 그 친구를 A라고 부를께 그 A라는 친구랑 몰려 다니다 보니까 많이 친해졌어. 다른 패밀리 친구들이랑도 물론이고.
그날이 수업이 늦게 있는 날이어서 집에 서 쳐잠쳐잠하고 있었는데 삐삐가 울리는거야(아 이 삐삐라는 단어는 뭔가 쓸때 마다 추억돋네. 그땐 있었고 지금은 없는.... 것이라서 더 그런 것 같아. ㅋㅋㅋ)
음성 메세지였어. 그래서 들어 보니 그 A라는 애 였는데 내용은 이러했지.
내가 애들을 놀리려고 우리 패밀리 애들한테 거짓말을 해놨다. 누가 누굴 좋아 한데, 누가 누구랑 몰래 사귄데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온 말인데 너랑 나랑 사귄다고 애들한테 이야기를 했다. 그러니 니가 이 장난에 동참하려면 학교에 와서 사귀는 척을 하면 되는 것이고 이 장난에 끼기 싫으면 아니라고 말하면 된다. 뭐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아. 진짜로 딱 2년만 뒤에 일어난 일이었다면 2년뒤에 난 이게 무슨 말인지 무슨 의도를 갖고있는 이야긴지 단박에 알아 챘을텐데 ㅠㅠ 이때에 나는 정말 아~~~~ 무 것도 몰랐거든.... -_-;;
그래서 듣자 마자 싱겁기는 뭔 이런 장난을 하나.. 이런 장난을 치면 재밌나?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학교에가서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난 진지충이 되어 버렸어. 진지충은 본인이 진지하다는 걸 몰라 ㅠㅠ 그래서 슬픈거지. 심지어 A 재는 왜 이런 장난을 쳤나 몰라.라는 대사를 날렸던 건 확실히 기억해.... 미쳤었던거지.... ㅋㅋㅋㅋㅋ
여튼 그렇게 그때는 몰랐었던 A의 마음을 모른채로 시간이 좀 흘러갔어. 우리끼리 엠티도 댕기고 놀러도 가고 바다도 보러 가고 시험 끝나면 누구네 집에가서 홈파티도 하고 그러면서 더 친해졌지. 확실히 놀러가서 밤새 이야기 하거나 어쩌다 둘만 이야기 하는 시간도 좀 생기고 하니까 '아 얘랑 나랑 뭔가 느낌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얘를 좋아하나?' 뭐 이런 저런 생각들이 스물스물 올라 오더라고. 똑같은데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는데 괜히 웃으면 좋고. 예뻐보이고... 뭐 ..알잖아 형들도......뭐 그렇게 될랑 말랑 하던 참이었던 것 같아.
근데 그때 문제의 C라는 친구가 나타나. 이 친구는 우리 패밀리는 아니었는데 다른 곳에서 친해진 같은 학부 친구였어. 그 때 내가 동아리만 한 다섯개하고 학회만 한 여섯개를 하던때니까. 워낙 사람들이랑 많이 알고 지냈었거든. 그래서 친한 사람도 많았었지. 그중에 나름 친하다고 하던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어느 날 되게 심각하게 얘기를 하는거야. 자기가 처음엔 안 그랬는데 지금 사랑에 빠졌다는거야. '뭐? 사랑?' 너무 놀래서 첫마디가 저거였던거 같아.
사랑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내 기준에서는 뭔가 인생에 있어서 한번 만날까 말까하는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한번 만나는 것 만으로도 그 인생이 성공이었다고 돌아 볼 수 있는 뭐 그런 완전 대박 중요한 어쩌다 행운인 그런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였거든. 근데 그 친구 입에서 '사랑'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오자 마자 '뭐지?' 싶었던 거 같아. 이 놈이 진짜로 A를 얼마나 좋아하면 '사랑'이라는 성스러운(?) 단어를 써가면서 까지 나에게 자기의 마음을 설명하고 싶은거구나 하고 좋게 좋게 받아 들였었어.
근데 문제는 이거야. 저 말을 들은 때가 내가 A를 좋아 할랑말랑 할 때라는 거지. 근데 C는 A를 미친듯이 사랑한데. 그럼 나는 우정을 선택하느냐 사랑을 선택하느냐 하는 갈림길에 놓이게 된거지. 이때 비쥐엠이 흘러나와야 되는데 그때 한창 노래방에만 가면 누구든 불렀던 피오키오가 부릅니다. '사랑과 우정사이'
집에 들어와서 고민에 고민을 했어. C에게 '나도 A가 좋아서 뭐 어떻게 도와 줄수가 없으니 각자가 A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페어 플레이를 해보자고 할까?' 아니면 '내가 A가 좋아하려고 하는 것 같아'는 뭔가 확실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니 그 사실은 숨기고 둘이 다리 놔주기는 어렵다고 할까? 아니면 'A가 그런거 싫어해서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 할까?'
