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그녀를 만났다.
배경은 어느 사무실이었던 것 같다.나는 우연히 그 사무실에 방문했고 그녀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시선이 자꾸 그쪽으로만 향했다. 그녀는 뭔가를 떨어트렸는지 책상 아래로 들어가는 듯했다. 왠지 덜렁거리는 그녀라면 고개를 들다가 머리를 콩 하고 박을 것 같았다. 아니나다를까, 예상대로 머리를 박고 아파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찡그렸다. 내가 다 아팠다.
애써 볼일을 마무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커피 한 잔을 들고 멍하니 지하철역 앞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얼마뒤 그녀도 밖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선 저 멀리 떨어진 벤치에 앉았다. 그녀는 나를 보지는 못한 듯 했다. 내가 먼저 다가가 은근슬쩍 옆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흠칫 놀란 듯 했지만 표정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어색한 대화가 오고갔다.
"잘 지냈느냐"
"그간 어떻게 지냈느냐"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만나는 사람은 있느냐"
순간, 아차싶었지만 이미 뱉은 말은 돌이킬 수 없었다. 그녀는 새로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이제와서는 아무 의미도 없지만 왠지 씁쓸해졌다. 누구를 만난다고 얘기를 한 것 같지만 왠지 그 부분만 기억이 흐릿하다.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그 뒤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도 흐릿하다.
그렇게 잠에서 깼다.
오늘 저녁으로 동생이 보쌈을 사왔다. 그녀와 자주 먹었던 브랜드의 보쌈이었다. 그녀는 이 브랜드의 보쌈이 떡쌈을 줘서 좋다고 했었다. 그래서 난 그녀에게 떡쌈을 모두 양보했었다. 그녀와 헤어진 후 사소한 일상에서 갑자기 그녀가 찾아온다. 자주 듣던 음악, 자주 먹던 음식, 자주 가던 카페 등 그녀와의 흔적이 남은 모든 것에서. 오늘은 떡쌈을 양보할 필요가 없었다.
문득 그 사실이 슬펐다.