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눈이 많이 왔다지요?
그래도 겨울이 이 정도는 되어야 :D
신비롭고 고즈넉한 램프여관에 이어
겨울 정취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일본 아오모리의
겨울의 핫코다산은
거대한 스노우몬스터로 유명하지요.
숙소 앞 아오모리역에서 핫코다 산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사방이 눈에 덮여있어요.
이런 하얀 숲길을 한 시간쯤 갑니다.
일본의 버스는 워낙 조심조심 가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창 밖의 경치를 감상합니다.
이 깊숙한 곳까지 스키를 타러온 수많은 외국인들.
핫코다산은 스키와 스노우보드 명소라고 하네요.
겨울만 되면 세계 곳곳에서 겨울스포츠를 즐기러 온다고 합니다.
이 곳에 스키장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요,
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로프웨이를 타고 정상에 오른 뒤 스키를 타고 하산하는 거지요.
케이블카가 엄청 커서 수십명이 들어갑니다.
장비를 갖춘 외국인들은 모든게 익숙해 보이네요.
케이블카 창밖으로 본 풍경이예요.
사방이 하얘 앞이 침침한가 싶어 눈을 꿈뻑이고 비벼도 봅니다.
이색적이고 이국적인 풍경에 빨려 들어갑니다.
오르면 오를 수록 나무들이 변신을 하고 있어요.
이 정도면 아오모리(青森, 푸른숲)가 아니라
시오모리(白森, 하얀숲)라고 불러도 되겠습니다.
물론 봄에는 푸른 숲이 장관이지요.
핫코다산은 사계절 내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해요.
가을 단풍구경을 하러 오는 관광객들도 많답니다.
(출처:http://www.tohokuandtokyo.org/spot_9/)
이렇게 푸르고 울긋불긋했다는 게 믿겨지시나요?
사방이 꽁꽁 얼어 붙었는데도
태연히 로프웨이를 운행하고 있다니.
다른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스키를 타러갑니다.
한두 시간 전만해도
바닷가옆 시내 숙소에서 뒹굴고 있었는데
스키/보드 타는 이들을 위해
왼쪽은 숲 코스, 오른쪽은 직진코스라고 안내하고 있네요.
모든 게 눈에 덮여있습니다.
제 머리카락도 어느새 백발이 되었고
숨 쉴 때마다 콧구멍이 얼어 붙는 것 같아요.
하늘 땅 구분이 없는
숙련된 몸놀림으로 서둘러 장비를 갖추더니
벌써 저만큼 사라졌어요.
멀리 간 것도 아닌데 얼어붙은 안개 사이로 잘 보이지 않네요.
그 뒤를 따라가고 있는 듯한
이게 바로 겨울 핫코다산의 명물,
숲의 나무들 위로 눈이 쌓이고 해빙과 동결을 반복하며
이렇게 기이하고 장엄한 경관을 만들어 낸답니다.
그런데 제가 기대했던 풍경과는 조금 다르네요.
(출처:https://www.en-aomori.com/scenery-007.html)
이런 모습을 기대하고 왔는데!
파랗고 청명한 하늘아래의 절경을 볼 줄 알았는데
하늘이고 땅이고 세상 천지가 온통 하얘서
분명이 두눈 똑바로 뜨고 있는데
발을 헛디뎌 넘어지고 구르고 눈 속에 빠지고
어처구니가 없고 하릴없어 웃음이 터집니다.
그걸 촬영하고 있네요..
저 분들도 방향감각 잃고 눈 속에 빠지고 난리^^;
사진 속에도 발 푹 빠진 거 보이시죠 ㅎㅎ
이렇게 시야가 좁고 길은 보이지도 않는데
케이블카를 타는 산장과 멀어지고 혼자 남겨지면 큰일이니
일행과 꼭 붙어다녔습니다.
해가 살짝 나니 드디어 육안으로 스노우몬스터가 보입니다.
날이 흐려 아쉬운 것도 잊고 신이나서 눈밭에서 구르다가
놓칠 세라 사진을 찍습니다.
정말 몬스터같네요.
이렇게 추운 겨울 내내
꽁꽁 언 무거운 눈을 덮어쓰고도 살아서
봄이 되면 또 다시 파릇파릇한 이파리를 피운다는게
참 대단합니다.
산장이 보이네요 ㅠㅠ
저도 살아서 돌아갑니다.
핫코다산은 고드름도 차원이 다르군요.
산장 1층의 절반은 눈으로 덮여있네요.
케이블카를 기다리며 찍은 산장내부입니다.
창문 밖으로 눈 쌓인거 보이시나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니
산 아래에서 본 하늘은 파랗군요!
한바탕 눈소동을 벌였더니
돌아가는 버스에서 내내 꿀잠을 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