아 진짜 한 이백 서른 두가지 정도는 할 말을 생각했던 것 같아. 근데 거짓말 하는 것도 싫고 그렇다고 A를 가운데 두고 친한 친구 둘이서 경쟁하는 것도 싫고 그리고 좋아 할랑 말랑 내 감정을 나도 확신이 없는데 C에게 얘기 하기도 그렇기도 했고, 괜히 C이놈 때문에 경쟁의식에서 내가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정말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나름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결론을 내렸어.
생각해 보면 나는 A를 좋아 할랑 말랑 한 단계라서 아직 자신있게 좋아한다고 말하기가 어려운데 반해서 저 C라는 친구는 '사랑'까지 운운하면서 A를 좋아한다니 나보다는 훨씬 더 많이 좋아 하는게 확실하다. 그러니까 내가 양보를 해서 C를 도와주는 것이 맞다. 연애에 맞고 틀린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니. ㅠㅠ 참 오래전 일이지만 왜 저랬는가 몰라. 저게 맞다고 생각했다니. ㅋㅋㅋㅋㅋㅋ
여튼 그래서 둘을 도와 주기로 했어. A가 좋아하는 것들도 알려주고 둘이 마주칠수 있게 C보고 나타나라고 그러고 둘이 나 없이도 밥먹을 정도까지 친해지게 만들어 줬지. 뭔가 마음 한구석에서는 아팠어. 그리고 그 타이밍이라는 것을 좀 원망했던 것 같아. C가 한 일 이주만 늦게 사랑에 빠지고 혹은 일 이주만 나에게 말하는 것을 늦게 말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제막 좋아 할랑 말랑한 상황이었는데 말이지. ㅋㅋ
뭐 둘이 어떻게 진행 되었고 C가 어떻게 자기 마음을 전했는지는 내가 없을때 일어난 일이라서 잘 몰라. 근데 결과는 잘 안 됐어. 뭔가 기억하기로 C가 고백을 한다고 날을 잡아서 꽃다발을 사서 뭐 어떻게 고백을 했는데 싫다고 우리는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A가 대답을해서 술을 진탕 먹고 있는 C를 위로해 주러 갔던 것 같아. 뭔가 이야기가 끝을 향해 달려 가는 것 같지? 근데 이제 시작이다. 형들.... ㅋㅋㅋㅋㅋ
대학생때는 말이지. 평판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집단에서 나의 이미지가 어떠하냐? 이런걸 중요하게 생각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 저렇게 A가 C의 고백을 거절하고나서 A와 나에게 큰 시련이 닥치게 되지. 그게 뭐냐면 이제 C가 사라졌잖아 그러니까. A랑 좋아 할랑 말랑 했던 마음을 다시 발전 시켜 보려고 하는데 말이지 갑자기 큰일이 난거야. 난관에 봉착해 버린거지. 내가 C를 도와줬다는 사실때문에 내가 A랑 연애를 하게 되면 내가 C를 도와 줬던 진심은(심지어 내가 좋아 할랑 말랑한것도 참고 지를 도와줬는데 ㅜㅜ) 사라져 버리고 친구가 좋아했던 A와 눈이 맞은 나쁜 친구가 되어버리는 거야. 말이 안된다고? 이때는 그랬어. 뭔가 친구가 배반 배신 이런거 하면 소문이 쫙나서 저놈은 나쁜 쉑히 이렇게 되어버리고 뭘 하든 색안경을 끼고 보고 그랬던 시절이라고.. ㅜ.ㅜ
어느 날 우리 패밀리 애들이 술을 한잔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인데 A가 나보고 좀 바래다 달라고 하더라고 원래 술을 먹고는 남자가 몇 없는 터라 남자애들이 여자애들 집에 잘 모셔다 드리는 착한 패밀리였거든. 그래서 뭐 이상하거나 어색한 분위기는 전혀 없었어. 원래 다들 그렇게 바래다 주고했으니까. 근데 이 날은 '바래다 줄래?' 라는 이야길 듣자마자 뭔가 있다 싶더라고. 촉이 말이지.
아니나 다를가. A네 집에 거의 다 와가는데(이미 몇번 바래다 줘서 애들 집은 대부분 알고있음.) 놀이터에서 잠깐 있다 들어가겠다는거야. 그래서 그러자 얘기나 좀 더하지 뭐 하고 그네를 둘이 탔어. 근데 A가 그러더라고. '우리는 이제 학교에서는 못 사귀겠지?' 난데없이 마음의 중심을 후벼파는 돌직구가 준비도 안되있는 내 귀로 날아 들더라고.
나는 왠만하면 일어날수 있는 상황들을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거든. 그렇게 해놓으면 이야기던 행동이던 예상이 가능해 지니까 정말 왠만하면 놀래질 않아. 이미 생각해 본 것들이니까. 그냥 바로바로 대답할수 있는 이유도 이미 해놓았떤 생각들이니까 이야기 할수 있는 거거든. 근데 이번 경우에는 생각을 해보긴 했는데 그 결과가 내가 맘에 안드는 거지. 그래서 다른 방법을 막 찾고 있던 중이었는데 그런 질문이 날라오니까 아무 말도 할수가 없더라고. 아마 학교에선 사귀기 힘들거야. 라고 동의 하기가 싫었던거겠지. 근데 딱히 방법은 없는거야. 그래서 아무말도 안하고 땅만 보고 있었어. A도 알았는지 한참을 아무말 없이 있다가 '집에 들어 가야 겠다' 그러더라고.
막 그네에서 A가 내려서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까 지금이 내가 A와 연애를 할 수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순간적으로 알수 있었어 근데 난 A를 잡지를 못했어. 아무말도 못했고. 지금 생각하면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의 시선을 이겨낼 용기가 저 때는 나한테 없었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해봐도 참 못났었다 싶어. 그때에 난..
집에 들어가는 A가 바래다 줘서 고마웠다고 들어가려다가 나한테 부탁이 하나있다고 들어 달라고 하더라고. 안그래도 A를 잡지못하고 그깟 나쁜 쉑히가 되지 않기 위해서 연애하자고 말도 못하는 못난 내가 마음에 무지하게 안들어서 기분이 아주 뭣같은 때였는데 부탁을 들어 달라니까 응? 뭐? 이러면서 현실로 돌아왔어. ㅋㅋㅋ
한번만 안아 달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뭐라고 해야하지를 고민하면서 어버버하고있는데 A가 안기더라고 그래서 꼭 안았어. 이때는 스킨쉽이 어색한 때라서 너무 꼭 안는거 아닌가? 너무 헐거운가? 뭐 이런 이상한 생각을 머리속에서 막 하고있는데 A가 울더라. 우는 걸 보니까. 그 복잡했던 머리속이 차분해 지더라고. 그러면서 A의 마음도 나처럼 본인의 용기 없음을 안타가워 하고있구나. 우리 둘은 서로 좋아 하긴 하는데. 그 좋아하는 마음을 마음껏 표현 하지 못하고 피지 못한 꽃처럼 오늘 이 순간이 없었던 일처럼 사라지겠구나 하는 걸 알겠더라고. 그래서 토닥토닥해줬어. A를 위한 위로이기도 했지만 내가 나에게 해주는 토닥임이기도 했던 것 같아. 너무 아파하지 말라고 내가 못나서 그런 거니 너는 그런 생각 말라고. 말을 해주고 싶었는데 이런말은 못했던 것 같아. ㅋㅋㅋ 마음 속으로만 되내이면서 A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
다음 날 아무렇지 않게 학교에서 인사를 하는 A를 보면서 여자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어. 정말 연기력이 어마무시하게 뛰어나더라고. 아 이게 중요한게 아니지. 근데 형들. 더 대박은 뭔지 알아? 나랑 A랑 연애 못하게 상황을 아주 X같이 만들어 버린 C가 있잖아.(생각해 보면 C의 잘못은 아닌데 ㅋㅋㅋ) 그 친구가 말이지 두 달 후에 또 사랑 하는 사람이 생겼더라고. 미ㅓㄹㅇ;ㅣ멀ㅇ;ㅏㅣㅁ어리멍리멀이멍ㄹㄴㄹ얼엄;ㅣㅓㄹ이멀
말이 돼? 뭔 사랑을 저리 쉽게 시작해? 내가 군대 가기 전까지 C는 사랑만 한 예닐곱번은 시작했나봐. 저런 놈때문에 내가 A를 놓쳤다는 게 나중에는 너무 분하더라고. ㅋㅋㅋㅋ
아 타이밍이라는 단어에서 이렇게 말이 길어지다니 이거 다 읽으려면 정말 힘들 겠다 싶네.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긴 줄 모르고 쭉 읽히면 좋으련만. 뭔가 C의 반전을 재밌게 이야기 해줄라고했는데 막상 그 부분이 되니까. 그 때의 그 분함이 다시 떠올라서 ㅋㅋㅋㅋㅋㅋ 나 다시 분노했어. 아직도 C는 두달에 한번씩 사랑을 시작한다고 한다. 아 이건 아니지. A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으려나? ^^
오늘은 말이 진짜 너무 길었다. 요기까지 할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밥들 잘 챙겨 묵어..
나는 이만 간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